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디올의 퍼퓸 헤리티지,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

2025.05.02

디올의 퍼퓸 헤리티지,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

30번지 몽테뉴에서 서울까지, 찬란한 꿈의 여정.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가 상륙했다.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시작한 이 전시는 런던, 뉴욕,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거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디올 하우스가 수놓아온 아름다움의 역사를 감각적으로 재조명한다. 플로렌스 뮐러(Florence Müller)의 큐레이션과 OMA의 시게마츠 쇼헤이(Shohei Shigematsu)가 설계한 몰입형 공간 속, 75년이 넘는 디올의 유산이 재탄생한다.

전시는 파리 30 몽테뉴에서 시작된 디올의 꿈을 따라 정교하게 설계된 동선으로 이어진다. 몽테뉴 도입부는 진귀한 사진과 상징적 아카이브로 구성된 공간으로, 디올 하우스의 오뜨 꾸뛰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꿈의 왕국’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미스 디올과 쟈도르 존에서는 디올 향수의 헤리티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으며, 이 흐름을 따라 디올 하우스의 향수와 꾸뛰르가 만들어낸 예술적 유산을 집중 조명한다.

미스 디올 존은 디올 퍼퓸 헤리티지를 이야기하는 첫 장이다. 크리스챤 디올에게 향수는 드레스를 완성하는 마지막 터치였다. 향이 없는 드레스는 미완성이라고 여긴 그는 1947년, 사랑의 향기가 나는 향수 미스 디올을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이 상징적인 향수의 정신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에바 조스팽의 텍스타일 설치 작품을 통해 미스 디올에 깃든 다양한 매력을 조명한다. 미스 디올은 디올 향수가 지닌 유산과 현재를 잇는 장인정신의 출발점이며 시대를 관통하는 퍼퓸 예술의 서막을 열었다.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는 삶에 대한 사랑의 선언과도 같은 향수다. 스위트피와 베르가못의 싱그러운 향으로 시작해 첫눈에 반한 사랑처럼 강렬한 설렘을 불러일으키고, 다마스크 로즈와 피오니의 화려한 하모니는 고고한 존재감을 더한다. 마지막은 화이트 머스크의 부드럽고 산뜻한 잔향으로 사랑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프랑스에서 1864년에 설립된 메종 포레(Maison Faure)에서 제작된 자카드 보우는 오뜨 꾸뛰르 리본 제작의 정수를 담아 보틀 위를 우아하게 감싸며, 언제 어디서나 향기를 더할 수 있는 롤러-펄 형태로도 만나볼 수 있다.

쟈도르 존은 디올 하우스가 창조해온 여성성과 아름다움의 정수를 감각적으로 구현하는 공간이다. 전설적인 향수 쟈도르는 럭셔리와 자유, 그리고 고귀한 에너지의 상징으로 자리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 찬란한 미학을 예술 작품과 설치로 풀어낸다. 그 중심에는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쟈도르 로르 마스터피스가 있다. 무라노 유리와 순금 도금된 브론즈로 구성된 이 비즈 플라워 형태의 암포라는, 향수가 마치 꽃 속에서 피어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신비의 사원에서 드러난 비밀처럼 아름다운 향기를 시각화한다. 보틀을 넘어 하나의 설치미술로 완성된 이 작품은 쟈도르의 정체성을 조형 언어로 구현한 익셉셔널 피스다. 오토니엘의 마스터피스와 함께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과 인디아 마다비가 제작한 특별한 보틀, 그리고 리한나가 착용한 골드 자수 드레스는 쟈도르를 하나의 예술로 완성시킨다.

프란시스 커정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NEW 쟈도르 로르는 2023년 9월, 오렌지 블라썸, 자스민 그랜디플로럼, 센티폴리아 로즈의 노트를 중심으로 재해석했다. 리한나가 착용한 수천 개의 비즈 드레스, 그리고 향수병의 곡선을 닮은 네크리스는 이 향수에 또 다른 실루엣을 부여한다. 경이로움과 고귀함,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여성성의 정수가 이 공간에 머물고 있다.

컬러라마 존에서도 디올 향수의 헤리티지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 연출은 아티스틱 디렉터들의 시대별 작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낸다. 컬러라마 존은 색상환의 색조와 조합을 절묘하게 재구성한 설치 작품을 통해 디올 액세서리와 향수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한다.

“Christian Dior: Designer of Dreams” 전시는 2025년 7월 13일까지 계속된다. 디올의 헤리티지는 단순히 오래된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에 살아 숨 쉬며, 여전히 감각적이다. 디올이 직조한 유산과 감각의 여정을 따라 1947년부터 이어져온 퍼퓸 헤리티지와 스토리텔링을 직접 마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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