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기는 평소 가방을 들고 다니는 대신 패니 팩을 차는 걸 좋아한답니다. LBD를 입을 땐 심플한 셀린, 스포티하게 입을 땐 샤넬의 패니 팩을 고른 그녀!
앞서 본 퍼기와 패션 블로거 샬롯 그로에네벨드와 키아라 페라니처럼 허리에 두르는 것도 좋고, 윌로우 스미스(가운데)처럼 벨트 고리에 매달아 엉덩이에만 차도 예쁘군요.
패니 팩(Fanny Pack)은 우리에게 ‘힙 색’ 혹은 ‘웨이스트 백’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범 백(Bum Bag)이라고 부르죠. 패니(Fanny)와 범(Bum)은 슬랭어로 ‘엉덩이’를 뜻한답니다. 말 그대로 엉덩이 위에 메는 가방이죠. 맨 처음 등장한 건 15세기, 미국도 영국도 아닌 프랑스였습니다. 벨트에 걸어 메는 작은 가방으로 시작됐죠. 그리고 1980년대 미국에 ‘합성 소재’가 소개되면서 패니 팩이 생긴 것. 당시 스포츠웨어가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일론 소재의 패니 팩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담배나 MP3를 넣어 다니기에 너무 편했거든요. 1988년엔 마케팅 전문지 <Adweek>에서 ‘올해의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에 이르러 ‘오래된, 촌스러운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이 성장했던 80~90년대의 향수를 잊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런웨이에 추억의 아이템을 소환했죠. 지난 1월 19일, 파리에서 열린 루이 비통 남성복 컬렉션에 등장한 패니 팩. 무려 슈프림과 협업한 디자인이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루이 비통 수트를 입는 법은 바로 이런 것. 헐렁하게 입고, 쿨하게 패니 팩을 걸치죠.
마르케스 알메이다도 빠져버린 사진가, 말릭 시디베(Malick Sidibe)로부터 영감을 얻은 구찌의 광고 캠페인을 보시죠. 사진가 글렌 루치포드는 말리의 축제 분위기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춤을 추다 펄쩍 뛰어오른 모델의 허리에 패니 팩이 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