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S 밀라노 패션 위크 DAY 4
4일 차 밀라노의 선택은 화려했던 시기로의 귀환입니다. 구찌는 1960년대 젯셋족을 불러왔고, 베르사체는 도나텔라가 가장 즐거웠던 1997년으로 돌아갔습니다. 2025 S/S 룩들이 중구난방으로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각자의 전성기가 다르고, 아름다움의 포인트 또한 다르기 때문입니다. 밀라노 패션 위크의 절정에서 자신의 미학을 찾아보세요.
구찌(@gucci)
“누군가 그녀의 스타일을 ‘캐주얼한 위엄’이라 설명하는 것을 발견했고, 창작 기간 동안 머릿속을 맴돌았죠.”
사바토 데 사르노의 뮤즈는 재클린 케네디였습니다. 옛 구찌의 고객이었으며 글로벌 스타일 아이콘으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준 그녀. 오프닝 룩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지만, 프린트 헤드스카프와 큰 선글라스가 등장하는 순간, 카프리 시대에 영향을 받았다는 걸 직감했죠. 꽃무늬 프린트가 들어간 형광 그린색의 라피아 코트와 챙이 넓은 선 햇을 매치한 해변 세퍼레이트는 구찌를 입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1960년대 젯셋 스타일을 표현했죠. 이번 시즌 구찌 백의 인기에 힘입어 뱀부 소재의 금색 암 밴드와 초커 장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전에 없이 캐주얼한 무드를 보여준 청바지에 긴 오버사이즈 코트로 쇼를 마무리했으며, 이는 오늘날의 젯셋 정신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가장 화려했던 시기로 돌아간 구찌. 화려해 보이지만, 속내는 그가 만든 옷처럼 차분합니다.
베르사체(@versace)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1997 S/S 베르사체 베르수스 쇼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도나텔라의 디자인이 확산한 컬렉션이었죠. 그녀가 1997 S/S 쇼에 끌린 이유는 “즐거운 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직접 밝혔습니다. “1990년대는 자유, 행복이 있었고, 생각이 없었으며, 옷을 조합하는 데 더 캐주얼했습니다”라고 설명했죠. 실제로 그녀는 활기찬 방식으로 프린트와 패턴을 창조했습니다. 다음 해인 1997년 7월, 오빠 지아니 베르사체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기 전까지 그녀는 무척이나 행복했고요.
그녀는 디자이너로서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무렵으로 돌아갔고, 확실히 이번 컬렉션은 꽤 젊어 보였습니다. 베이비 파스텔 컬러, 슬립 드레스와 카디건 콤보, 데님과 쇼트 팬츠까지 섹시함보다는 달콤함이 더 묻어 있었죠. 또 오래된 베르수스 쇼에는 미묘한 컬러 사용법이 적용되었는데, 캐러멜 컬러의 캠프 셔츠와 라벤더 컬러의 팬츠, 여성용 구리색 탱크 톱과 라일락 컬러 스커트의 조합이었죠. 보라색 가죽 팬츠에 부드러운 노란색과 흰색의 남성용 가죽 재킷도 과거를 떠올리게 했고요. 아녹 야이가 입은 골드 스팽글 스트랩리스 드레스는 사실 3D로 인쇄되었습니다. 베르사체 아이콘은 기계가 프로그래밍한 것이죠. 그런 방식으로 베르사체 컬렉션 전체를 디자인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번 컬렉션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건 도나텔라가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대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도 착실히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미쏘니(@missoni)
필리포 그라치올리는 내면 속 괴짜를 책상에 꺼내놓은 채 지그재그 패턴을 강박적으로 탐구했습니다. 쇼 시작 전 무대 뒤에서 그는 “미쏘니의 대담한 예술적 정신과 장난기를 되살리고 싶다”라고 설명했죠. 아카이브를 뒤져 토템 분위기가 나는 활기찬 줄무늬 컬렉션을 발굴했습니다. 본래 1990년 월드컵 기념으로 만든 무늬였죠. 필리포는 줄무늬를 뾰족한 3D 삼각형 니트 형태로 만들었는데, 물결치거나 튀어나오거나 아코디언 주름이 잡힌 룩은 걸을 때마다 흔들리거나 회오리쳤습니다. 니트웨어의 표현적 한계를 뛰어넘는 룩들은 그의 강박적 탐구에 입는 이의 즐거움도 포함되었음을 말하고 있었죠. 미쏘니의 물결 속에서 움직이는 즐거움을 만끽해보세요!
수네이(@sunnei)
시몬 리조와 로리스 메시나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파격적인 쇼를 선보였습니다. 전통적인 케이크 대신 노화, 시간의 흐름을 성찰했습니다. 모델은 70~80세의 예술가와 친구들로 구성되었으며, 주름과 흰머리를 당당히 드러내며 런웨이를 걸었습니다.
코튼 셔링 톱에는 구름처럼 커다란 주름 장식이 달린 캐플릿이, 볼륨감 넘치는 그네 드레스에는 대담한 사선 스트라이프가 프린트되었고, 1980년대 메시나의 어머니가 그린 일러스트가 기괴한 무도회 가운처럼 드러나 있었죠. 보그 런웨이 에디터는 이를 수네이의 첫 꾸뛰르라고 말했습니다. 이 쇼에 대해서는 더 얘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는 것이 곧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마음만은 늘 청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올 테니까요. 그리고 수네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네이의 세계에서는 아무도 늙지 않습니다.”
#2025 S/S MILAN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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