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더의 귀환
슈퍼내추럴 피부의 시대. 어떻게 하면 더 얇게 바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끝났다면, 얼마나 더 오래 지속시킬 것인가가 다음 과제다. 하루 종일 가볍고 투명한 피부를 약속하는 파우더의 귀환이 시작됐다.
이번 시즌 피부 메이크업을 한 단어로 압축하자면 ‘Raw!’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은 듯 맨 얼굴 그대로를 드러내는 피부 표현은 사실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메이크업 중 하나다. 공기만큼 가벼운 무게감의 파운데이션으로 피부를 고르게 커버하고, 건강한 윤기까지 돌게 해야 하니 타고난 피부 미인이 아니고서야 좀처럼 감당하기 힘든 미션이 아닐 수 없다. 당장에 사수해야 할 것은 피부에 바르는 순간 순식간에 퍼지고 착 감기는 파운데이션. 0.0001mm만큼의 두께로 파운데이션을 잘 펴 발랐다면 그다음 고민할 것은 ‘지속력’이다. 어떻게 하면 이 얇디얇은 피부 표현을 하루 종일 지속할 수 있을까? 정답은 곱디고운 분가루, 바로 루스 파우더! 한동안 대한민국을 강타한 ‘광’ 피부 표현 덕분에 화장대 서랍 저 안쪽으로 고이 모셔두었던 바로 그 분첩통을 다시 꺼내 들어야 할 때다. 시슬리 프로모션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윤지희 팀장도 파우더의 컴백을 조심스레 예견했다. “한때 파우더를 사용하지 않는 피부 표현이 유행했지만, 지나치게 끈적이는 피부는 오히려 빠른 다크닝 현상을 유발해 피부를 칙칙하고 어둡게 만들죠. 파우더를 적절히 사용한다면 하루 종일 피부 메이크업의 지속력은 물론, 환한 피부 톤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파우더로 마무리한 피부는 대부분 보송보송, 매끈할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다 윤기 있는 표현을 원한다면 시머 타입의 피니시 파우더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재클린 메이크업 아티스트 권일금 부원장도 오히려 루스 파우더가 좀더 앳된 피부 표현에 필수품이라고 추천한다. “적당히 솜털이 있는 피부에 루스파우더를 살짝 두드려주면 훨씬 사랑스러운 피부가 완성됩니다.”
투명하고 환한 피부 메이크업을 연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질 좋은 파우더를 고르는 것은 필수. 파운데이션만큼이나 꼼꼼하게 확인할 사항이 많다. 파우더 통을 바닥에 툭툭 쳐보기만 해도 대략적으로 판가름이 나는데, 가루가 서로 뭉치는 것은 피부 위에서도 고르게 펴지지 않고 두껍게 발려 불투명하게 표현되기 일쑤다. 또 손등에 발랐을 때손의 결이 드러나 보이거나 분말 입자가 밀려나면 피부 위에서도 어김없이 건조한 결과물을 만들기 쉽다. 수분감이 높은 파우더는 손등에 발랐을 때 마치 흡수되는 듯 섬세하게 발린다. 피부의 불균일한 요철이나 모공을 매끈하게 커버할 만큼 입자가 미세하고 고운 파우더를 선택하도록.
피부 톤에 맞는 컬러를 찾는 것도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붉은 기가 있는 피부 톤에는 옐로 베이스의 미색 파우더가, 까무잡잡한 피부 톤이나 창백해 보이는 하얀 피부 톤에는 바이올렛이나 핑크빛 파우더가 잘 어울리죠.” 권일금 부원장의 조언처럼 피부 톤을 커버할 수 있는 컬러 카테고리를 정하고, 여기에서 좀더 정확한 컬러를 찾기 위해선 직접 테스트 해보는 것이 좋다. 윤지희 팀장은 반드시 파운데이션을 바른 피부에 테스트해볼 것을 권한다. “파우더는 파운데이션의 유분 위에 닿을 때 정확한 발색 정도를 알 수 있어요. 흔히 손등에 발라보면서 컬러를 가늠하곤 하는데요. 사실 손은 신체 중 가장 건조한 부위로, 파우더의 정확한 발색을 알아채기가 어렵습니다. 파우더 직전, 그러니까 파운데이션까지 바른 피부 위에 직접 발라보거나 얼굴에 직접 테스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손등에 평소 사용하는 파운데이션을 넓게 바른 후 섹션을 나누어 몇 가지 파우더를 얹어보는 식으로 테스트해보면 좀더 정확한 발색을 알 수 있죠. 처음에는 약간 뽀얗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고, 곧 파우더 입자가 피부에 밀착된 후에는 제 색상으로 발색되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노용남 팀장 역시 동의했다. “턱 라인에 발라보고 테스트해보는 게 좋아요. 더 미세한 컬러 차이를 알고 싶다면 파우더 입자에 물을 묻혀 손등에 문질러보세요. 파우더 상태에서는 보이지 않던 정확한 컬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들 걱정하는 바로 그것, 어떻게 하면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바를 수 있을까? 윤지희 팀장은 퍼프 사용을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퍼프는 피부 표면의 유분을 흡수할뿐더러 양 조절이 힘들어 많은 양을 바르게 됩니다.” 노용남 팀장은 브러시 속에 그 해답이 있다고 설명한다. “퍼프보다는 브러시를 사용하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파우더를 충분히 묻혀 손바닥에 톡톡 두드려 파우더 입자를 브러시모 사이에 투입시킨 후 얼굴에 부드럽게 두드리는 방식으로 발라주는 거죠!”
1 시슬리 ‘휘또 뿌드르 리브르’.
2 슈에무라 ‘라이트벌브 글로잉 파우더’.
3 샤넬 ‘비타뤼미에르 루스파우더 파운데이션 SPF 15’.
4 끌레드뽀 보떼 ‘뿌드르 트랑스빠랑뜨’.
5 바비 브라운 ‘쉬어 피니시 루스 파우더’.
- 글
- 이지나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 모델
- 지이수
- 스탭
- 헤어 / 장혜연, 메이크업 / 박태윤, 네일 / 최지숙(브러쉬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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