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드림 하우스! 독일 함부르크에 자리한 크리에이터 암나의 홈 #마이월드
내추럴한 멋의 우드와 시크하고 세련된 스틸, 그리고 사랑스럽고 화사한 핑크! 각기 다른 매력의 세 가지 요소가 근사하게 어우러지는 크리에이터 암나 메지크(Amna Mesic)의 함부르크 아파트먼트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각 좋은 이들이 <보그>에 보내온 랜선 집들이 #마이월드, 그 열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독일 함부르크에 거주하고 있는 건축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 암나(@sansnovazuhause)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예술과 건축에 관심이 많았어요. 독일의 저명한 건축가이자 교수였던 게오르크 무헤(Georg Muche)의 ‘하우스 암 호른(Haus am Horn)’ 미니어처 버전을 재구성하며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때부터 바우하우스 디자인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열두 번째 생일날 바우하우스 건축에 관한 책을 선물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건축가가 되길 결심했고, 그 꿈을 이뤘어요.
이러한 제 취향을 바탕으로 그림과 사진, 인테리어 같은 창의적 과정이 필요한 일에 열정을 쏟고 있어요. 아이디어는 항상 머릿속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씨앗 같은 생각을 무럭무럭 키워내 어엿한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수많은 노력을 합니다. 집에 둔 미술품, 오브제, 램프, 리사이클링하거나 손수 제작한 가구가 그 노력의 증거죠. 창의적인 생각이 고여 있지 않고 유연하게 흐르도록 길을 닦고, 저만의 우주를 확장해가는 시간을 소중히 여깁니다.
MY HOME 저희 집은 독일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이자 제2의 도시인 함부르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함부르크 특유의 클래식한 벽돌 소재 건축물에 마련된 아파트먼트예요. 집의 고전적인 무드는 천연 리기다소나무(Pitch Pine) 소재로 만든 플로우 디자인으로 이어집니다. 원목의 유일무이하고 특별한 패턴과 따뜻함이 감도는 미학 때문에 이 바닥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프렌치 도어를 통해 거실과 다이닝 룸이 연결되도록 설계한 것도 좋아하는 포인트예요. 이는 방의 배치를 구분하고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개방감을 선사하거든요. 각 공간엔 동양의 등불을 모티브로 네덜란드 출신의 디자이너 요한 판 헨얼(Johan Van Hengel)이 제작한 헤이(Hay)의 라이스 페이퍼(Rice Papeer) 램프를 달았어요. 그리고 각각 로컬 리셀러와 온라인 마켓에서 구입한 미드센추리 모던 사이드보드를 양옆에 배치해 공간 구성에 통일감을 더해줬습니다.
이 집에 거주한 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여전히 집을 가꾸고 채워가는 중이라는 사실이 저를 즐겁게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항상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놀이처럼 접근하기 때문에 홈 스타일링은 네버엔딩일 듯해요. 무엇보다 제가 꿈꾸고 상상하는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 아주 만족스러워요.
INSPIRATION 인테리어와 건축을 다룬 빈티지 매거진부터 아트 북, 영화, 예술, 여행 등 다양한 곳에서 무한한 영감을 얻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과 고유한 스토리를 품은 개개인의 작품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만들고 싶어요.
또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그곳에 머물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깃든 집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의 취향이 담긴 오브제가 그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저희 집은 여행 기념품부터 추억이 깃든 데코 오브제, 수년에 걸쳐 세심하게 선별한 예술 작품으로 가득하죠. 비트라의 사이드 테이블(Eames Occasional Table LTR)과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가 디자인한 아르떼미데(Artemide)의 에어리어 램프는 물론 젊고 재능 넘치는 예술가의 그림과 오래된 나무 바둑판, 벨기에 출신의 아티스트 뤼크 튀망(Luc Tuymans) 에디션을 함께 배치했습니다.
의미 있는 존재를 포착해 특별한 작품으로 집을 채우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전 서두르거나 조바심을 내지 않고 순간에 집중하며 취향을 쌓아 올리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라고 스스로에게 되뇌곤 해요.
FAVORITE PLACE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폿을 고르자면 거실에 있는 소파예요. 이는 덴마크 브랜드 소파컴퍼니(Sofacompany)의 ‘데인(Dane)’ 소파로, 모듈러 스타일이라 거실에 맞춤처럼 잘 어울리죠. 그 앞에는 제 파트너의 할아버지께 물려받은 빈티지한 카펫을 깔아뒀어요. 아침이면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이는 햇살로 가득해서 소파에 앉아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며 에너지를 얻곤 해요. 갤러리 벽을 향해 트인 전망과 거실, 다이닝 룸의 개방감도 마음껏 즐깁니다.
또 다른 곳으로는 침실을 꼽을 수 있어요. 공간의 메인은 바로 침대인데요. 1972년 창립한 덴마크 브랜드 카럽 디자인(Karup Design)의 미니멀한 우드 베드예요. 테클라(Tekla)의 스트라이프 & 퍼플 톤 베딩과 폴란드 가구 브랜드 틸코(Tylko)의 핑크 사이드 테이블을 매치해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포근하게 침실 스타일링을 완성했습니다. 아침과 다른 무드로, 해가 늘어지는 오후엔 나무에 반사되어 침대 위로 어른거리는 햇빛의 그림자를 감상할 수 있어요. 그럴 때면 침대에 누워 독서를 하거나 나뭇잎이 햇살에 일렁이며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에 소소한 행복을 느낍니다.
COLORS OF HOME 우드의 텍스처와 스테인리스 스틸로 완성한 베이식하고 내추럴한 톤을 바탕으로 합니다. 여기에 데코 오브제, 텍스타일, 아트, 그리고 포터블 스타일의 가구를 통해 파스텔컬러를 믹스 매치하는 걸 좋아해요. 묵직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나무와 산뜻하고 가벼운 파스텔, 그중에서도 특히 라이트 핑크의 조합을 선호하죠.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를 꼽자면 바로 ‘페인티드 핑크’ 컬러예요. 그래서 집 곳곳에 핑크빛이 감돕니다. 예를 들어 식탁에는 독일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리하르트 람페르트(Richard Lampert)의 아이에르만(Eiermann) 다이닝 테이블이 있는데요. 제가 프레임과 상판을 직접 핑크 컬러로 칠해서 DIY했어요. 그리고 테이블 주변엔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우드 체어를 배치했죠. 내추럴한 소재와 달콤한 캔디 같은 팝 컬러의 대비가 유니크하면서 활기차고 역동적인 바이브를 만들어냅니다.
MUSIC FOR HOME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샤데이(Sade)를 사랑합니다. 샤데이의 노래는 제 플레이리스트에서 절대 삭제되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자주 들어도 들을 때마다 반하고 또 반하거든요. 샤데이의 음악을 통해 함께 차분해지고, 또 한편으로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하루의 활력을 충전하기도 하죠. 샤데이의 음악은 우리 집과 완벽하게 어울려요. 음악은 그 자체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SCENT WITH HOME 후각이 예민한 편이라 향에 관심이 많고, 자연이 주는 유일무이한 향에 언제나 매료됩니다. 자연의 향을 포착해 보존하고 재현하면서 동시에 미묘하고 복잡한 향이 느껴지는 캔들을 좋아하는데요. 트루동(Trudon)의 ‘압델카데르(Abd El Kader)’가 바로 그런 향입니다. 민트와 레몬, 생강과 클로브로 시작하는 톱 노트는 아주 산뜻하고 프레시해요. 베이스 노트는 바닐라가 메인이라 부드럽고 달콤하고 따뜻한 무드로 이어지는 게 정말 마음에 들어요.
꽃은 시각적 만족뿐 아니라 후각적으로도 행복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집에 항상 계절에 맞는, 싱그러운 꽃을 두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특히 카네이션, 모란, 미모사 등을 이용해요. 꽃을 장식하는 건 집에 강렬하고 과시적인 향이 아니라 은은하고 신선하게, 내추럴한 향기를 더할 수 있는 아주 아름다운 비법이죠.
PERFECT DAY AT HOME 채광이 잘 드는 소파에 머물며 커피를 마시거나 책을 읽는 순간이 떠오릅니다. 커피와 독서는 하루를 행복하고 여유롭게 시작하도록 만들어주죠. 그 후 파트너와 함께 소담하고 풍성한 아침 식사를 즐기고 싶어요.
싱싱한 꽃을 얻기 위해 잠시 플라워 투어를 다녀온 후 집에서 꽃을 정리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죠. 함께 요리하는 것은 저희에게 큰 즐거움이므로 저녁 식사는 둘이서 고심해 메뉴를 선정하고 공을 들이는 편이에요. 해가 저물고 하루가 마무리될 무렵엔 소파에 누워 영화를 보며 휴식을 취하고 싶습니다.
MEANING OF HOME 집은 심신의 배터리를 재생하고 충전하는 곳이에요. 또 차분해지는 동시에 활력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지는 곳입니다. 온전한 100%의 모습으로 가감 없이 내보일 수 있기에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평화로운 장소입니다. 동시에 창의적인 자극을 주는 곳이기도 하죠. 집은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도록 무한한 영감을 선물해줍니다.
#마이월드는 정성과 애정을 담아 ‘집’이란 공간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명료하고 오롯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시리즈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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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a Mesic(@sansnovazuh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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