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엄마에게서, 프랑스식 스킨케어 철학의 비밀

2026.05.29

엄마의 엄마에게서, 프랑스식 스킨케어 철학의 비밀

프랑스 여성에겐 우리를 그 매력에 푹 빠지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매끈한 피부보다 중요한 자연스러움, 완벽한 얼굴보다 더 매력적인 개성. 뷰티 철학도 의외로 단순해요. 덜어내고 천천히 즐기고, 자신에게 맞는 루틴을 오래 유지하는 것. 힘들이지 않아도 드러나는 그들의 세련된 아름다움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공개합니다.

@camilleyolaine

프렌치 스킨케어의 법칙

프랑스식 뷰티 루틴에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유독 매료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아마도 프랑스 여성들이 힘들이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동시에 세련되어 보이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프랑스 약국 뷰티 셀렉트 숍 프렌치 파머시(The French Pharmacy) 창립자인 마린 뱅상(Marine Vincent) 박사는 자신의 신간 <프랑스식 피부 관리의 정석(The French Skincare Bible)>을 통해 프랑스식 뷰티 철학에 대해 설명합니다. 프랑스 여성들처럼 무심한 듯 멋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니고 싶다면, 뱅상 박사가 밝혀낸 프랑스 여성들의 암묵적인 뷰티 룰을 참고해보세요.

완벽하지 않아야 아름답다

“프랑스 여성들은 대체로 자신이 많은 노력을 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아요. 그건 그들 사이의 금기 같은 거죠. 대놓고 아름다움을 좇는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조금 속된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거든요. 브랜드 로고나 패턴이 드러난 가방을 선호하지 않는 것처럼요. 짙고 무거운 풀 메이크업, 과도한 성형이나 시술을 기피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에요.” 영국에서 20년을 보낸 그녀는 프랑스 사람들이 영국인보다 노화의 흔적이나 얼굴의 개성을 훨씬 더 자연스럽게 생각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를테면 약간 비뚤어진 치아 같은 것 말이죠. “우리는 개성을 사랑해요. 완벽하지 않은 건, 그 자체로 굉장히 매력적인 부분이 될 수 있거든요.”

@_stacymartin

맞춤형 스킨케어 루틴 찾기

프랑스 여성들은 자신의 피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관리법을 전문가에게 조언받아서 실천하는 데 익숙해져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프랑스 여성들은 자주 찾는 피부과 전문의와 약사가 있죠. 스킨케어 루틴도 마찬가지예요. “내 피부에 맞는 스킨케어 루틴을 추천받으면, 그대로 꾸준히 유지하려고 합니다. SNS에서 떠도는 여러 트렌드와 그에 관련된 제품을 무작정 따라 사기보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추천한 방식을 따르는 것이죠. 나 자신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효과를 보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자연 유래 성분 사용하기

“프랑스에서는 허브와 식물 성분을 오래 활용해왔기 때문에, 자연 유래 성분을 믿고 사용하곤 해요. 플로럴 워터와 온천수 성분이 대표적이죠. 라로슈포제(La Roche-Posay), 아벤느(Avène), 유리아쥬(Uriage)같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프랑스 브랜드들의 핵심 성분이 자연 유래 성분이라는 건 유명한 사실이죠.” 뱅상 박사는 프랑스 여성들이 사랑하는 또 다른 자연 유래 성분은 클레이라고 말합니다. 클레이는 여러 세대를 거쳐 프랑스 여성들 사이에서 만능 피부 관리 성분으로 여겨져왔어요.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카티에 파리(Cattier Paris)의 그린 페퍼민트 클레이 마스크가 있어요.

뷰티 습관은 대대로 내려온다

대부분의 프랑스 여성들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뷰티 루틴의 영향을 받아요. 뱅상 박사 역시 어머니 실비(Sylvie)와 할머니 미레유(Mireille), 오데트(Odette)가 피부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고 해요. “엄마가 메이크업을 한 채 잠든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정말 단 한 번도요. 화장 솜으로 메이크업을 지우고, 그 뒤에 제품을 바르는 모습을 기억해요. 저는 그 모습에 매료됐고, 따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녀는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고 해요. “자기 관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프랑스에서는 어릴 때부터 향수 가게나 약국에 자주 가니까요. 그냥 삶의 일부가 되는 거예요. 약사에게 어떤 질문이든 주저하지 말고 해보세요. 그게 바로 우리 일상이거든요.”

@jeannedamas

프랑스 여성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프랑스 여성들에게는 몇 가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온천수 성분을 함유한 미스트죠. “프랑스 여성들의 욕실에는 항상 온천수 미스트가 있어요. 특히 여름에는 꼭 사용하죠. 우리는 온천수 미스트 없이 해변에 가지 않아요.” 또 하나의 필수품은 시카(Cica) 크림이에요. 다만 여기서 말하는 시카는 K-뷰티에서 사용하는 특정 성분을 뜻하는 게 아니라, ‘치유’라는 단어 자체를 의미해요. 한마디로 피부 회복을 도와주는 재생 크림인 거죠. 라로슈포제의 시카플라스트 밤은 널리 알려진 시카 크림 중 하나예요. “피부가 자극받았을 때 시카 크림을 마스크처럼 사용하기도 해요. 단, 아기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순한 제품으로 골라야 해요.”

천천히 삶을 즐기는 자세

무심한 듯 세련된 프랑스 여성들의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삶을 천천히, 있는 그대로 즐기려는 자세를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해요. “런던에서는 점심시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요. 다들 하루를 숨 가쁘게 보내니까요.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전혀 달라요. 점심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되어서 여유를 즐길 수 있죠. 작은 것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할까요?” 프랑스에서는 시간을 천천히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이런 철학은 저녁 스킨케어 루틴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스킨케어를 단순히 관리가 아니라, 잠시 속도를 늦추고 현재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여기는 거예요. 프랑스식 뷰티 룰을 이해하고 싶다면, 삶을 천천히 즐기는 자세부터 길러보세요.

김주혜

김주혜

프리랜스 에디터

프리랜스 에디터로 뷰티를 중심으로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폭넓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2014년 <메종 마리끌레르>의 뷰티 에디터로 시작해 <더네이버> 매거진을 거쳐 <신세계> 매거진 뷰티 디렉터, HLL중앙의 광고대행사 ‘스튜디오닷’ AE를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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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h Coates
사진
Instagram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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