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New Destination

2017.11.02

by VOGUE

    New Destination

    예술의 거처가 박물관과 갤러리, 컬렉터의 집을 거쳐 호텔에 안착한 지 오래다. 이제 호텔은 단순한 작품 데코가 아니라, 예술과의 적극적인 협업에 나서고 있다.

    파리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에투알 호텔은 각종 예술 작품으로 꾸몄다. 하이엔드 호텔과 예술계의 고객층은 일치하기 때문이다.

    파리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에투알 호텔은 각종 예술 작품으로 꾸몄다. 하이엔드 호텔과 예술계의 고객층은 일치하기 때문이다.

    2017 메종 & 오브제의 X+Q Art 부스는 소녀상을 보려는 취재진과 관람객으로 붐볐다. 한쪽 팔을 수줍게 잡고 있는 소녀의 포즈를 따라 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바이어들은 구매와 전시를 위한 상담을 받았다. X+Q Art가 파인 아트와 상업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여기듯이, 특정 호텔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 여타 작품처럼 예술로서의 위치를 평가받고 있었다. <보그>는 파리에서 작가 취광츠를 만나 예술성과 상업성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2017 메종 & 오브제에 선보인 아트 컬렉티브 ‘X+Q Art’의 작품. 그중 르메르디앙 호텔과 콜라버레이션한 소녀 조각상 12점이 주목을 받았다. 왼쪽에서 일곱 번째 소녀는 파리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에투알을 상징하는 새로운 작품이다.

    2017 메종 & 오브제에 선보인 아트 컬렉티브 ‘X+Q Art’의 작품. 그중 르메르디앙 호텔과 콜라버레이션한 소녀 조각상 12점이 주목을 받았다. 왼쪽에서 일곱 번째 소녀는 파리에 위치한 르메르디앙 에투알을 상징하는 새로운 작품이다.

    당신은 1999년부터 중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을 돌며 조각을 선보여 왔다. 파트너이자 부인인 샹징 역시 조각가이다. 여타 예술 형태와 다른 조각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조각은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예술 형태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성경에서는 신이 사람을 빚어서 만들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조각가들은 신과 유사한 인물로 여겨진 것. 중국 고전에서도 사람은 여와(중국 신화 속 인류의 시조)가 손으로 만든 피조물이라고 전해 내려온다. 나는 늘 조각가가 신과 가장 가까운 영적인 직업이라고 믿어왔고, 조각이라는 예술을 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07년 X+Q 조각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조각 스튜디오를 설립한 계기와 어떻게 해서 X+Q Art라는 브랜드로 발전했는지 궁금하다.
    나와 반쪽(아내)인 샹징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상하이 사범대학의 예술학부 교사직에서 물러나 오로지 작업에만 전념하기 위해 조각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그 후 3년간 중국의 현대미술계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는데, 우리도 그 상승세에 힘입어 상하이에 기반한 스튜디오를 중국 문화 예술의 중심 무대인 베이징으로 옮겼다. 당시는 예술의 다양한 변주가 허용되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시기적, 지리적 이점이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2010년 현재의 아트 브랜드 ‘X+Q’를 시작하게 되었다.

    장 필립 누엘이 디자인한 호텔에는 미국의 사진작가 앤지 맥모니갈의 사진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 필립 누엘이 디자인한 호텔에는 미국의 사진작가 앤지 맥모니갈의 사진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X+Q Art는 현재 한정판 조각품과 액세서리 등을 선보인다. 당신은 이 프로젝트를 “예술적 창작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어떤 의미인가?
    연장(Extension)이라기보다는 재창조(Recreation)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브랜드로서 X+Q Art는 ‘상업적 실험’을 대변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상업성과 창의성 사이의 균형적인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이 두 분야의 균형를 찾는 일이야말로 예술의 새로운 잠재성을 발견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X+Q Art의 행보는 예술과 상업을 조합한 재창조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X+Q Art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인가?
    현대 중국 사회는 전통과 모던의 대조 혹은 그 대조가 만들어내는 다양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빈곤으로부터 벗어나 고속 성장을 겪은 중국 사회 도처에서 굉장히 흥미롭고 정서적인 스토리텔링이 쏟아졌다. 이러한 현대 중국 사회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이들은 중국의 현대미술가들뿐이다. X+Q Art의 경우 여타 작가들처럼 이러한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좀더 섬세한 방식으로 중국 관객과 교감 해왔다. 우리가 중국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인정받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장 필립 누엘이 디자인한 호텔에는 미국의 사진작가 앤지 맥모니갈의 사진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 필립 누엘이 디자인한 호텔에는 미국의 사진작가 앤지 맥모니갈의 사진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X+Q Art는 “일상 속에 예술을 들여놓는다”는 의도로도 이해된다. 당신의 작품이 ‘관객 혹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길 바라는가?
    르메르디앙과의 파트너십은 우리가 타인의 일상에 어떻게 다가가고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우리의 작품은 서로 다른 시공간, 사람들간의 다중적인 상호작용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르메르디앙 호텔과의 협업은 그 호텔이 위치한 도시, 그 도시가 갖는 문화를 조각이라는 예술 형태로 녹여낸 창작물이다. 예술은 폐쇄적인 창작 과정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은데, X+Q Art의 창작에 있어 ‘개방성’은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우리의 활동을 통해 예술이 단순히 눈으로 보는 대상이 아닌, 접근 가능하고 우리의 삶에 가까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앞으로의 행보 역시 상업성과 예술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로젝트인가?
    그렇다. 현재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르메르디앙 호텔 & 리조트를 위한 3~4점의 아이 메이/미드서머 작품을 추가로 준비 중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의 메종 & 오브제와 밀라노 디자인 페어를 위한 작품도 지금부터 구상에 들어가야 한다. 또한 밀라노와 베이징에 위치한 쇼핑몰 두 곳에서 파인 아트 갤러리와 상업 공간을 융합한 색다른 공간을 열 예정이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에디터
      김나랑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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