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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나의 힘, 박세리 & 김민하

2024.04.01

by 황혜원

    실패는 나의 힘, 박세리 & 김민하

    <보그> 3월호의 얼굴로 채운 포토월.
    ‘보그 리더: 2024 우먼 나우’는 경계를 허물고 꾸준히 도전해온 여성, 우리가 좋아하고 닮고 싶은 여성, 존재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여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연대하는 행사다.

    <보그 코리아>는 ‘보그 리더: 2024 우먼 나우’의 일환으로 3월 28일부터 사흘간 북촌에 위치한 한옥 ‘휘겸재’의 봄마당에서 여성 리더 6인을 만났습니다.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와 샤넬 컬렉션의 피날레를 장식한 모델 신현지, 이름만으로도 충분한 박세리와 할리우드에서 인정하는 배우 김민하, 천문학자 심채경, 시나리오 작가 정서경까지, 커리어와 성취, 고민과 발견, 가치와 목표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찼던 3일간의 토크 세션, ‘토크 나우’. 이금희 아나운서의 따뜻한 목소리와 함께한 그녀들의 길을 잠시나마 따라가보세요.

    3월 29일, 둘째 날에는 박세리와 김민하가 자리했습니다.

    모델로 참여한 ‘보그’ 3월호 표지 옆에 선 박세리. 미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LPGA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곧장 ‘토크 나우’에 합류했다.
    선수 생활만 23년, LPGA 투어 생활만 18년을 한 박세리는 은퇴 후 후배들을 위한 삶을 꾸려나가는 중이다.

    요란스러운 봄비가 내린 날이었지만, 박세리의 입에서는 날씨를 체감할 수 없는 곧고 단단한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미국 LPGA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퍼 힐스 세리 박 챔피언십’을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돌아와 <보그>의 연사로 자리를 빛내주었죠.

    그녀는 박세리 챔피언십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에 방점을 두고 시작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제 꿈을 이루고자 시작한 운동이지만, 저의 꿈이 누군가의 꿈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은퇴 이후의 삶이 점점 선명해진 듯합니다”라며 위치나 경력 때문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죠.

    관객의 이야기를 듣는 박세리.
    이날 그녀는 후배, 주위 사람들의 행복과 성공이 곧 자신의 행복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후배들, 유망주에게 하는 이야기라며,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녀는 “많은 실패와 실수라는 경험 속에서 더 단단해집니다”라며 “좌절과 실패가 자신을 판단하는 절대적 지표가 아닙니다. 실패와 도전 속에서 계속 발전할 수 있죠. 그런 과정을 반복해보니, 물론 상황적으론 힘이 들지만, 그렇다고 실패가 마냥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반복적인 훈련이 결국 자신을 성장시키고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으로 임하는 에너지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밝혔고요.

    “스코어가 잘 안 나올 때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요?”라는 관객의 질문엔 “그것이 저의 가장 큰 단점이었어요”라며 “저조차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몰라 번아웃과 슬럼프를 겪었습니다”라고 털어놓았죠. “잘되는 날보다 안 되는 날이 더 많아요. 하지만 계속 미련을 두면 의미가 없어요.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고 미래가 있잖아요. 1번부터 18홀까지 있으면, 18홀을 보고 가는 거예요. 미련을 빨리 버리고요”라고 답하며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것을 조언했습니다.

    이날 김민하 배우 또한 실패는 과정일 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포토월 앞에 선 배우 김민하.
    수없이 봤던 오디션이 오히려 자신을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지금도 오디션을 본다는 그녀는 “오디션을 볼 때마다 매번 떨어져서 굉장히 절망스러웠거든요. ‘내가 예쁘지 않아서인가, 매력이 없어서인가, 연기를 못하나’ 하고 수많은 생각을 했어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이에 더해 “그렇지만 매 오디션이 제 부족한 점과 장점을 발견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어요. 자꾸 남의 기준에 맞추면 더 안 되더라고요. 나만의 장점을 키우고 내가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다 보니 조금 더 자유로워졌어요”라며 박세리가 밝힌 바와 같이 실패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나가기 시작했다고 밝혔죠.

    다만 <파친코>의 성공으로 외부적인 것이 변화하면서 자신을 잃을까 봐 두려운 적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속도도 맞지 않는 것 같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방향성이 맞나 의심이 생기면서 겁이 무척 많아지더라고요”라며 “변화된 자신을 다잡기 위해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를 계속 곱씹었어요. 내가 이 일을 통해 얻는 행복이 무엇인지,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죠”라고 부쩍 높아진 인지도 때문에 느꼈던 감정을 털어놓았죠. 언니에게 “만약 변하거나 이상해지면 (자신을) 묶어놔라”라고 부탁했다는 귀여운 일화도 공개했는데요. 이날 자리에 동행한 언니는 “평가를 받는 직업으로서 민하가 상처를 받을까 봐 두려웠어요”라고 말해 자매의 우애를 짐작하게 했습니다.

    “만약 변하거나 이상해지면 (자신을) 묶어놔라”라고 언니에게 부탁했다는 김민하가 웃어 보이고 있다.
    진지하게 답변 중인 김민하 배우.

    그녀는 말은 이렇게 해도 늘 느긋한 건 아니라며 “남들보다 느린가, 비교를 하는 순간도 있는데 그럴 때 나만의 속도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고, 지금도 잘 가고 있는가, 새로운 속도가 있지 않을까 도전도 하려고 해요”라고 말해 성장 중인 배우로서 김민하 배우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었죠.

    포토그래퍼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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