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읽고 있는 신간
오늘도 편집부에는 수많은 신간들이 온다. 그중에 이들과 새해를 시작했다.
<19년 뽀삐>이후 만나는 사람마다 추천하고 있는 ‘강아지 만화’다. 엎드린 개의 배 밑으로 손을 쓱 넣는 것처럼 따스하고 말캉한 작품. 저자 의외의 사실은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말 수 적은 개 마루와 살고 있다. 그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낸다. 이야기랄 것이 없다. 마루와 동네를 거닐고, 마루를 쳐다보는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한다. 숨 차지 않게 타박타박 자기 템포로 걸어간다. 이렇게 살고 싶다.
소설가 안젤라 카터는 “도시에는 성별이 있다. 런던은 파리, 파리는 여성, 뉴욕은 잘 적응한 성전환자”라고 말했다. <시리얼 시티가이드 뉴욕>는 그 성전환자가 순면 100% 흰색 티셔츠를 입고, 말갛게 세수한 얼굴로 군더더기 없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장면 같다. 깨끗하게 표백된 사진과 레이아웃도 한 몫 한다. 알다시피 이 책은 영국의 감성 매거진 <시리얼>이 엮어낸 시티가이드 시리즈 중 하나다. 뉴욕의 어디서 쉬고, 먹고, 쇼핑하며, 무엇을 보고 경험할지를 제안한다.
1986년 열린책들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일군 홍지웅 대표와 편집부가 함께 엮은 책이다. 홍 대표의 기고문, 한국의 출판현실에 대해 기자들과 솔직하게 나눈 인터뷰, 시인과 소설가 등 여러 저자가 열린책들을 지켜보며 쓴 칼럼들이 담겼다. 홍지웅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좋은 책을 만들어야 팔려요. 트렌드만을 좇아 다니다가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정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오래 남을 수 있어요. 나는 책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어요. 여전히 책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예요. 영원한 매체. 나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이 책도 그러하다.
- 에디터
- 김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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