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War

피지 분비량이 많다고 보습 관리에 소홀하면 피부 장벽은 허물어진다. 밸런스 붕괴에 빠진 피부를 구원하고 싶나?

과잉 피지로 번들거리는 피부의 은밀한 속사정. 수영복은 코스(Cos).

과잉 피지로 번들거리는 피부의 은밀한 속사정. 수영복은 코스(Cos).

해마다 수많은 신조어가 명멸하지만 히트작은 관용어가 되고 오래도록 대중의 입에 오르내린다. 올 상반기 대한민국 뷰티 월드를 장악한 새말은 누가 뭐래도 ‘수부지’다. 여기서 수부지란? ‘수분 부족형 지성’의 앞 글자를 딴 뷰티 신어. 로드숍, 글로벌 브랜드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수부지 전용 제품 출시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블루오션도 이런 블루오션이 없다. 이슈가 된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높다는 의미. 말이 좋아 수부지지 결국 복합성 피부의 다른 이름 아니냐는 질문에 린클리닉 김세현 원장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 설명한다. “수분 부족형 지성은 피부의 겉과 속 양면, 복합성은 얼굴 각 부위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요. 다시 말해 수분 부족형 지성은 피부 표면은 과잉 피지로 번들거리나 피부 속은 건조한 상태를 뜻하는 반면 복합성은 이마와 코 등 T존은 지성의 성격을, 양 볼은 건성의 성격을 띠는, 다시 말해 한 얼굴에 부위별 피부의 성격이 다른 경우를 말합니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면? 세안 후 피부 상태를 점검해보자. 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피부 표면에 유분기가 돌고 피부 속이 땅기는 느낌이 든다면 당신의 피부는 그야말로 ‘밸붕’ 상황. 수분 부족형 지성이다.

수분 부족형 지성 피부의 대표적 질환은 가려움증과 예민함을 동반하는 지루성 피부염이다. 피지가 많이 분비돼 각질이 올라오지만 표피를 구성하는 피부 장벽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PFDC 교육팀 유소영은 “피부가 지성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 유형의 상당수가 수분 부족형 지성에 가까웠다”며 “겉으로는 유분이 많이 분비돼 번들거리지만 속사정은 사막처럼 건조하기 때문에 제품 구입에 앞서 자신의 피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수부지 제품 대부분이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끌어당기는 함습제를 함유한 동시에 수분 손상을 막아줄 밀폐제에 여드름을 유발하지 않는 성분을 넣어 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화장대에 피지 분비를 컨트롤하는 제품과 수분 공급 제품이 있다면 해당 부위에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나 각각 다른 두 제품을 함께 사용했을 때 상충하는 성분이나 기능의 유효성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가능하면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수부지 피부에 최적화된 제품을 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기적인 각질 제거가 피부 관리의 기본이라지만 수부지 피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눈에 보이는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클렌징이나 물리적 마찰을 가하면 오히려 표피가 예민해져 증상이 악화되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수부지 피부를 위한 김세현 원장의 맞춤 처방은? 순한 효소 클렌저나 저자극성 클렌저. “부드러운 저자극성 각질 제거제를 활용해 묵은 각질은 정리하고 수분 함유량이 높은 수분 크림을 발라 피부의 수분 함량을 높이는 것이 수부지 피부 관리의 핵심이죠.” 또 세안 시 뜨거운 물은 유분기와 피부 속 수분을 함께 앗아가므로 미온수가 알맞고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여 몸속 수분을 채워주는 이너 뷰티 습관도 도움이 된다.

사람의 성격을 한 가지로 점칠 수 없듯 피부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열심히 씻고 바르고 관리했음에도 여드름, 뾰루지, 주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나? 이제껏 건조 혹은 번들거림 둘 중 하나에 올인하진 않았는지 돌아보자. 피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부족한걸 메우고 넘치는 걸 덜어내는 순간 피부 고민은 사라지고 얼굴에 평화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