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코로나 시대의 오뜨 꾸뛰르

2020.07.15

by 황혜영

    코로나 시대의 오뜨 꾸뛰르

    이름하여 ‘디지털 패션 위크’가 시작됐습니다.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꾸뛰르 룩을 입고 긴 런웨이를 걷거나 프런트 로에 자리한 셀럽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과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의 플래시 세례는 없지만 오뜨 꾸뛰르 컬렉션은 그 어느 때보다 창의적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죠. 일명 ‘언택트 시대’에 맞춰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초로 디지털 크루즈 컬렉션을 전개한 샤넬의 이번  F/W 오뜨 꾸뛰르 컬렉션 역시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로맨티시즘을 테마로 지난 시즌과 정반대의 펑키한 프린세스를 떠올렸죠. 샤넬의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는 칼 라거펠트를 회상하며 그가 즐겨 방문했던 ‘르 팔라스(Le Palace)’에 함께 동행했을 법한 우아하고 드레시한 여성의 모습을 담기 위해 러프하게 부풀린 헤어와 스모키 메이크업, 페더와 시퀸, 스톤 등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록 스피릿이 충만한 여인들은 한층 정교해진 트위드와 자수 등으로 완성한 다채로운 형태의 실루엣을 선보였죠. 꾸뛰르 룩의 화려함을 극대화하는 샤넬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곳곳에서 찾아보는 즐거움도 함께했습니다.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모든 것이 제한된 시기지만 더욱 실험적이고 초현실적인 접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리 밀러, 도로시아 태닝, 자클린 람바, 레오노라 캐링턴, 도라 마르까지 우리가 떠올린 초현실주의 여성 예술가 다섯 명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미스터리한 힘에 매료되어 아름다운 드레이핑과 섬세한 레이스 가운 등을 구현해냈죠.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5년에 프랑스 오뜨 꾸뛰르를 조명하기 위해 진행했던 ‘테아트르 드 라 모드’에서 영감을 얻어 미니어처 꾸뛰르 마네킹 37개를 제작, 이번 오뜨 꾸뛰르 컬렉션 ‘Le Mythe Dior’과 함께 공개한 한 편의 동화 같은 환상적인 패션 필름에서 신비로운 이야기를 이끌며 꾸뛰르의 정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합니다.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꾸뛰르 컬렉션은 모델 조안 스몰스의 우아한 몸짓이 숨을 불어넣었습니다. 특유의 볼륨감 넘치는 티어드 드레스와 풍성한 리본 디테일 드레스 등은 파리 곳곳의 풍경과 대조를 이루며 마치 우리가 겪는 상황에서 아름다움이 피어난 듯한 기분 좋은 상상을 일깨우네요.

    메종 마르지엘라는 강렬한 그래픽 영상 속 모델이 등장하는 45초 길이의 프리뷰 영상을 공개해 궁금증을 증폭시켰죠. 어딘가 낯익은 일상적 소음에 배경음악까지 더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강조하네요. 메종 마르지엘라의 아티저널 컬렉션은 7월 16일 공개될 예정입니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촐리는 ‘Of Grace and Light’를 주제로 흑백 아트를 예고했습니다.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닉 나이트와 함께 협업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7월 21일 로마 치네치타에서 랜선으로 펼칠 예정입니다.

      프리랜스 에디터
      유리나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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