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달 제너가 탱크 대신 선택한 까르띠에 시계
까르띠에의 탱크와 팬더가 메종의 헤드라이너라면, 베누아는 반항적인 조연입니다. 베누아가 왕족의 손목에 닿을 만큼 클래식하진 않았죠. 다이애나 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탱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상자 모양의 탱크를 즐겨 착용했습니다. 메건 마클 또한 그 뒤를 이어 언제 어디서나 탱크로 자신이 누구의 며느리인지 공고히 하려 했고요. 반면에 프랑스 영화계의 대모라 불리는 카트린 드뇌브, 로미 슈나이더, 잔느 모로 등이 사랑한 건 이 반항적 조연이었죠.
최근 지속 가능성이 패션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베누아가 까르띠에를 원하는 이들로부터 새롭게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고, 희소성 때문에 중고로 내놨을 때 사람들의 흥미를 끌 거라는 의미에서죠.
우선 켄달과 절친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희귀한 까르띠에 베누아를 손에 넣은 바 있습니다. 켄달이 타일러를 따라 샀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지난 7일 LA 거리에서 포착된 켄달 제너도 베누아를 차고 있었죠.
1970년대 베이츠의 라이더 재킷에 카이트의 다니엘 진을 입고, 더 로우의 가든 부츠와 매리언 레더 숄더백, 치미의 이브 선글라스를 매치해 시크한 라이더의 스타일링을 완성했죠. 물론 이날은 휴대폰을 할 때마다 슬쩍슬쩍 보이는 번쩍이는 베누아가 모두의 이목을 끌었지만요!
이 시계는 사실 동그란 모양 때문에 ‘퇴폐적인 욕조의 모양’을 뜻하는 프랑스어 베누아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영어권에서 배스터브(Bathtub, 욕조)라는 별칭을 붙였죠.
베누아를 처음 만든 건 1912년, 까르띠에 창업자의 손자 루이 까르띠에가 러시아 최고 고객이었던 파블로브나 공작 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든 특별 제작품이었습니다. 타원형을 따라 그려진 독특한 다이얼 모양이 당시에도 눈에 띄었다고 전해지죠.
그 후 40여 년이 지난 1957년이 되어서야 베누아가 크기와 소재를 다양화해 까르띠에의 새로운 시그니처로 유통되기 시작했고요. 밴드 주위에 다이아몬드 수십 개를 부착하는 형태도 이때 나왔죠!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스윙 스타일을 가미해 좀 더 얇은 모양의 베누아 알롱제도 선보입니다.
탱크와 팬더라는 거대 산맥 사이에 낀 베누아는 까르띠에의 전략을 여실히 노출하죠.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잇 걸들 가운데 열심히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켄달 제너처럼 베누아는 자신의 길을 가는 거죠.
하지만 켄달 제너가 구입했으니 베누아가 메인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현재 리셀러 사이에서는 1960~1970년대에 생산된 제품이 가장 인기입니다. 발견 즉시 구입하는 게 이득이란 얘기! 베누아의 인기를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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