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의 일침
설리가 세상을 떠난 후 연예계는 물론 대중의 충격이 큽니다. 단순히 악플에 시달리던 어린 스타 한 명을 잃었다는 슬픔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자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분명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임에 틀림없는데요, 과연 정서적으로도 여유로운지는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화가 나 있고, 지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감정을 표출하는 데 거리낌이 없죠. 비난의 대상이 생기면 지나치게 몰고 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스타들은 주목받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할 때가 많죠. 언제나 밝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입니다. 솔직할 수 없어서 더 힘들고, 그러다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데뷔 21년이 된 1세대 아이돌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일침을 가했습니다. 오랫동안 아이돌로, 배우로 연예계 생활을 해오며 봐왔던 스타들의 정신적인 고통에 대해 입을 연 겁니다.
자유도 없고, 대중의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경쟁은 끝이 없는 연예계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음을 다치고 있을까요? 최근 들어 공황장애를 비롯해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고백한 연예인이 많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죠.
김동완은 과거 자신의 책에서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신화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끝내고 발표한 11집이 인기를 얻고, 김동완이 주연인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도 잘되던 때였는데요.
당시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었던 김동완은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먹고 故 신해철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해요. 그때 신해철은 김동완의 힘든 마음을 눈치채고 곡 작업을 제안하는 등 선배로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김동완은 연예인으로 살아온 긴 시간 동안 달콤한 인기와 허무함, 외로움 등을 직접 겪어봤기에 위로도, 쓴소리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에 많은 이들이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동완의 말처럼 부작용은 간과한 채 손쉽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마음속 병이 곪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겠죠.
김동완이 책에 썼던 한마디가 지금 우리에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럴 수 있다’를 기억하자.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은 없다.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크게 저질러버린 잘못은 그 순간만큼은 본인에게 절대 거두어지지 않을 것 같은 어둠의 모습으로 찾아오지만, 이후의 행보로 어둠을 걷어내고 또 다른 빛을 만들어냈을 때 더욱 값지고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스스로에게만큼은 자주, 진심으로, ‘그럴 수 있다’라고 격려하자!”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신화컴퍼니, @danedwki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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