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가 품평한 2016 F/W 파리 패션위크 – 베트멍: 혁명을 위한 옷
뎀나 바잘리아는 급진적인 패션 공동체인 베트멍이 쇼를 연 파리 장로교회의 백스테이지에서 서 있었다.
그가 입은 검은 티셔츠에는 “May the bridges I burn light the way(내가 불지른 다리가 길을 밝히리라)”라는 문장이 붉은 색으로 쓰여있었다. 런웨이로 사용된 긴 교회 의자에 쓰여진 메시지보다 더 시적이었다. 시무룩한 얼굴을 한 모델이자 친구의 파란색 톱에는 “Are we having fun yet(아직도 우리는 즐기고 있는가)?”라고 쓰여 있었고 그의 레인코트가 벨트 고리에 걸려있었다.
다른 티셔츠들에는 성난 말들이 욕설로 쓰여져 있었다. 관객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서는 모델들이 걷는 방식 또한 엄청나게 화가 나 보였다.
대부분의 옷들은 오버사이즈였고, 셔츠의 한쪽은 끌어올려졌거나 재킷이 안보이는 옷걸이에 걸려있었다. (나는 이전에 뎀나가 함께 일하기도 했던 마르지엘라의 쇼에서 이를 본 적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한동안 “안티 패션”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지 룩이 도시의 길거리로 그 지저분한 발을 들여놓고 풍요로운 80년대에 “반대”를 외치게 됐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 모든 건 뎀나가 겨우 14살이었던 이십 여년 전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뎀나는 다가오는 일요일에 발렌시아가 컬렉션을 통해 매우 성숙한 아이템들을 선보일 예정이기도 했다.
백스테이지에서 우리는 두 가지 이벤트 모두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회를 택한 이유는, 그 당시는 어두운 시절이었고 팀 내에서 여러 감정들이 오갔기 때문이었어요. 우리는 모두 어두운 상태였어요. 교회는 이에 맞는 완벽한 환경이었죠.”
뎀나가 말했다. 그러나 6개월 전보다 덜 오버사이즈로 보이면서 좀더 성이 나고 공격적으로 느껴지는 옷들은 어떠한가. 그 중 일부는, 차마 여기에 옮길 수 없기까지 한 슬로건들은 모두 소셜 미디어에서 찾았다. 옷들의 애티튜드는 최근의 옷 입는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젠더 뉴트럴이었다. 그러나 나는 좀더 심플했던 여성복들이 그리웠다. 이제는 꽃무늬 앞치마 천으로 된 눈부신 드레스 일부에서만 이를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많이 변하고 있어요. 비율을 좀더 조정하고 있죠. 그러나 연속성이 있어요. 여러가지를 이전과 같이 지키고 있죠.” 뎀나가 말했다.
나는 안티 패션을 패션의 일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커다란 보디스 상의가 무게감을 주면서도 수선화 부케가 재치 있었던 아주 짧은 드레스가 첫 의상으로 등장했을 때처럼, 좀더 정서적인 순간이 느껴지지 않아 놀랐을 뿐이다.
슈퍼 리치와 나머지들로 양분 된 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직장이 없는 20대들이 재킷 위로 두른 넥타이를 벗어 던지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호전적으로 전진하기 위해 붉은 색 후디를 주워 입어야 할 거란 점은 놀랍지 않다.
패션은 역사가 변동하기에 앞서 나타나는 전조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혁명이여 오라. 적어도 우리는 무엇을 입어야 할지는 알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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