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방은 어깨에 메지 말고 손가락에 걸어보세요
얼마 전 후배 에디터와 점심을 먹을 때였습니다. 여느 때처럼 각자 ‘쇼핑 위시 리스트’를 이야기하며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데, 후배가 휴대폰 화면을 눈앞에 들이밀더군요.

Prada 2026 S/S RTW

Prada 2026 S/S RTW
“이 가방 예뻐 보이는데 어때요?” 프라다 2026 봄/여름 컬렉션에 등장한 드로스트링 파우치 백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여러 이유를 들며 후배를 만류했는데요. 먼저 럭셔리 백 특유의 고급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크기가 작아 수납력도 떨어지고, 끈이 짧은 탓에 휴대하기에도 불편해 보였죠.

Prada 2026 S/S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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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얘기한 단점이 사실은 장점도 될 수 있겠다 싶더군요. ‘럭셔리=고급스러움’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입니다. 뎀나와 버질 아블로가 거리 문화를 런웨이로 끌어온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고, 미우치아 프라다는 계속 ‘이상하게 입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니까요. 다소 가벼워 보이는 드로스트링 파우치 백을 수백만 원짜리 드레스와 매치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뜻입니다. 사이즈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부족한 수납공간이란 곧 이 백이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들 수 있는 크기와 무게를 자랑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흡사 초등학생 때 들고 다니던 실내화 가방 혹은 운동복을 챙기는 ‘짐 색(Gym Sack)’을 연상시키는 드로스트링 파우치 백에 대한 제 인식이 바뀐 결정적 계기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가방을 드는 방식이죠. 드로스트링 파우치 백을 드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여타 백처럼 어른스럽게 스트랩을 어깨에 걸치는 대신, 손가락이나 손목에 드로스트링을 칭칭 감는 식이죠. 선선한 초여름, 가벼운 백을 손에 대롱대롱 매단 채 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청바지와 흰 티셔츠로 연출한 클래식 룩 또는 얇은 치마나 드레스에 매치한다면 더없이 경쾌한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럭셔리 백에 딸려오는 정리용 파우치 같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멋을 부리되 티는 내지 않아야 하는’ 최근의 흐름과 완벽하게 어울리고요.

Ganni 2026 S/S RTW

Ganni 2026 S/S RTW
프라다 외에도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가니, 로에베, 소피 부하이 등 여러 브랜드에서 화려한 컬러나 패턴을 입힌 드로스트링 백을 출시하고 있거든요. 자그마한 크기 덕분에 심플한 여름 룩의 포인트가 되기에도 충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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