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ROOFTOP AFFAIRS

2017.09.08

ROOFTOP AFFAIRS

영화를 보고, 파티를 열고, 양봉을 한다.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캠핑장이 되기도 한다. 세계 주요 도시의 옥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1 PARIS 도심 양봉

드론을 띄워 파리 중심부를 촬영하면 곳곳에 신기한 풍경이 눈에 띌 것이다. 옥상과 발코니, 정원 등에 몰려든 벌떼들이다. 파리의 역사적인 건축물인 앵발리드 박물관, 오르세이 박물관, 에펠탑 맞은 편의 프랑스 육군 사관학교, 과거 조폐국이었지만 갤러리와 기사부아의 레스토랑이 자리한 모네 드 파리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이곳에서 꿀벌을 키우는 이가 한 사람이라는 것. 파리 출신의 오드릭은 어렸을 적부터 자연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15세에 샹파뉴 지방으로 내려가 양봉을 배웠고 2010년 파리에 첫번째 벌집을 수확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꿀 ‘미엘 드 파리(Le Miel de Paris)’은 교외에서 재배한 것보다 청정한 프리미엄 꿀로 정평이 났다. 그는 파리에 30여 개의 벌집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스위스에서 또 다른 양봉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최근엔 럭셔리 호텔들도 도심 양봉에 동참하고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 파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오드릭과 함께 옥상에 2개의 벌집을 설치했다. 수확한 꿀은 레스토랑의 메뉴에 쓰여지며 바8에서 ‘허니 러브’라는 칵테일로도 맛볼 수 있다.

미엘 드 파리 www.lemieldeparis.com

2 NEW YORK 브루클린에서 비박하기

뉴욕에서의 야영이라니. 아티스트인 토마스 스티븐슨은 ‘비박(Bivouac) NYC 프로젝트’를 통해 브루클린의 한 빌딩 옥상으로 초대한다. 이곳엔 그와 다른 아티스트들이 직접 제작한 6개의 텐트가 있다. 2명이 앉거나 누워도 충분한 크기이며 방수 재질의 천막 재질에 바닥에는 1인치 두께의 모직 펠트 패드가 깔려있다. 취사와 식사를 할 공간도 준비되어 있다. 불과 전기, 인터넷, 샤워 시설은 없다. 몇 가지 준비물은 필요하다. 침낭과 담요, 베개 등 안락한 취침을 위한 소품과 함께 요리해 나눠 먹을 한가지 음식 아이템. 비박NYC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뉴욕의 ‘아웃도어’를 즐기며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참여 예술 프로젝트다. 스케줄은 간단하다. 저녁 6시에 캠프 사이트에 체크인해 저녁 8시에 다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취침, 다음날 오전 8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체크아웃을 한다. 원하는 비박 날짜 10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www.bivouacnyc.com

3 COPENHAGEN 주차장 위 놀이터

노하운Nordhavn(노르드하븐/발음 체크)은 코펜하겐의 마지막 산업항구로 불리던 곳이다. 석탄 산업의 사양화로 쇠퇴한 이곳은 건축가들의 손길에 의해 재탄생되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지난 가을에 화제를 모은 Konditaget Lüders가 있다. Konditaget Lüders는 덴마크의 유명 건축사무소인 자자 아키텍츠가 지은 주차장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과 최첨단 건물이 공존하는 아르후스가데 쿼터(Århusgade quarter)에 위치한다. 자자 아키텍츠는 과거와 현재,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건물 사이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옥상 놀이터’인 파크앤플레이(Park’n’Play). 해발 24미터 높이 주차장 옥상에 전망 좋은 야외 피트니스 센터를 만들었다. 동네 주민이든 여행자든 자유롭게 찾아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을 할 수 있다. 옥상까지는 계단으로 오를 수 있는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오르는 순간 북해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4 BERLIN 쇼핑몰 옥상에서의 파티 

요즘 베를린에서 주목해야 할 곳은 평범한 쇼핑센터의 옥상이다. 노이쾰른아카덴에 위치한 클룬커크라니히(Klunkerkranich)의 성공 이후다. 아카덴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쇼핑몰이다. 지하엔 큰 슈퍼마켓이 있고 그 위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패션 브랜드 스토어, 리빙숍, 서점, 전자 제품 몰 등으로 채워져 있다. 클룬커크라니히는 건물 옥상 야외 주차장 총 2500제곱미터 규모에 자리 잡았다. 베를린답게, 레스토랑과 바 공간은 물론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 실내외 무대, 어번 가드닝을 배울 수 있는 정원, 인공 모래사장인 슈트란트 바를 갖추고 있으며 매일 다른 음악과 이벤트를 선보인다. 베를린의 힙스터는 물론 소문을 듣고 찾은 여행자들로 북적대 주말이면 긴 줄이 드리워진다. 최근엔 서쪽 옥상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얼마 전 자빙니플라츠역 근처 가구 백화점인 슈틸베르크에 새로운 루프톱 가든이 문을 열었다. 알리스 루프톱 가든(Alica Rooftop Garden)은 클룬커크라니히와는 다른 고급스럽고 모던한 분위기로 ‘서베를린의 취향’을 만족시킨다. 한층 화려한 분위기의 파티는 물론 오픈에어 시네마, 주말 바비큐 등의 행사 등이 열린다.

클룬커크라니히 www.klunkerkranich.de

알리스 루프톱 가든 www.alice-rooftop.de

 

    서다희(칼럼니스트)
    에디터
    조소현
    포토그래퍼
    서다희, JULIAN NELKEN, PIERRE TORSET, BIVOUAC NYC, JAJA ARCHITEC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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