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이 담은 파리지엔과 런던 걸의 뷰티

2026.03.05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이 담은 파리지엔과 런던 걸의 뷰티

Christian Dior Parfums

3일 오후, 파리 튈르리 정원에서는 조나단 앤더슨의 디올 2026 가을/겨울 쇼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야외 런웨이에는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고, 열기가 넘쳤으며, VIP로 가득했죠. 칼라를 세운 재킷 차림의 안내원들은 더위에 지친 관객에게 은쟁반 가득 차가운 에비앙 생수를 쉴 새 없이 나르고 있었습니다. 프런트 로에는 안나 윈투어 옆에 앉은 퍼렐 윌리엄스가 초대장을 부채 삼아 흔들었고요. 지금 가장 핫한 남자로 떠오른 <러브 스토리: 존 F. 케네디 주니어 & 캐롤린 베셋>의 폴 안토니 켈리(Paul Anthony Kelly)는 함께 출연한 드리 헤밍웨이(Dree Hemingway)와 반갑게 재회한 뒤, 프레데릭 산체스(Frédéric Sanchez)의 사운드트랙에 맞춰 몸을 흔들었죠. 런웨이에는 크리스털 장식 반짝이 청바지와 글리터가 수놓인 플러터 스커트를 입고, 캣워크 옆 수련을 따온 듯 연꽃잎 모양 힐을 신은 모델들이 걸어 나왔습니다.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Peter Philips)는 <보그> 백스테이지 인터뷰에서 “튈르리 정원은 원래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화려한 행사를 위해 만들어진 공원으로 긴 역사를 지녔죠”라고 말했습니다. 1564년 조성된 이후 수백 년에 걸쳐 이 공원은 일상적인 만남의 장소, 즉 ‘라 랑콩트르(La Rencontre)’로 활용돼왔죠. “로맨틱한 만남이거나 비즈니스 미팅일 수도 있고, 어쩌면 불법적인 것일 수도 있어요.” 그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덧붙였습니다. “조금 위험한 반전이 숨어 있는 거예요.” 그가 속삭이듯 말한 이 만남(라 랑콩트르)에 대한 비틀린 해석은 디올 2026 가을/겨울 뷰티 룩의 영감이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필립스는 조나단과 회의 중이었죠. “브리핑에는 없던 내용인데, 대화를 나누다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어요. 조나단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있잖아, 그냥 뭔가 신선한 느낌이었으면 좋겠어. 어제 발랐던 아이라인이나 마스카라가 살짝 번진 채 남아 있는 파리지엔 소녀들처럼 조금 흐트러진 듯하지만 아주 섬세하게 말이야.’”

필립스가 헤어 스타일리스트 귀도 팔라우(Guido Palau)와 뷰티 컨셉을 구체화하던 중, 프랑스 출신 배우이자 가수인 세르주 갱스부르가 언급되었죠. “그들은 헤어는 런던 걸 같은 느낌, 살짝 헝클어지고 부스스한 케이트 모스 같아야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아, 그거 파리지엔과 런던 걸이 한 사람 안에서 만나는 라 랑콩트르 같군!’이라고요.”

Christian Dior Parfums
Christian Dior Parfums

그렇게 오늘 필립스는 ‘젊음과 약간의 장난기’를 담은 디올 하우스 특유의 뷰티 코드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번진 듯한 메이크업 룩’으로 모델들을 준비시켰습니다. 모델들의 눈 밑에는 귀여운 로고가 새겨진 디올의 아이 패치, 레 파튜 이으(Les Patchs Yeux)를 붙였고, 이후 팔라우의 팀이 사이드 뱅으로 머리를 낮게 묶은 포니테일에 잔머리를 살리는 헤어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팔라우는 “조나단은 여유로움을 담되 스타일리시하게 가고 싶어 했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팀이 귀 앞으로 삐져나온 가느다란 잔머리를 살리기 위해 헤어피스를 섬세하게 다듬는 모습이 보였죠. “모든 게 부드러워요. 쿨한 프렌치 걸 같은 느낌이죠. 뭔가 공들인 티가 나지 않는 게 핵심이에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팔라우가 연출한 로우 포니테일(낮게 묶은 머리)은 <보그>의 밀라노 뷰티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두드러진 트렌드였고, 그는 “포니테일의 시대가 끝난 게 아니에요. 글래머러스하거나 러프하게 어떤 애티튜드든 부여할 수 있어요”라며 앞으로 더 다양하게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앤더슨의 디올을 위해 이번에 팔라우가 해석한 스타일은 확고하죠. “이 모습은 프렌치 걸이에요. 지나치게 다듬어진 느낌이 전혀 없죠.”

네일 아티스트 아마 콰시(Ama Quashie)는 지난 시즌 조나단이 요청한 ‘그냥 광만 낸’ 깨끗한 매니큐어를 재현했습니다. 디올 베르니 베이스 코트디올 네일 글로우를 얇게 한 번 발라 완성했죠. 필립스 역시 담백함을 유지했습니다. “블러셔도, 컨투어링도, 얼굴에 어떤 컬러도 쓰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며, 스킨케어 성분이 함유된 새로운 디올 포에버 스킨 글로우 래디언트 파운데이션만 가볍게 브러시로 펴 발랐습니다. 그리고 “다른 차원의 광채예요”라고 감탄했죠. 아이 메이크업은 잠들었다 일어난 듯한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디올쇼 온 스테이지 크레용(099 블랙)을 눈썹 위 점막에 바른 후 모델들에게 아래를 보라고 한 뒤 “자, 이제 눈을 꼭 감아봐요”라고 요청했죠. 컬러를 자연스럽게 번지게 하는 그만의 비법이었죠. 그가 직접 가늘게 뜬 눈을 감아 보이며 말했습니다. “가볍고 자연스러운 느낌이어야 해요.” 그는 속눈썹은 가볍게 컬링하고, 디올쇼 온 세트 브로우디올쇼 브로우 스타일러로 눈썹 결만 살려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했죠.

마지막으로 “디올 어딕트 립 맥시마이저(001 핑크)를 발라 수분을 더해주고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었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조나단은 입술이 번들거리거나 인위적으로 반짝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는데, 그의 철학은 이미 충분히 예쁜 것에 덧칠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반짝임을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였죠. “나가기 직전에 한 번 눌러서 광택을 없애줘요.” 필립스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황혜원

황혜원

웹 에디터

<보그> 웹 에디터로 주로 패션 트렌드를 다루며, 웹사이트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쓰는 걸 좋아합니다. 돈이든 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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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en Fanning Andrews
사진
Christian Dior Parfums
출처
www.vo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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