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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 매혹의 초상 – 조영남 편

2016.03.17

by VOGUE

    중년 남자, 매혹의 초상 – 조영남 편

    그들의 생각은 더욱 섹시해지고, 그들의 육체는 비상한 빛을 발하며, 그들의 심장은 더 이상 중력에 함몰되지 않는다. 업적을 향한 건강한 세속성, 가족으로의 회귀, 이타적 지성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매혹적인 중년 남자 6인을〈보그〉가 만났다.

    조영남_가수, 방송인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앞으로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것. 언제까지 지금처럼 무탈하게 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도록 항상 스탠바이 상태다.

    타인에게서 부러운 재능은 무엇인가요?
    젊음. 그래서 나보다 젊은 사람들은 다 부럽다. 가장 부러운 건 어린아이들이다.

    나에게서 자랑스러운 재능은 무엇인가요?
    그걸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해?!

    친구들이 좋아하는 당신의 장점은?
    글쎄, 유인경 같은 친구들이 말하길 내가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고 하더라.

    건강을 위해 무엇을 하시나요?
    자전거를 탄다. 이따금 골프도 하러 가고.

    어떤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시나요?
    내 주변에 있는 ‘여친’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내 말귀를 알아듣고, 내 얘기에 반응해주는 여자.

    외모는?
    절대적으로 상관 있다. 하지만 그건 희망사항이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물론 외모에 따라 나의 반응이, 좋아하는 감도가 상당 부분 달라지긴 한다. 그렇다고 외모가 전부란 뜻은 아니고, 총체적으로!

    어떤 남자에게 경의를 표하시나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이 세상의 모든 훌륭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가 남자답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다 늙은이가 무슨. 그런 때는 없다.

    어떤 사람에게 혐오감이 드나요?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사람. 잘난 척 하고 또 자신이 잘난 걸 인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여자 친구하고 밥 먹고 쇼핑하고 영화 볼 때.

    몇 살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그런 망상은 잘 안 하는 편이다.

    마돈나가 하룻밤을 보내자고 한다면?
    나는 망상하는 걸 싫어한다니까!!!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청담동과 그 근방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청담동에서만 25년 넘게 살고 있다. 나에겐 제3의 고향이다. 제1의 고향은 미국이고, 제2는 충청남도 예산. 제3은 서울. 서울 중에서도 청담동 영동대교 근처.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정신적, 혹은 물질적 유산은?
    오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는 건 재미 없다. 유언장을 한번 써본 적이 있긴 한데,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내 죽음을 발견하는 사람은 벽제 화장터로 옮겨 화장한 후, 영동대교에서 뿌려라.” 25년을 영동대교와 한강을 내려다보며 살았으니까. 그런데 그게 불법이라더라. “그러면 밤에 몰래 뿌려라.” 그렇게 말했다.

    10억쯤 주고 사고 싶은 예술 작품은?
    4월 4일,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미친 소리라고 하겠지만, 내가 그린 그림을 제일 좋아하니, 만약 꼭 예술 작품을 사야 한다면 거기 가서 내 그림을 10억원 어치 사겠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미지는?
    무성 흑백영화 <아티스트>에 아카데미 5관왕을 수여하는걸 보면서 아직 미국은 강하구나, 대단한 나라구나, 하는 걸 느꼈다. 문화적 폭넓음 측면에서의 굉장함, 총명함을 실감했다.

    정신과 의사를 만난다면 묻고 싶은 질문?
    최근에 실제로 정신과 의사를 만난 적이 있다. 첫째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얘기하는 공황장애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고, 두 번째로 나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질문했다. 심각하더라. 나도 잘 모르는 병이긴 한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증세가 심각하다는 그런 답변을 들었다. 전문가에게 들었으니 인정 할 수밖에.

    가장 아끼는 보물은?
    우리 딸. 지금 내가 가장 아끼는 건 그거 하나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지수, 피처에디터 권은경
      아트 디자이너
      illustration / 서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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