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재킷
추석 연휴 기간에 백화점이나 아웃렛에 들렀다면 코듀로이 칼라 재킷을 봤을 겁니다. 칼라에 배색이 들어간, 1990년대 유행했던 그 코듀로이 칼라 재킷이요!
지금 뉴욕과 런던에서는 재킷을 입고 한 손에는 커피를 든 젊은이들이 넘쳐납니다. 정확히는 칼하트의 워크 재킷이죠. 1889년 미국에서 설립된 칼하트는 값어치를 제대로 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해밀턴 칼하트가 만들었습니다. 재킷, 오버올, 코트, 카고 팬츠를 만들어 전형적인 작업복의 대명사가 되었죠. 블루칼라를 위한 고급 작업복의 표준을 정립한 칼하트는 국제 분쟁 시기에 군인과 군무원에게 견고한 캔버스 디자인을 입혀 국가 지원도 약속했습니다. 그 후 1994년 스위스 디자이너 에드윈과 살로메 파에가 유럽과 아시아를 타깃으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칼하트 WIP 라인을 론칭했고, 국내에서는 1990년대 후반 인기를 얻었습니다.
칼하트는 ‘가식 없고 소박한 이들이 입는 옷’이란 스토리로 과거 래퍼들이 자주 입었으며, 최근에는 패션 셀럽들의 눈에 들었습니다. 없던 인기도 만들어내는 카이아 거버, 헤일리 비버,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입었으니, 여성들의 주목도가 높아진 건 당연지사였죠.
특히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최근 개봉한 영화 <우리가 끝이야>에서 칼하트의 오버올, 코듀로이 칼라 재킷을 입음으로써 어린 시절 신체적 학대를 당했던 가정 폭력의 피해자로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중간에 서 있는 인물을 표현했습니다.
사실 칼하트 재킷은 성별의 경계를 뛰어넘는 역할을 합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의상으로 작동하기도 하고, 그런지한 무드, 세련되면서도 유쾌한 룩으로도 활용 가능해 그야말로 입는 이의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실용주의 패션을 선보이는 건 대형 럭셔리 브랜드에 낯선 개념이 아닙니다. 미우치아 프라다 여사의 지휘 아래 프라다와 미우미우는 워크 재킷에 대한 열정을 공유합니다. 퍼렐의 창의적인 안목 아래 루이 비통은 워커를 캣워크로 끌어올렸고요. 마린 세르, 펜디, 준야 와타나베, 사카이 같은 브랜드는 안티 패션에서도 럭셔리를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죠.
스타일 마니아들은 칼하트 WIP의 디트로이트 모델에 열광합니다. 내구성이 뛰어난 면 캔버스 소재에 스트레이트 컷과 코듀로이 칼라, 골드 컬러의 하드웨어, 여러 개의 포켓과 노출 로고가 돋보이며, 전체적으로 견고하면서도 기능적인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이 재킷만큼 스트리트 스타일을 대표하는 아이템은 없죠.
빈티지 숍에서 해당 모델을 찾든 새 제품을 구입하든, 컬러는 베이지, 옐로, 브라운이면 됩니다. 청바지, 기본 티셔츠, 카디건에 매치해도 잘 어울리고, 전투화, 힐, 핸드백까지 다양한 룩과 조합이 가능합니다. 격식과 상관없이 어떤 룩과도 함께할 수 있으며, 꽃무늬 드레스나 레이스 스커트와도 매치할 수 있기에 대안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죠. 올가을부터 초겨울, 내년 봄까지도 이 워크 재킷 하나면 충분합니다.
- 글
- Paulina Berges
- 사진
- Getty Images, Splash News, Instagram, 영화 <우리가 끝이야> 스틸 컷,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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