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스타일의 정수! 보르도에 자리한 앤 로르의 근사한 집 #마이월드
프렌치 패션 브랜드 ‘뮤지에’의 디렉터로 파리는 물론 아름다운 항구도시 보르도를 오가며 일상을 영위하는 앤 로르 메스 모로(Anne-Laure Mais Moreau). 고풍스러운 아르데코 스타일의 아파트먼트와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거쳐 완성한 ‘카사 카조를라’, 앤 로르의 취향을 담은 두 공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각 좋은 이들이 <보그>에 보내온 랜선 집들이 #마이월드, 그 다섯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MYSELF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 남서부에 자리한 보르도와 파리에서 거주 중인 앤 로르 메스 모로(@annelauremais)입니다. 10년 전부터 ‘아데노라(Adenorah)’라는 타이틀의 블로거로 패션 필드에서 경력을 시작했어요. 이후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 제 패션 브랜드 ‘뮤지에 파리(@musierparis)’를 론칭했죠.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열정도 함께 키워나갔어요.
이를 바탕으로 최근 저와 제 남편은 저희에게 매우 특별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요. 보르도 근처에 자리한 카사 카조를라(@casa.cazorla) 리모델링을 진행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꿈에 그리던 아주 근사한 집을 갖게 됐죠. 이처럼 패션, 인테리어와 디자인, 그리고 건축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그림을 그리는 일에서 깊은 행복을 만끽합니다.
MY HOME 보르도 베이스의 전형적인 ‘메종 부르주아(Maison Bourgeoise)’ 하우스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축양식 중 하나인 오스만 스타일에 영향받은 아파트먼트와 매우 흡사한 디자인이에요. 아파트먼트는 아담한 편이지만, 헝가리에서 공수한 파케이(쪽모이 세공을 한 바닥재 플로어링의 일종)와 아름다운 몰딩, 대리석으로 만든 벽난로라는 고전적 미학을 간직하고 있죠. 저는 아르데코 시대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홈 스타일링을 할 때 이러한 무드는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공들여 리모델링한 카사 카조를라에서도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심플하게 얘기하자면 바닷가 근처의 휴양 도시인 바생 다르카숑(Bassin d’Arcachon) 부근에 자리한 별장이에요. 침실이 6개에 달하는 빌라 타입이고, 바캉스나 이벤트, 촬영을 위한 렌털 하우스로도 활용하고 있고요.
오래전부터 지중해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되었기에 싱그러운 라임색을 메인 컬러로 선택했습니다. 오랑주리 건축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죠. 여유롭고 느긋한 분위기의 숲을 집 안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아치 형태의 높은 창문을 설계한 것이 리모델링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층고가 5m에 달하기 때문에 메인 룸이라 할 수 있는 거실에선 시원한 개방감과 훌륭한 채광을 즐길 수 있죠.
INSPIRATION 디자인 서적에서 많은 영감을 얻곤 합니다. 특히 아르데코 시대를 다룬 아트 북을 무척 좋아해요. 이와 함께 디지털 세상의 무드 보드로 활용하기 좋은 툴로 핀터레스트를 활용하죠.
특히 인테리어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상의 콜라주를 해보며 청사진을 그려보곤 했어요. 구매하기 전에 무드 보드를 만들고 포토샵을 활용해 구상한 공간의 모든 측면을 시각화해보곤 해요. 이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미리 경험해보는 홈 스타일링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했죠.
또 잔카를로 피레티(Giancarlo Piretti)의 블랙 레더 & 메탈 체어부터 덴마크의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이너 스텐 외스터고르(Steen Østergaard)의 플라스틱 소재 그린 체어, 천장에 걸어둔 엘리즈 푸앵(Élise Fouin)의 ‘포레스티어(Forestier)’ 램프, 꽃송이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 디자인의 마리오 벨리니(Mario Bellini) 플로어 램프 등등. 의자와 조명처럼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키 오브제를 탐색하고 컬렉팅하기도 해요.
FAVORITE PLACE 집에 한해서는 단연코 거실입니다!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중심적인 공간으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따뜻하고 편안한 공기를 만끽할 수 있죠. 거실엔 브리티시 가구 브랜드인 어나더 컨트리(Another Country)의 널찍한 테이블과 함께 네덜란드 디자이너 마르틴 피서르(Martin Visser)의 체어를 매치했어요. 블랙으로 컬러를 통일해 마치 한 세트처럼 보입니다.
창가에는 빈티지 마켓에서 구입한 브라운 레더 카우치를 뒀어요. 아티스틱한 앤트레디션(& Tradition)의 베이지 러그를 깔고 이탈리아 사진작가이자 디자이너였던 빌리 리초(Willy Rizzo)의 커피 테이블로 거실 풍경을 완성했습니다.
카사 카조를라 역시 리빙 룸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곳을 찾는 분들이 거실에 들어설 때마다 얼마나 눈이 휘둥그레지는지, 마주할 때마다 이 공간이 지닌 매력을 실감하곤 합니다. 정말 마법 같은 순간이에요!
COLORS OF HOME 보르도에 있는 집에선 탠저린 컬러를 꼽고 싶습니다. 차분하면서도 매혹적인 오렌지빛이 감도는, 근사한 페인팅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이는 프랑스 작가인 모델 리스(Model Rice)의 그림으로, 주방 쪽에 걸어두고 감상하곤 합니다. 또 현관문 쪽에 추가한 브론즈와 다크 커리 컬러의 무드도 좋아합니다. 앞서 언급한 거실 러그에서도 이 컬러들을 찾을 수 있어요.
카사 카조를라의 키 컬러는 그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창문 프레임 컬러로 선택한 싱그러운 녹색이 카사 카조를라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MUSIC FOR HOME 저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데 정말 재능이 없기 때문에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재즈풍 앰비언스 뮤직이라면 저희 두 집에 완벽하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SCENT WITH HOME 솔직히 말해 집에서 강한 향이 나는 걸 선호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좋아하는 향을 떠올려보면 ‘플뢰르 도랑제(Fleur d’Oranger)’입니다. 로우한 느낌을 그대로 살린 벽이 돋보이는 침실에도 잘 어울리는 향이에요. 초크나 석회로 만든 새하얀 도료의 텍스처가 느껴지는 벽은 오렌지 블러섬의 향기와 지중해 스타일을 연상시킵니다.
카사 카조를라는 자연 속에 자리해 그 자체로 내추럴한 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향수를 더하지 않고 이 공간을 찾는 분들이 오가닉하게 편안함을 느끼고 자연이 제공하는 모든 것을 누리길 바라요.
PERFECT DAY AT HOME 주말 말고 주중에 집에서 보내는 완벽한 하루를 상상해볼게요! 처음 그려지는 장면의 배경은 아늑한 침실입니다. 르 마틀라 프랑세(Le Matelas Français)에서 구입한 침대에 프렌치 브랜드 메종 르갱(Maison Regain)의 빈티지 사이드 테이블을 둔 공간이죠. 딸아이보다 먼저 일어나 아이가 깨는 순간을 기다리고, 그 후엔 함께 침대에서 놀고 웃으며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아침 식사부터 드레스업이나 메이크업 같은 준비 과정을 모두 아이와 같이 하며 행복함을 느낍니다. 그런 다음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본격적으로 일과를 시작해요.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집에 머물며 업무 이메일을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그런 다음 소셜 미디어를 체크하고 오전엔 콘텐츠 제작과 촬영에 공을 들입니다. 이런 제게 집은 창의적인 공간 그 자체이기도 하죠. 그런 다음엔 제 브랜드의 뉴 컬렉션을 디자인하곤 해요.
유치원으로 아이를 데리러 가기 전에는 디자인 북을 읽으며 여유롭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합니다. 영감을 채우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에요.
MEANING OF HOME 호기심 넘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공간. 동시에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가 바로 집입니다.
패션과 인테리어처럼 제가 그리는 디자인은 점점 더 발전시키고 싶은, 끝이 없는 진정한 열정의 분야입니다. 공간을 가꾸는 일은 끝맺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나, 나의 하루하루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함께 진화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2년간의 레노베이션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현재 또 다른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선보이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마이월드는 정성과 애정을 담아 ‘집’이란 공간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의 명료하고 오롯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시리즈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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