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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강도 사건에서 노린 귀중한 보석들의 이야기

2025.10.22

루브르 박물관 강도 사건에서 노린 귀중한 보석들의 이야기

문화적 상징인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지난 주말 발생한 7분간의 습격으로 전 세계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프란츠 크사버 빈터할터(Franz Xaver Winterhalter)가 그린 외제니 드 몽티조(Eugénie de Montijo) 황후의 초상화. Getty Images

(중부 유럽 시간 기준) 10월 19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경, 얼굴을 가린 네 명의 용의자(최초에는 두 명으로 알려짐)가 전동 공구와 트럭에 장착된 크레인을 이용해 프랑스 왕실 보석을 다수 소장한 박물관 내 아폴론 갤러리(Galerie d’Apollon)를 침입했습니다. 프랑스 문화부(France’s Ministry of Culture)에 따르면 강도들은 귀중한 유물 9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강도 사건에 대해 “프랑스 문화유산에 대한 공격”이라고 성명을 발표했죠.

루브르 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1911년 이탈리아 수리공인 빈첸초 페루자(Vincenzo Peruggia)에 의해 도난당했다가 2년 후 피렌체에서 회수되었고요. 1976년에는 세 명의 도둑이 1824년 샤를 10세(King Charles X) 대관식에 사용된 다이아몬드가 박힌 검을 훔쳐 달아났고, 그로부터 7년 후에는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이 기증한 16세기 밀라노제 화려한 갑옷 두 점이 사라졌다가 2021년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1998년에는 프랑스 화가 카미유 코로의 풍경화 ‘세브르의 길(Le Chemin de Sèvres)’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루브르의 보안 시스템은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주말의 절도는 더욱 충격적이고요.

프랑스 <보그>의 기고가이자 보석 전문가인 린 예거(Lynn Yaeger)는 “보석 업계가 완전히 충격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파리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보석을 훔치는 갱단이 많았지만, 이번 사건은 1911년 모나리자 도난 사건만큼이나 중대합니다. 모든 것이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일요일에 정확히 무엇이 도난당했고, 도난품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보석들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루브르에서 정확히 무엇이 도난당했나요?

문화부는 도난당한 보석들이 1810년 나폴레옹 1세가 두 번째 아내인 오스트리아의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결혼 선물로 준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 컬렉션의 목걸이·귀고리·티아라, 그리고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 컬렉션의 브로치·보디스 리본·티아라를 포함한다고 확인했습니다.

2020년 1월, 루브르에 전시된 마리 루이즈 황후 컬렉션의 에메랄드 보석. Getty Images
2025년 4월, 루브르에 전시된, 루브르 관계자들이 회수한 외제니 황후 컬렉션의 티아라. Getty Images

다행히도 그들이 사라진 길목에서 티아라 한 점이 손상된 채 발견됐는데, 외제니 황후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보석을 도난당한 왕족들은 누구였나요?

1856년의 외제니 황후. Getty Images
오스트리아의 마리 루이즈 초상화. Getty Images

외제니 황후, 즉 외제니 드 몽티조는 나폴레옹 3세의 아내이자 보나파르트(Bonaparte) 왕조의 패션을 주도하고, 영국의 선구적인 꾸뛰리에인 찰스 프레데릭 워스(Charles Frederick Worth)와 협업해 패션 역사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었습니다. 웅장하고 파격적인 취향을 지닌 것으로도 유명하죠.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비평가인 알렉산더 퓨리(Alexander Fury)는 외제니가 ‘엠프레스 블루(Empress Blue)’를 세상에 소개했을 뿐 아니라 루이 비통 트렁크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1854년 루이 비통이 파리 카퓌신(Capucines)에 트렁크 제작자로 처음 자리 잡았을 때, 그는 황후의 짐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황후의 말을 빌리자면, ‘가장 아름다운 옷을 정교한 방식으로 포장하는’ 일도 맡았죠”라고 퓨리는 2013년에 <인디펜던트>지에 썼습니다.

오르탕스 드 보아르네 초상화. Getty Images
마리 아멜리 왕비. Getty Images

파르마 공작부인 마리 루이즈는 나폴레옹 1세의 첫 번째 아내로 알려졌으나, 1814년 나폴레옹 퇴위 후 그를 떠났습니다. 기록 보관소 역사상 가장 유명한 보석 중 하나는 (다행히도 일요일 루브르 약탈 물품에는 포함되지 않은) 나폴레옹 다이아몬드 목걸이입니다. 1811년 나폴레옹 1세가 아들 나폴레옹 2세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루이즈에게 선물한 것이었죠.

그 외에도 네덜란드 왕비 오르탕스 드 보아르네와 프랑스 왕비 마리 아멜리는 지난주 루브르에서 도난당한 다이아몬드·사파이어 보석 세트를 착용한 왕족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때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유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세트는 24개의 실론 사파이어와 1,083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을 포함하고 있으며, 분리해 브로치로 착용할 수도 있습니다.

도난당한 보석들은 어디로 향할 가능성이 있나요?

예거는 보석들의 행선지에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는 어딘가의 권력자에게 엄청난 횡재로 팔리는 것이고요. 우습게도 이게 좋은 예측이고요. 안 좋은 상황이라면 보석들은 분해되고, 해체되며, 금속이 용해되는 운명을 맞이할 것입니다.”

Emma Specter
사진
Getty Images
출처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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