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피플들이 다시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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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피플들이 다시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 5

2022-08-09T11:38:07+00:00 2022.08.05|

마음 한구석에 가라앉았던 해외여행 욕구가 다시 살아난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다시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에 대하여.

니스, 프랑스

사진: 이승훈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을 제외한 최애 도시는 프랑스 파리다. 여행을 계획할 때 현지 사람처럼 살아보는 게 컨셉인데, 파리에 한 달 정도 머물면서 그곳 사람들처럼 휴가를 떠난 곳이 니스였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처음 경험해본 자갈밭 해변에 에메랄드빛 바다가 머릿속에 선명하다. 숙박하던 해변가 호텔에 작은 풀이 있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수영을 하고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숙소에서 걸어서 스무 걸음 정도면 바다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은 장면은 휴가를 떠나온 현지 사람들. 현실로부터 잠시 떠난 편안한 모습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따뜻한 햇살과 자갈이 가득한 해변,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아 행복해하는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조만간 다시 그곳에 앉아 여유를 즐기고 싶다. 이승훈(포토그래퍼)

멜버른, 호주

사진: 오지혜

각박한 도시와 웅장한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호주 멜버른. 첫 해외여행이자 한 달 살이로 떠난 그곳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신선함으로 선명하다. 20대에 떠난 여행이라 미래의 걱정 따위 없이 자유의 몸으로 정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어디 하나 얽매이지 않고 행복했다. 사회생활에 지친 지금과는 너무 다른 그때의 감정을 다시 그곳에서 느끼고 싶다. 티끌 하나 없는 새파란 하늘도. 오지혜(헤어 스타일리스트)

도쿄, 일본

사진: 안효민

이제는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전봇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나무. 도쿄에서 본 전봇대는 나무처럼 많은 세월을 간직하고 있었다.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은 흔적을 남겨놓았고, 조금 소심한 사람들도 남몰래 흔적을 남겼다. 물론 나도 흔적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귀찮기만 했던 공항 입국 심사 따위도 그리워진 요즘, 도쿄의 전봇대는 내가 없는 동안 얼마나 많은 흔적을 더 쌓았는지 궁금하다. 팬데믹으로 가지 못했을 때 여기서 얻게 된 서울의 흔적마저 도쿄로 가져가보고 싶다. 저 흔적을 남긴 도쿄 여행이 내 기억 속 도쿄의 마지막 흔적이 되어버릴 줄은 몰랐다. 해외여행 갈 시간과 여유가 생기면 가장 먼저 가야 할 곳은 단연 도쿄다. 안효민(패션 디자이너)

방비엥, 라오스

사진: 이종현

너 나 할 것 없이 라오스에 가던 때가 있었다. <꽃보다 청춘>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라오스 방비엥. 나 또한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라오스 여행을 준비했다. 한국 사람이 많을 거라는 예상은 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을지는 몰랐다. 방송에 나온 장소는 어디를 가나 한국인이 바글바글했다. 프로그램에 나온 코스를 그대로 따라가는 여행을 했다면 방비엥은 내게 소중한 기억으로 남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강 상류에서부터 튜브를 타고 내려오며 곳곳에 있는 펍에서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는 튜빙을 경험한 한국인은 그때 오롯이 우리뿐이었다. 아침에 내린 비는 분위기를 더 극적으로 만들었고, 우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낯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음악을 듣고 또 술을 마셨다. 그 기억이 매우 또렷해 몇 번이고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친구들이나 지금 옆에 있는 여자 친구와 함께. 이종현(스타일리스트)

파리, 프랑스

사진: 김희원

정말 행복했다싶은 순간은 없다. 모델로서 일하러 간 파리는 외롭고 힘든 도시, 그뿐이다. 그럼에도 내가 다시 가고 싶은 도시로 파리를 고른 이유는 언젠가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때가 온다면 힘들었던 만큼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머무는 동안 힘들 때마다 갔던 아름다운 공원,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며 산책하던 길 위에 미래의 내가 있다면 완전히 다른 기분이 들 것 같다. 그런 의미로 파리는 내게 진정한 해방감을 느끼게 해줄 도시임이 분명하다. 김희원(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