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화보

21세기의 비녀와 댕기

비녀부터 댕기까지. 6월 22일 단오(端午)의 즐거운 순간이나 차분하고 절제된 상황에도 완벽하게 정돈된 스타일링을 선사하는 21세기 요조숙녀의 전유물.

뷰티 화보

21세기의 비녀와 댕기

비녀부터 댕기까지. 6월 22일 단오(端午)의 즐거운 순간이나 차분하고 절제된 상황에도 완벽하게 정돈된 스타일링을 선사하는 21세기 요조숙녀의 전유물.

한류 열풍으로 우리의 정통 머리 장식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단오와 어우러지는 뒤꽂이와 댕기 그리고 창포꽃과 흡사한 붓꽃의 조화.

Gache 남성 중심의 성리학이 지배하는 조선 시대에도 여성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고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욕망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가체’가 바로 그 증표다. 타고난 머리숱이 많아 보이게 하거나 머리 모양을 꾸미기 위하여 머리에 얹거나 덧붙이던 한국 가발의 일종인 땋은 머리로, 플로리스트 박지나의 꽃 장식을 더해 족두리를 쓴 것처럼 연출했다. 트위드 톱은 잉크(Eenk).

Geunettwigi 음력 5월 5일. 오는 6월 22일은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날이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태양의 기운이 가장 맹렬한 단오는 예부터 설날, 추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큰 명절이다. 단옷날에는 농사일을 잠시 쉬고 모두가 새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 유명한 신윤복의 ‘단오풍정’에서 보았듯 여인들은 물가에서 창포물에 머리를 감거나 몸을 씻으며, 그네를 뛰기도 했다. 길고 풍성하게 늘어뜨린 댕기 머리에 호접란으로 탐스러움을 강조한 모습. 실크 톱과 스커트는 프라다(Prada), 망사 슈즈는 샤넬(Chanel).

Binyeo ‘비녀’는 여인의 쪽 찐 머리가 풀리지 않도록 꽂거나 관이나 가체를 머리에 고정하기 위해 꽂는 장신구다. 잠과 채, 두 종류로 나뉘며 잠은 길쭉한 몸체에 비녀 머리가 있고, 채는 ∩형 몸체 위에 장식이 달렸다. 비녀의 모양은 단조로운 것도 있지만 고급품일수록 귀한 소재를 쓰고, 끝부분이나 윗부분에 다는 장식 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호사스러운 형태로 발전했다. 비녀는 예진 주얼리랩(Yezin Jewelry Lab).

Dwikkoji 모델 박지원은 프라다의 기묘한 옷차림과 <보그>의 독특한 ‘뒤꽂이’ 헤어 스타일링으로 모든 것에 심드렁하고 냉소적인 요즘 소녀 분위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쪽머리 뒤에 덧꽂는 비녀 이외의 장식물로 끝이 뾰족한 단순한 뒤꽂이 외에 실용성을 겸한 귀이개 뒤꽂이, 빗치개 뒤꽂이가 있다. 시폰 코트는 프라다(Prada).

Daenggi “웃음은 특별한 것이고, 리본은 희귀한 것이죠. 그러니 나는 특별하고 귀한 사람이에요. 머리엔 리본을 달고 미소를 띠고 있으니까요.” 한국식 리본 장식 ‘댕기’를 마주한 순간 귓속엔 여성 듀오 ‘페이션스 앤 프루던스(Patience & Prudence)’의 목소리가 맴돌았다. 드레스는 렉토(Recto.).

Dduljam 미술사에서 흐트러진 머리카락은 음욕을 상징한다. 대례복을 입고 큰머리를 할 때 머리에 꽂는 장신구 ‘떨잠’을 모티브로 연출한 똑 떨어지는 헤어 스타일링. 빳빳하게 편 앞머리에 알알이 장식한 진주는 한국 전통 스타일을 돋보이게도 하지만 관능적인 머리에 절제미를 더하기도 한다.

Cheopji 조선 시대 왕비를 비롯한 내외 명부(內外 命婦)가 쪽머리의 가르마 위에 얹어 치장하던 장신구 ‘첩지’. 연출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머리 중앙에 가르마를 타고 앞부분에 첩지를 얹는다. 양옆에 붙은 다리를 곱게 빗어 원머리와 같은 결이 되게 붙인 다음, 귀 뒤를 지나 서로 반대쪽에서 쪽 밑으로 돌려 나머지 머리는 모두 쪽에 감아 고정한다.

Norigae ‘노리개’는 다채로운 장식과 율동감으로 정숙과 절제를 강조하던 조선 시대 복식에 화려함을 더한 여인들의 장신구다. 금, 은, 백옥, 비취옥, 금패, 산호 등의 진귀한 재료가 사용되었으며, 매듭과 술, 주체의 어울림을 통해 조화롭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표출한다. 계절과 의상의 종류, 색채를 고려해 착용하는 멋을 엿볼 수 있으며, 실용성과 장식을 겸비하는 지혜 또한 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리개는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여인들의 정성과 염원, 생활상이 반영된 한 시대의 표상이다. 블랙 튜브 톱과 스커트는 방떼(Vente).

Eollebit 관능적인 머리칼에 절제미를 더하는 빗은 머리카락에 기름을 발라 윤기를 낼 때, 때와 비듬을 제거할 때 썼다. 삼국 시대나 고려 시대에는 장식으로 머리에 꽂기도 했다. 반달 모양 ‘얼레빗’은 빗살이 성겨 엉킨 머리칼을 가지런히 손질할 때 더없이 유용하다.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는 프라다(Prada).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안주영
    모델
    김희원, 박지원
    헤어
    가베
    메이크업
    이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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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숙
    스타일리스트
    장희준
    소품
    이다영
    플로리스트
    박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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