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재킷은 허리를 꽉 졸라매기!
올가을부터는 가죽 재킷도 허리가 쏙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라면 벨트로 조절 가능한 스타일이라는 것이죠.

헐렁한 바지에서 스트레이트로 가는 길이 쉽지 않듯, 벙벙했던 재킷의 핏도 단번에 디올의 바 재킷으로 갈 순 없나 봅니다. 오버사이즈는 여전히 사랑받고, 라인이 들어간 것은 여전히 촌스럽게 보이니까요. 그 절충점으로 탄생한 것이 벨트입니다. 허리를 졸라매든 골반에 걸치든 어디든 있기만 하면 됩니다.
벨트 유행의 조짐은 가방부터 시작됐습니다. 버클 백이란 이름으로 프라다부터 토템, 마누 아틀리에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스타일로 벨트 디자인을 선보였고 모두 인기를 끌었죠. 그 이후 본래 기능을 찾은 듯 흘러내리지 않는 옷의 허리에 안착했고, 이제는 재킷 위로 슬그머니 올라왔습니다.

런웨이를 살펴보자면, 생 로랑은 실크 코트부터 가죽 재킷, 드레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묶었습니다. 루이 비통은 적극적이지 않지만, 허리 실루엣이 달라졌다는 건 확인할 수 있었죠. 짐머만과 마린 세르, 시몬 로샤는 벨트로 허리를 묶었고 빅토리아 베컴은 생 로랑의 노선을 따랐습니다.
스트리트에서 이를 따르고 싶다면, 올가을에는 슬립 스커트나 와이드 코듀로이 팬츠에 매치하는 것이 제격이고요. 트렌드 헌터인 헤일리 비버의 룩을 참고하세요. 헤일리는 키튼 힐을 신고 실크 미디스커트에 블랙 레더 재킷을 블라우스처럼 매치한 뒤 허리를 꽉 졸라맸습니다. 피비 파일로의 레더 재킷을 미니 드레스처럼 입었고요.


바바라 팔빈은 레더 재킷 아래로 레이스 스커트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죠. 블랙 펌프스, 베이지 컬러의 마누 아틀리에 백을 들어 완벽한 가을 룩을 완성했습니다. 인형 같네요.

사실 이 실루엣은 1980년대를 가리킵니다. 1970년대 여성해방운동을 시작으로 1980년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졌고, 파워 수트를 통해 여성의 권력을 표현했죠. 어깨는 각지고 허리는 잘록한 파워 수트는 여성성을 강조하면서도 사회 활동에 대한 의지를 품었죠. 2026 봄/여름 컬렉션에서 대두된 ‘여성적인 것이 가장 강한 것’이라는 경향과도 연결되고요.
한동안 벙벙한 스타일만 추구하다 허리를 졸라매는 것이 불편하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저 같은 분이라면 자유로이 입어보세요! 여성으로서 자신을 드러낼 때 훨씬 자신감 있어 보인다는 게 지금부터 내년까지의 키워드니까요. 올가을에는 허리를 꽉 졸라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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