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예품의 품질과 미학을 믿습니다. 사람이 살기 힘든 곳에는 진정한 품격이 머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힘겨운 삶을 살아온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 창립자 브루넬로 쿠치넬리(Brunello Cucinelli)의 고백은 하우스의 근간인 ‘인본주의적 자본주의(Humanistic Capitalism)’를 관통한다.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도시 솔로메오(Solomeo) 대지 위에 구축한 하우스의 철학과 신념은 장인에게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윤리적인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캐시미어를 다루는 방식 역시 사려 깊다. 동물을 해치지 않고 부드러운 빗질로만 속 털을 수확하는 전통을 고집한다. 소재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 2026 봄/여름 여성 컬렉션은 대지, 공기, 물, 불이라는 네 가지 원소를 주제로 하우스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대지를 형상화한 니트는 나뭇잎의 질감을 입체적으로 살려 자연의 생동감을 전했고, 물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은 걸을 때마다 몸을 따라 우아하게 찰랑였다. 특히 꾸뛰르적인 공예를 더한 니트웨어는 쿠치넬리의 뛰어난 예술성도 보여준다. 한편 남성 컬렉션은 자연의 선물인 빛에서 영감을 받아 형태가 볼륨을 결정한다는 원칙에 집중했다. 정교한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길이, 구조적인 어깨를 갖춘 실루엣, 칼라의 변주로 현대적인 세련미를 구현했다. 봄기운 충만한 4월, 브루넬로 쿠치넬리 청담 플래그십에서 열린 <보그> 살롱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패션 디렉터 손은영과 함께 둘러본 컬렉션은 장인의 손길과 하우스의 철학을 그대로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부드럽게 감기는 소재의 촉감, 몸의 곡선을 따라 유연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돋보인 컬렉션은 옷을 입는 행위가 단순히 몸을 가리는 것을 넘어 자신의 존엄성도 돌볼 수 있는 고귀한 방식임을 다시 깨닫게 했다. VK
- 컨트리뷰팅 에디터
- 고주연
- 포토그래퍼
- 엄지수
- 모델
- 천예슬, 김다슬, 자기, 태은, 홍성준, 이태준
- 헤어
- 신도영
- 메이크업
- 조홍근
- SPONSORED BY
- BRUNELLO CUCIN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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