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인기 없던 바지를 끌어올린 켄달 제너와 피비 파일로
봄, 여름에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화이트 팬츠. 올겨울엔 지나온 계절만큼 자주 입게 될 겁니다.
사진 한 장이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복귀와 동시에 품절 사태를 일으킨 피비 파일로와 지난해 보테가 베네타 룩 한 벌로 하의 실종 열풍을 불러온 켄달 제너의 만남이니, 설명이 필요 없죠.
켄달 제너는 지난 6일, 피비 파일로의 피스로 온몸을 두른 채 로스앤젤레스를 누볐습니다. 수개월간 보테가 베네타의 룩을 착실하게 소화해낸 켄달이었기에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죠(간만에 바지를 입었다는 사실도요!). 하지만 내심 기다려온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절제미의 본보기와도 같은 그녀가 피비 파일로의 옷에 눈독 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탈착 가능한 스카프가 달린 레더 재킷, 초콜릿 컬러의 킷 카바스 백, 화이트 데님 팬츠. 모두 피비 파일로의 첫 번째 ‘Edits’ 제품이었습니다. 새 신발을 길들일 시간은 없었는지, 늘 신던 더 로우의 키튼 힐로 마무리했지만요.
이번 스타일의 히로인은 화이트 데님이었습니다. 물론 새삼스럽진 않습니다. 피비 파일로가 가장 잘 만드는 아이템이 바로 팬츠니까요. 그녀의 손길을 거친 팬츠는 언제나 미니멀과 페미닌, 깔끔함과 독특함 등 피비 파일로 미학의 정수를 머금고 있죠. 이번 화이트 데님은 길게 떨어지는 밑위와 넓은 통으로 여유로운 분위기를 담아냈고요.
스타일링도 한몫했습니다. 새하얀 도화지처럼 깨끗한 컬러감과 셰이프가 산뜻한 것은 둘째 치고, 룩의 베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선명한 대비 덕분에 스카프를 두른 블랙 레더 재킷의 독특한 실루엣과 텍스처가 더욱 도드라졌고요. 그러니까 이번 룩은 피비 파일로의 미감, 스타일리스트 다니 미셸의 센스, 그리고 켄달 제너의 소화력까지, 삼박자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룩이었던 겁니다. 겨울에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던 화이트 팬츠에 마음을 열 수밖에 없었어요.
켄달 제너가 착용한 피비 파일로의 데님은 애시당초 품절입니다. 하지만 겨울날의 화이트 팬츠를 이토록 수월하게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 큰 수확이죠. 마침 2023 F/W 런웨이에도 참고할 만한 실루엣이 많습니다.
벌룬 팬츠로 화이트 컬러의 유려함을 뽐낸 알라이아, 테일러링의 중요성을 보여준 페라가모, 오버핏의 드레시한 면모를 내세운 아미, 텍스처와 디테일의 힘을 강조한 끌로에 등, 모든 하우스가 화이트 팬츠의 계절감을 앞장서서 넓혀주었죠.
- 포토
- Instagram,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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