새빨간 니트, 크리스마스 파티가 아니어도 입을 수 있습니다
몇 년 사이 빨간색과 부쩍 가까워졌습니다. 2023년에는 스트로베리 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지난해 가을에는 진홍색 가방이 유행했죠. 올여름에는 많은 셀럽이 빨간색을 포인트 컬러 삼아 멋스러운 룩을 완성했고요.
이제 빨간 니트 차례입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빨간 니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강한 아이템이었는데요. 시선을 집중시키는 빨간색 본연의 화려함 때문이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해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빨강이야말로 지금 가장 패셔너블한 색이니까요.
최근 런웨이에 등장한 빨간 니트부터 살펴볼까요? 밀라노에서 질 샌더 데뷔 컬렉션을 선보인 시모네 벨로티는 ‘니트 레이어링’을 제안했습니다. 네크라인과 길이, 색이 서로 다른 니트 두 장을 겹쳐 입으며 간결하지만 심심하게 느껴질 틈 없는 룩을 완성했죠. 질 샌더 룩에서 영감을 받아 타이트한 핏의 빨간 터틀넥 위에 벙벙한 니트를 걸쳐보세요. 컬러 매치에만 신경 쓰면 포근함과 멋을 모두 챙길 수 있습니다.
마이클 라이더의 셀린느 데뷔 컬렉션에서도 비슷한 룩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네크라인이 깊이 파인 빨간 니트와 얇은 터틀넥 조합은 내년 봄 스타일링의 주된 영감이 되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파리지엔 스타일이 연상되는 더블 브레스트 코트 위에 무심하게 새빨간 니트를 두른 룩도 인상적이었고요.
빨간 니트의 활약은 거리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검정 치마나 바지와 매치하며 고혹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거죠. 복슬복슬한 질감이 돋보이는 오렌지색 치마를 활용한 룩 역시 돋보이는군요.
청바지와의 궁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생지부터 흑청, 연청까지 데님이라면 뭐든 함께 매치할 수 있죠. 다소 평범해 보이는 레더 재킷과 검정 패딩이지만, 새빨간 니트를 이너로 착용하니 포인트가 살아 있는 룩이 완성되는 걸 확인할 수 있죠?
날씨가 춥다고 칙칙한 하의만 고집해야 하는 건 아니죠. ‘전복의 멋’이 느껴지는 화이트 데님도 빨간 니트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아이템인데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청바지 위에 니트를 입은 뒤 멋스러운 시어링 재킷을 걸쳐주면 끝입니다.
이너뿐 아니라 허리에 질끈 묶거나 셀린느가 제안한 대로 어깨 위에 두르며 액세서리처럼 활용할 때도 빛을 발하는 빨간 니트. 무채색 일변도의 겨울 스타일링이 지겹던 참이라면, 새빨간 니트를 입으며 옷 입는 재미를 되찾아보세요!
- 글
- Lucrezia Malavolta
- 사진
- GoRunway, Getty Images, Launchmetrics Spotlight, Courtesy Phot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