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요즘 브랜드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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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요즘 브랜드 로고

2022-11-20T19:05:43+00:00 2022.11.03|

요즘 로고는 보이지 않을수록 우아합니다.

큼지막한 샤넬 벨트를 착용한 2018년의 벨라 하디드. Splash News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힙과 멋의 상징은 커다란 로고 프린트였습니다. 벨트, 백, 재킷, 톱 할 것 없이 어떤 아이템이든 아이템 본연의 존재감보다 로고의 그것이 더 컸죠. 만약 로고에도 목소리가 있었다면 그 시절 거리는 쉴 새 없이 소란했을 겁니다.

내가 걸친 브랜드가 곧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쓰인 그때. 지난 패션계를 돌이켜보면 이렇게 화려하고 대담한 로고 플레이는 주로 맥시멀리즘의 흐름과 함께 찾아왔는데요. 콕 집어 말하지 않아도 2022년은 그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미니멀리즘의 시대니까요.

2022년은 좀 더 신중해졌습니다. 미묘해졌고요. ‘아는 사람끼리만 알아보는’ 로고로 변화했죠.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패턴화해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거나 미니어처 로고로 프린트하거나! 물론 더 로우나 카이트, 보테가 베네타처럼 숨은그림찾기 하듯 로고를 ‘발견’해야 하는 브랜드는 제외하도록 하죠. 그만큼 모든 것이 은밀해졌다는 것, 드러내지 않을수록 우아하다는 것이 요즘 로고 마니아의 트렌드라는 것만 알아둡시다.

@zendaya

발렌티노, 버버리, 구찌 같은 브랜드는 로고를 디자인 패턴으로 활용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젠데이아의 패션입니다. 지난달 파리에서 재킷, 스커트, 스타킹을 모두 셋업처럼 맞춰 입으며 화제가 되었죠. 옷 전체에 새겨진 이 패턴은 발렌티노의 ‘V’를 형상화한 것!

@dualipa

Splash News

버버리는 하우스의 상징적인 말 아이콘을 적용해 심플한 룩에 미묘하고 감각적인 패턴을 더했고, 구찌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까진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아주 희미하게, 그렇지만 아이템 전면에 로고 패턴을 새겼습니다. 단조로움을 녹여내는 정도로요.

그렇다면 미니어처 로고는 어떨까요?

@kyliejenner

Splash News

눈을 가늘게 떠야만 보이는 이 작디작은 로고는 특히 탱크 톱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로에베, 프라다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프라다의 로고 플라크는 그 자체로도 멋스러워 패션 디테일의 기능도 수행하죠.

물론 대담한 로고 플레이의 시대가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패션계가 점차 얌전하고 차분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죠. 옷 좀 입는다는 셀럽들 역시 더 로우 같은 미니멀리즘 브랜드를 즐겨 찾는 것을 보면 더 와닿는 변화입니다. 간결한 것이 더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어쩌면 우리는 이제야 장식과 치장을 걷어내고 제품 그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금세 질리는 변덕 없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