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그녀들! 캐리와 샬롯, 미란다를 만나다
사랑과 전쟁을 넘나드는 <섹스 앤 더 시티>를 지나 <앤 저스트 라이크 댓>에 안착한 캐리, 샬롯, 미란다를 화상으로 만났다. 50대에도 변함없이 솔직하고, 쾌활하고, 로맨틱한 세 여자가 <보그>에 시즌 3의 특별함을 들려줬다.

사랑스러운 자유 영혼, 사라 제시카 파커

그리웠던 캐리의 내레이션이 마침내 돌아왔다! 도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마이클 패트릭 킹 감독 말로는 <앤 저스트 라이크 댓> 시즌 2를 촬영할 때 내가 내레이션이 있는 게 좋겠다고 했다는데 기억은 안 난다.(웃음) 이번 시즌부터 캐리가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하기 때문에 내레이션이 있으면 이야기가 더 매끄러워질 것 같았다. 내 목소리를 통해 시청자와 더 직접적으로 맞닿을 수 있고, 손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총 6개 시즌, 94개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섹스 앤 더 시티>를 거쳐 <앤 저스트 라이크 댓> 시즌 3에 이르기까지, 캐리는 당신에게 변함없이 신선하고 흥미로운 인물인가?
이야기가 신선하지 않다면 아무리 매력적인 인물과 연기도 결국은 억지스러워 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보다 제작진이 느끼는 부담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섹스 앤 더 시티>의 각본가 때부터 함께해온 마이클과 작가들에게 많이 의지한다. <섹스 앤 더 시티> 주역들이 다시 뭉친 것도 아직 우리를 통해 마이클이 세상에 전할 이야기가 더 있다는 데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가 계속되는 한, 캐리를 연기하는 일은 언제나 새로울 거다.

패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 첫 등장에서부터 시몬 로샤의 드레스를 사랑스럽게 착용했다. 새롭게 도전한 스타일은?
실루엣에 변화를 줬다. 첫 의상 피팅을 위해 코스튬 디자이너 몰리 로저스와 대니 산티아고가 런던으로 왔을 때 그들이 이미 많은 걸 준비한 상태였다. 어쩐지 세기말적인 인상을 주는 피스가 많다고 느꼈는데, 마침 마이클이 캐리가 소설을 집필한다는 설정을 얘기해 놀랐다. 심지어 그 소설이 자기 인생의 세기말을 맞이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지 않은가! 새로운 실루엣을 어느 시점부터 등장시켜야 시너지를 일으킬지, 그리고 언제부터 의상이 캐리를 ‘집어삼키기’ 시작해야 설득력이 있을지 고민하는 모든 과정이 아주 즐거웠다. 내가 패션을 아주 좋아하니 더 그랬다.

쥐가 출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정원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등 캐리가 정원에서 마주하는 모든 문제가 복잡한 히스토리로 얽힌 에이든과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연인 관계에서 캐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 그리고 그 판단이 상대에 대한 진정한 배려와 존중에서 비롯한 성숙한 결정일 때 우린 그 방향대로 나아가도 좋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사랑은 길들지 않는 야수 같은 존재다. 자기다운 모습을 잃게 되거나, 선택할 수 있다고 여긴 일을 단념하는 상황도 생긴다. ‘정원을 정리한다’는 것은 심플한 계획처럼 보이지만, 적당한 일조량과 기후, 토양과 타이밍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일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캐리가 마주하는 것은 그런 문제다.

자기 집과 정원, 아래층 남자의 집 등 캐리가 많은 공간을 오간다. 그런 설정이 캐리의 심리 상태와 맞닿은 지점이 있을까?
캐리는 어디든 자기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사실 어디에 있든 다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다. 과거에는 연인과 함께 살아갈 집을 구체적으로 그리기도 했지만, 시즌을 거듭하며 ‘집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온다. 어디든 갈 수 있다면, 과연 나는 어디에 있고 싶은 걸까? 모든 가능성을 다 살펴봐야 하지 않나? 물론 질문을 던진다고 해서 확실한 답을 얻진 않는다. 캐리 역시 그 사실을 깨달은 듯하다. 그 답은 타인이 대신 찾을 수 없다는 사실까지도.

긴 시간 캐리로 살아왔다. 캐리와 점점 멀어진다고 느끼나, 혹은 더 가까워지고 있나?
나는 세 아이의 엄마이고, 28년간 결혼 생활을 해왔으며, 남편과 함께한 지는 33년이나 됐다. 캐리의 삶에 비하면 훨씬 단조롭고 평범하다. 서로 다른 점이 훨씬 많기 때문에 오랫동안 재미있게 연기했다. 시즌 3에서도 낯선 경험을 많이 누렸다. 정말 ‘많은 것’을 했다! 흥미로운 게스트도 많고, 로케이션도 다양하고,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도 자주 바꿨다.

직접 연기하며 캐리의 어떤 점을 가장 높이 평가하나?
여자 친구들에게 정말 헌신적인 사람이라는 것. 캐리가 친구들은 물론 그들의 아이들과도 특별한 관계를 맺고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보며 많은 영감을 얻는다. 물론 그만큼 캐리는 천성적으로 타인에게 관대하고, 새로운 경험과 인연에 열린 자세로 임한다. 미지의 세계로 겁 없이 뛰어들기 때문에 때론 실망하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주저앉는 법은 없다. 냉소주의와는 거리가 먼, 뜨겁고 솔직한 캐리가 이끌어가는 삶의 방식을 팬으로서 존중하고 사랑한다.
여성이라는 무한한 존재, 크리스틴 데이비스

샬롯은 양육을 위해 분투하고, 더 유쾌한 부모가 되기 위해 크고 작은 도전을 감행하며, 암 진단을 받은 남편을 보듬는다. 실제로 두 자녀의 엄마인 당신이 공감한 부분은?
샬롯은 정말 열심히 산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느라 동분서주할 때가 많아 그녀의 모든 일상에 깊이 공감했다. 특히 마음에 와닿은 것은 남편이 암을 진단받은 후 가정을 지켜내기 위해 홀로 분투하는 샬롯이 스스로를 충분히 돌보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다. 후반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아마 많은 시청자가 공감할 것이다. 일상에 매진하다 보면, 우린 ‘괜찮아’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 몸이 ‘아니, 전혀 괜찮지 않은데’ 하고 말하는 순간이 온다. 모든 인간은 보살핌을 필요로 하며, 누군가를 보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샬롯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깨달았다.
가장 즐겁게 촬영한 장면은?
샬롯이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직장 동료들이 삶을 만끽하는 모습에 자극받아 그들을 따라 놀러 나가는 장면이 있다. 대본에서 이 대목을 읽었을 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촬영도 정말 즐거웠다. <섹스 앤 더 시티> 초창기가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와, 전에는 이런 걸 매번 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잖아!’라고 느꼈다.(웃음) 게다가 그 장면에서 샬롯도 똑같이 느낀다는 게 재미있었다.
나이가 들면 친구와의 우정에 쏟을 여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런 와중에도 샬롯이 우정을 지키려고 사력을 다하는 장면이 감동적이다.
30년 지기들이 있는 내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사랑하는 지점이다. 샬롯뿐 아니라 모든 등장인물의 삶에서 우정이 우선순위의 아주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 그런 점에서 샬롯에게 새로운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좋았다. 리사 토드 웩슬리(니콜 아리 파커)는 특히 반가운 인연이다. 샬롯처럼 그녀 역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마침 아이들끼리도 같은 학교에 다니기에 서로 공감하는 지점이 많다. 남자들에게도 더 많은 친구가 필요하다. <섹스 앤 더 시티>와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의 남자 버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캐리의 과거 연인 에이든이 오랜만에 등장해 호응을 일으켰다. 덩달아 샬롯의 전남편 트레이의 등장을 고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샬롯은 해리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으니, 트레이와 다시 사귈 순 없는 일이다. 반가운 재회에 의의를 둔다면, 수많은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이다. 뉴욕에 살다 보면 아주 오래전에 알고 지낸 사람을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꽤 빈번하게 발생하니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아주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1998년 방영하기 시작한 <섹스 앤 더 시티>는 모든 여성에게 당신은 뭐든 될 수 있고, 비록 완벽하진 않더라도 사회에서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기조를 심어줬다. 샬롯을 연기하며 미디어가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의 변화를 느낀 적 있나?
처음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우린 열의로 똘똘 뭉쳐 있었다. 비판도 많았지만,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다.(웃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캐릭터가 왜 완벽해야 하지?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잖아!” 다들 그런 입장이었다. 매번 지나치게 고민하느라 많은 이들을 답답하게 했던 캐리라는 캐릭터가 점점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그뿐 아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방영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싱글 여성이란 존재는 낯설었다. 미디어에서 여자는 여자 친구나 아내로만 그렸다. 그런데 지금은 독신 여성도 하나의 클리셰적 존재가 됐다. 하지만 한 여성이 살아가며 고민 끝에 선택을 내리는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은 여전히 많지 않다고 느낀다.
캐리, 샬롯, 미란다의 유쾌한 일상에 집중하다 보면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근거 없는 걱정이 사라진다. 샬롯을 연기해서 가장 좋은 점은?
최근 나오미 왓츠가 갱년기와 그 시기에 겪게 되는 문제에 대해 터놓는 것을 봤는데, 정말 좋았다. 유튜브에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건네는 훌륭한 의사도 많아졌다. 내가 50대이기 때문에 그런 이슈가 더 눈에 띄는 건가 싶지만, 어쨌든 우리 나이대 여성들이 여러 특수한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나눈 게 정말 좋다. 그런 꼭 필요한 변화에 <앤 저스트 라이크 댓>이 한목소리로 힘을 더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삶의 특정한 면을 조명하고, 기념하고, 깊이 이해하는 일에 대한 기여는 샬롯으로 살아가며 누릴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일이다.
다시 뛰는 심장, 신시아 닉슨

지난 시즌에 전남편 스티브, 논바이너리 코미디언 체 디아즈와 모두 이별한 미란다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즌 3의 문을 연다. 게다가 인권 운동가로 변신하는데 이 모든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나?
변화의 기미는 전부터 엿보였다. 일단 사회문제에 맞서 처음으로 단체 행동에 나선 일을 계기로 이제껏 변호사로 살아온 미란다는 권력의 사다리를 오르는 일보다 삶을 중시하게 된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쪽에 서고자 한다. 또한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랬듯 미란다 역시 팬데믹 시기에 술에 의존한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결혼 생활이 고착된 패턴에 갇혀 있었고, 그 관계에서 어떤 즐거움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깨닫는다. 캐리 혹은 리사 토드 웩슬리처럼 쭉 한길을 걸어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여유로운 50대를 맞이한 인물과 달리 미란다는 지금껏 쌓아온 것과 과감하게 이별하고 새로운 세계에 뛰어든다. 아직 그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젊다. 다만 적은 나이는 아니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야 하는 것뿐이다. 그런 식의 메시지를 미란다와 함께 실어 나를 수 있어 좋았다.
지난 시즌에서는 주로 편한 셔츠를 입고 등장한 반면 시즌 3에서는 정갈한 헤어스타일과 수트 차림을 앞세운 당찬 커리어 우먼으로 회귀했다. 마이클 패트릭 킹은 “원래부터 반항적인 성향이었던 미란다가 다시 확신에 차 성취감을 만끽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동의한다! 미란다는 언제나 그랬듯 여러 말썽을 일으킨다. 미란다는 원래 그런 사람인 것 같다. 늘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찾으려 애쓰고, 그 과정에서 문제를 몰고 온다. 그럼에도 그녀가 어떤 길로 가고자 한다면 뒤따라갈 가치는 확실히 있다. 내 경험에 따르면, 미란다는 분명 옳은 곳을 향해 나아갈 테니 말이다.

에피소드 내내 미란다가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미란다는 인권 단체를 대변해 목소리를 내는 법을 배워가고, 꽤 잘해나간다. 하지만 그녀가 여성(혹은 논바이너리)과 연애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것, 그것이야말로 정말 큰 변화였다. 마지막으로 연애한 지 20년쯤 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놀라운 변화다. 이제는 그때보다 나이가 훨씬 더 들었고, 데이팅 앱이니 뭐니 하며 사람을 만나는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매사에 그렇듯 미란다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한다. 그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개인적으로 <섹스 앤 더 시티>와 <앤 저스트 라이크 댓> 모두 등장인물들이 연애를 할 때 드라마의 진정한 매력이 발휘되는 듯하다.
한편 미란다가 느닷없이 밈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되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유명인으로서 공감한 면도 있을까?
그 에피소드는 셀러브리티를 비롯해 많은 현대인이 가진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극악무도한 악플러의 경우만 제외하면, SNS는 사람들을 빠르게 결집시키고 응축된 목소리를 내는 아주 효과적인 수단이다. 기후 변화 운동처럼, 사회 운동가와 젊은 세대가 SNS에서 선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놀랍다. 주류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정보를 발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SNS는 무척 귀중한 자산 아닐까.

시즌 3에 등장하는 다양한 이슈 중 가장 와닿은 것은?
<섹스 앤 더 시티> 파일럿을 찍을 때 생후 8개월이었던 첫째가 올겨울이면 스물아홉 살이 된다. 둘째는 얼마 전에 대학을 졸업했고, 열네 살 막내는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인생의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대사지만 50대의 좋은 점은 아이들을 다 키우고 다시 원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다. 더 현명한 상태로 두 번째 사춘기를 맞이하는 기분이랄까. 그런 점에서 성장한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다시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미란다의 모습에 공감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시간을 잘 쓰는 것이다. 삶의 끝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유를 만끽하면서도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늘 도전해보고 싶었던 일을 아직 시도하지 못한 주변 친구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릴 거냐”고 종종 묻곤 한다.
30년 가까이 미란다로 살아오며 인물과 함께 성장해왔을 거라 짐작한다. 과거의 미란다를 떠올리면 어떤 감회에 사로잡히나?
미란다는 실제 나와도 다르고, 내가 맡아온 어떤 캐릭터와도 다르다. 아주 시니컬하고, 날카롭고, 위트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낙천적인 편이다. 미란다로 처음 연기할 때가 서른한 살이었는데, 그 후 솔직한 성격의 미란다를 연기하며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그녀의 행동에 대해 ‘이건 좀 아닌데’라고 여긴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 몇 년 사이 미디어에서 “옛날에는 미란다가 공격적이고, 남을 가르치려 든다고 느꼈는데 지금 보니 맞는 말만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선구적인 작품 속에서도 가장 선구적 인물이었던 미란다는 내게 엄청난 도전인 동시에 가장 뿌듯한 수확이다. (VK)
- 피처 에디터
- 류가영
- 포토
- COURTESY OF WARNER B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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