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왕세자비도 입었던 ‘볼륨 스커트’가 우아하게 돌아왔다

2025.12.18

하솔휘
Héloïse Salessy

다이애나 왕세자비도 입었던 ‘볼륨 스커트’가 우아하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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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룩을 고민하며 덴마크 모델 소피아 로(Sophia Roe)의 룩을 캡처했습니다. 질 샌더의 볼륨 가득한 스커트와 알라이아의 보디수트, 굽이 그리 높지 않은 펌프스까지! 무채색을 선호하기에 이렇게 실루엣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은 무조건 입고 보거든요.

‘버블 스커트’, ‘벌룬 스커트’, ‘퍼프볼 스커트’… 별명도 참 많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지난여름까지 발랄하게 입을 수 있는 볼륨 스커트가 인기였지요. 이제 절정을 찍고 점차 사그라져가나 싶던 찰나, 2026 봄/여름 컬렉션에도 볼륨 스커트가 유력한 트렌드로 재등장했습니다. 프라다부터 발렌시아가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업그레이드했죠. 프라다는 색종이를 구긴 듯 불규칙한 볼륨과 컬러감을 특징으로 내세웠습니다. 발렌시아가는 미디 길이에, 차분한 올 블랙 스타일링을 선보였고요.

Prada 2026 S/S RTW

Balenciaga 2026 S/S RTW

이번만큼은 발렌시아가의 손을 들겠습니다. 볼륨 스커트도 차분하게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웠으니까요. 실루엣은 충분히 드라마틱하지만, 컬러나 소재 톤을 낮추면 꾸민 듯 안 꾸민 스타일링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우아하게 스타일링한 볼륨 스커트를 보니, 1987년 칸영화제에서 퍼프볼 스커트를 입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떠오르더군요. 단정한 가운데 패턴과 실루엣으로 완급을 조절한 모습이야말로 지금 다시 봐도 완벽하죠. 몸에 붙는 재킷과 풍성한 스커트의 밸런스도요.

시에나 밀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023년 보그 월드 런던 행사에 스키아파렐리 꾸뛰르 룩을 입고 등장했거든요. 흰색 셔츠를 비튼 듯 연출한 드레이핑 톱과 웅장한 볼륨의 스커트는 드레시함의 한계를 유연하게 넘어섰죠. 임신 중이던 그녀는 몸을 당당히 드러내며 강한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우아함을 넘어 자신의 순간을 축제처럼 기념하는 룩이었죠.

Schiaparelli 2023 F/W Couture

Getty Images

볼륨 스커트는 귀엽고 발랄한 아이템에서 벗어나 우아함과 존재감을 표현하는 수단이 됐습니다. 클래식한 재킷과 매치하면 다이애나 비처럼 단아하게, 셔츠나 슬리브리스 톱과 함께라면 시에나처럼 대담하게 입을 수 있죠. 연말연시 그리고 내년까지 한 번쯤 꼭 시도해보세요. 컬러는 최대한 줄이고 실루엣에 집중하는 겁니다. 출근과 데이트 가리지 않고 본전 뽑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