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코어? 글램코어? 트렌드 홍수 가운데 변치 않는 게 있다면, 모두가 찬미하는 클래식이다. 새롭게 떠오른 2016년형 클래식에 관하여.
지난해 구글이 트렌드 보고서에서 ‘놈코어’라는 단어의 쇠락을 알렸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놈코어의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모두가 밋밋한 티셔츠와 헐렁한 바지를 입으면서도, ‘이게 진짜 맞는 건가?’ ‘다음 시즌에도 이렇게 입어야 하나?’ 하며 호시탐탐 다른 트렌드로 갈아탈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 것. (사진)세계적인 사진가 피터 린드버그와 90년대를 풍미한 네 명의 모델 스텔라 테넌트, 에바 헤르지고바, 나디아 아우어만, 야스민 르 본이 함께했다.
놈코어의 안티테제(정반대)로 몇 달 전 <보그>는 ‘글램코어’의 도래를 주목했다. 평범하고 흔해빠진 옷을 집어던지고, 과감한 컬러 블록의 티셔츠나 세퀸 장식 드레스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놈코어와 글램코어는 성격부터 지칭하는 말까지 다르지만, 공통점이라면 트렌드를 초월하는 ‘코어(Core, 핵심)’를 근간으로 한다는 점. 패션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가치는 유행에서도 초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기본 가치를 우리는 클래식이라 부른다. 1975년에 자기 브랜드를 론칭한 뒤 40년 동안 클래식을 제시한 인물이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다. 그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굳이’ 찾아서 입을 수 있는 옷을 디자인해왔다. 트렌드에 대한 관심은 늘 열어둔 채 말이다. 그가 차세대 클래식을 제안하듯, 2016 S/S 캠페인 제목을 ‘New Normal’로 공표했다. 이 컬렉션은 실크, 리넨, 캐시미어 등 오래오래 사랑받아온 소재로 구성됐으며, 부드럽고 간결한 실루엣이 포인트다. 정제된 톤이 컬렉션의 주를 이루지만, 팬츠 수트는 각각 다른 실루엣으로 커팅돼 개성이 또렷하다.
도 뉴 노멀 프로젝트의 압권은 캠페인 이미지다. 그건 특급 사진가 피터 린드버그의 솜씨다. 최근 패션계의 ‘시니어’ 열풍을 생각하면, 아르마니(81세)와 린드버그(71세)의 조합은 꽤 동시대적이다. 사실 패션은 늘 전에 없던 신선함을 찾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것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