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화보

데코르테와 바카라의 만남

2021.06.02

by 이주현

    데코르테와 바카라의 만남

    아시아 스킨케어와 코스메틱 브랜드는 오랜 전통과 최첨단 기술력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며 뷰티 월드를 줄곧 사로잡아왔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데코르테(Decorté)를 꼽을 수 있다. 1970년 탄생한 데코르테는 아시아 최초 프레스티지 코스메틱 브랜드로, 다양한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최초로 리포솜(Liposome) 기술을 적용한 브랜드로, 파우더 파운데이션과 세럼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데코르테 ‘AQ 컬렉션’은 1990년 탄생했으며, 2000년 당시 최고가로 출시된 ‘AQ 밀리오리티’는 금보다 비싼 크림으로 알려졌다. 2009년 마지막 리뉴얼을 거친 ‘AQ 밀리오리티 라인’은 10년 후 새로운 성분과 패키지로 재탄생했다(네덜란드 출신 디자이너이자 데코르테 아트 디렉터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의 솜씨).

    2021년 5월, 50주년을 맞은 데코르테가 ‘바카라(Baccarat)’와 함께 ‘AQ 밀리오리티 인텐시브 크림 바카라 에디션’을 발표한다. ‘AQ 밀리오리티 인텐시브 멀티 크림’ 100g 2종, 바카라 크리스털 스탠드와 스패출러로 구성된 한정판은 무려 620만원대.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가브리엘 치아베Gabriele Chiave)는 “다소 비싼 가격에 구입이 망설여진다면 사지 않는 게 맞다”고 단언한다. “삶에 고민이나 후회가 아닌, 기쁨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하나의 특별한 이유는 데코르테, 마르셀 반더스, 바카라라는 세 브랜드의 전문성과 DNA의 결정체라는 사실. “수십 년의 장인 정신이 한 작품에서 융합됐습니다. 일상에서 볼 수 없는 일이자 인생에서 단 한 번 있을 만한 협업으로, 소중히 간직할 가치가 있는 마스터피스죠.” 마르셀 반더스와 가브리엘 치아베가 <보그>의 열네 가지 물음에 답했다.

    Conversation with Marcel Wanders

    언제 처음 ‘뷰티’의 세계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열정을 키우게 됐나? 돌이켜보면 늘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에 매료되어왔다. 아르테즈(ArtEz) 예술학교 재학 시절 어느 교수님의 권유로 꽤 오랜 시간 독특한 훈련을 했다. 기숙사에서 방 한가운데 회색 담요를 깔아놓고 그 위에 무작위로 사물을 올려둔 채 관찰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아름다움은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아무 맥락 없이 아름다운 것은 없으니까.

    다른 럭셔리 브랜드와 데코르테의 차별점은 뭔가? 독점 기술과 연구를 바탕으로 최고 품질을 제공하는 열정이다. 단순히 예뻐지는 것을 넘어 아름다운 존재가 될 수 있게 한다.

    11년째 데코르테와 함께하고 있다. 디자인 철학은 변함없나? 기본 원칙은 그대로다. 모더니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과거와 환경을 존중하며, 더 낭만적이고 더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바카라’와 협업한 이유는 뭔가? 바카라 마을의 바카라 공방을 처음 방문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협업을 가능케 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글라스 블로어 및 커터의 놀라운 장인 정신과 노하우를 배우는 매우 좋은 기회였다.

    당신만의 ‘AQ 밀리오리티 인텐시브 크림 바카라 에디션’ 활용법은? 반짝이는 레드 크리스털 케이스에는 보석도 보관할 수 있다. 또 사탕이나 디저트를 담는 서빙 컵으로도 손색없다. 더 좋은 아이디어라면 샴페인 잔(웃음)?

    요즘 꽂힌 분야는? 나의 레이더는 언제나 사람을 향한다.

    늘 착용하는 목걸이에는 어떤 추억이 담겨 있나? 딸을 위해 만든 목걸이가 모티브다. 일명 ‘무지개 목걸이’로 6개월 동안 희귀하고 특이한 비즈를 모아 만든 만큼 비즈마다 스토리나 추억을 담았다. 내가 디자인한 ‘노티드 체어(Knotted Chair)’를 연상시키는 ‘매듭(Knot)’ 형태의 비즈가 있는가 하면, ‘바카라 비즈’라는 가장 큰 비즈도 있다. 러시아의 차르 니콜라이(Tsar Nicolas II) 궁전의 바카라 샹들리에에서 채집한 것으로 핸드 커팅 방식으로 제작했다.

    Conversation with Gabriele Chiave

    평소 어떤 방식으로 일상에 활기를 더하나? 집에 있는 물건이나 가구 배치를 바꿔보면서 일과 생활 공간을 다시 꾸며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공간 자체의 느낌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나 기분도 전환되는 효과가 있다.

    뷰티와 리빙(크리스털), 전혀 다른 분야와 협업작이 여성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나? 우리 프로세스의 핵심은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의 디자인을 경험할 것인지 혹은 우리 디자인이 이들의 감성과 이성을 어떻게 감동시킬 것인지에서부터 시작하고 끝난다. 우리 스튜디오와 마찬가지로 모든 브랜드는 상호 존중을 필요로 하는 고유한 헤리티지, 고유한 DNA와 가치를 지닌다. 그것은 부모가 각자의 탁월함을 닮은 아이를 낳아, 그 우수성이 잘 조합되도록 키우는 개념과 동일하다.

    이번 AQ 밀리오리티 인텐시브 크림 바카라 에디션 디자인 작업 당시 특별히 신경 쓴 포인트를 짚어준다면?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사람들이 잠시 시간을 내 제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이다. 우아한 곡선과 깊은 컷으로 장식한 케이스의 디자인은 빛과 함께 춤을 추며 여러분의 가정에 그 자체로 스토리가 되고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크림을 다 사용한 후에도 사람들이 소중한 귀중품을 보관하는 크리스털 케이스로 대대손손 전해지는 영원불멸의 오브제가 되었으면 한다.

    다소 비싼 가격에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망설여진다면 사지 않는 게 맞다. 이 디자인은 삶에 고민이나 후회가 아닌 기쁨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 만들었다. 사실 퀄리티와 의미는 마치 고객의 마음과 머리 같은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에디션을 사랑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세 브랜드의 전문성과 DNA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수십 년의 장인 정신이 하나의 작품에서 융합된, 일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일이자 아마 인생에서 단 한 번 일어날 협업으로, 소중히 간직할 가치가 있는 에디션이 될 것이다.

    전 세계 데코르테 매장을 통틀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매장은 어딘가? 최근 두 곳의 새로운 데코르테 플래그십 스토어가 상하이와 도쿄 도심에 오픈했다. 그곳에선 고객의 다채로운 쇼핑이 가능하며, 데코르테 뷰티 월드도 마주할 수 있다. 브랜드의 상징인 육각형 패턴과 플라워 셰이프의 심벌을 사용해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아트워크로 화려하게 디자인한 매장 자체도 볼거리지만, 증강 현실을 이용해 뷰티 애호가들에게는 완벽한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3D 홀로그램, 스마트 미러 및 자동 테스트, 생각만 해도 정말 멋지지 않나?

    데코르테의 경우 품질만큼 유명한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매 시즌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을 떠올리나? 데코르테와 같이 우리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인상적인 헤리티지를 지닌 혁신적인 브랜드와 함께 일하는 경우 새로운 디자인은 오히려 유기적으로 시작된다. 제품을 디자인할 때 우리는 세럼, 크림, 포인트 메이크업 또는 향수 등의 제품 특성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는데, 그것은 제품의 장점과 퀄리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서로의 목표가 우리의 창의력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올해로 11년째 데코르테와 함께하고 있다. 마르셀 반더스 스튜디오의 향후 10년을 어떻게 전망하나? 모든 형태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 한다. 브랜드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브랜드가 계속 존재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뷰티 디렉터
    이주현
    사진
    Courtesy of Decorté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