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Sword and Sorcery

2019.12.03

by VOGUE

    Sword and Sorcery

    팝 아티스트 FKA 트위그스가 꾸뛰르 드레스를 입고서 자기만의 힘을 발휘한다.

    CLOAK AND DAGGER
    트위그스가 지암바티스타 발리 오뜨 꾸뛰르(Giambattista Valli Haute Couture) 드레스를 입고 릴리스(Lilith)라 부르는 우슈용 검을 들었다.
    부츠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완벽하게 아름다운 FKA 트위그스(FKA Twigs)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여학생으로, 그녀의 표현대로는 ‘진정한 괴짜, 동굴 부족’처럼, 잉글랜드 서남부에 자리한 코츠월드에서 성장했다. 본명은 탈리아 데브렛 바넷(Tahliah Debrett Barnett)이며 어린 시절 별명은 그녀의 관절 꺾기 실력에서 붙은 것이다. 그리고 고전 발레와 오페라에 빠져 있었으며, 두 가지 모두 심도 있게 공부했다. “특정한 것들이 당신의 삶을 영원히 바꿀 수도 있어요.” 그녀가 말했다. 웨스트우드와 고티에에 빠져 있던 싱글 맘 손에 자란 트위그스는 펑크 스타일 이후 번창하던 현란한 신낭만주의 운동에 대한 향수로 생겨난 스타일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인터넷 시대 이전의 잉글랜드에서 트위그스는 아담 앤트(Adam Ant) 그리고 바우 와우 와우(Bow Wow Wow)로 활동하던 아나벨라 르윈(Annabella Lwin)이 우상이던 시기에 낡은 비닐 레코드 커버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엄마가 물려주신 것과 중고용품점에서 득템한 것들을 갖고 즉흥적으로 스타일을 꾸미곤 했다. 현재 그녀와 협업하는 파트너로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의 디자이너 에드 말러(Ed Marler), 스타일리트 매튜 조셉스(Matthew Josephs), 퍼포먼스 아티스트 테오 아담스(Theo Adams)가 있으며 모두 다 신낭만주의를 숭배하는 이들이다.

    I’M YOUR DOLL
    포스트펑크, 뉴 로맨틱 장르의 엉뚱한 장면을 특히 좋아하는 트위그스는 오프 숄더 드레스의 묘한 분위기만큼 매력적이다.
    그녀가 착용한 드레스는 샤넬 오뜨 꾸뛰르(Chanel Haute Couture).

    트위그스는 13세부터 그 지역 극단인 주네이션(ZooNation)에서 댄서로 활동했고, 17세에 런던으로 이사하자마자 언더그라운드 퍼포먼스 아트 카바레 무대에 참여하는 등 직업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극장에서 일하면 저를 차버리겠다고 말하던 남자 친구도 있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도 저는 거기서 일을 구했고, 제가 걔를 차버렸죠. 정말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재즈곡을 부르며 테이블 위를 걸어 다니고 사람들의 음료를 발로 걷어차고, 아주 별나게 굴었죠. 제가 그런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엄마가 모든 의상을 제작하곤 했어요.”

    THE FAERIE QUEEN
    잉글랜드 서남부 코츠월드에서 자란 트위그스는 위험한 숲속의 요정 같다. 드레스는 메종 마르지엘라 아티즈널 디자인 바이 존 갈리아노 (Maison Margiela Artisanal designed by John Galliano).

    패션계의 카멜레온인 트위그스가 발렌티노의 기린 프린트 부츠와 로고 버킷 모자, 메종 마르지엘라의 그랜대드 팬츠 스타일 스커트, 살짝 잘린 부분으로 레이스 거들이 보이는 스트라이프 셔츠를 매치하고 오팔 치아를 낀 채 등장함으로써 파리 꾸뛰르에서 히트를 쳤다. 그리고 메종 마르지엘라 아티즈널 쇼에서는 화이트 타비 부츠를 신었다. 그곳에서 열렬히 존경하는 존 갈리아노의 퍼프 볼 가운에 매료되었다. 그 작품은 원래 매틀로(선원) 스타일 바지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엄마는 제가 서너 살이 될 때까지 세일러 스타일로 입히셨죠.” 그녀가 설명했다.

    FORCE OF NATURE
    “제가 하는 건 오직 연습뿐이에요”라고 말하는 트위그스. 그녀는 새로운 투어를 위해 검술을 연마하고, 폴댄스와 탭댄스 연습에 열중한다.
    발렌티노 오뜨 꾸뛰르(Valentino Haute Couture) 드레스를 입고 자신의 중심을 찾는 트위그스.

    런던으로 이사한 후 사진가 매튜 스톤(Matthew Stone)과 우연히 만났고, 이는 아마추어를 기용한 잡지 <i-D>용 사진 촬영으로 이어졌다. 그녀의 얼굴 사진이 그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고, 그와 동시에 ‘완전 우연히’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첫 앨범 EP1(Extended Play, 수록곡이 싱글보다는 길고 보통의 앨범과 LP보다는 짧은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에 대해 입소문이 났고 즉시 그녀는 두 장의 EP 앨범과 정규 앨범인 LP1을 연이어 발매했다. 그러고 나서 유섬유종 여섯 개를 발견했다. “1년 정도 매일 고통받았어요.” 지난해 받은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음악적으로나 스타일 면에서나 본래의 자신을 찾는 시간을 보냈어요. 남은 생애 동안 검은 망사만 입고 다닐 순 없잖아요.”

    COME UNDONE
    어린 시절 배운 발레 포즈를 자연스럽게 취한 트위그스.
    그녀를 감싼 볼륨감 넘치는 자수 장식 톱과 튤 스커트, 벨벳 소재 브라는 지방시 오뜨 꾸뛰르(Givenchy Haute Couture).

    5년 후 그녀는 장편영화에 처음 도전했다. 영화배우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가 각본을 맡은 <Honey Boy>에서 루카스 헤지스(Lucas Hedges)의 상대역을 맡았다. 더불어 칠레계 미국인 작곡가 니콜라스 자(Nicolas Jaar)와 함께 제작함으로써 새롭고 강력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정말 섬세하고 슬퍼요.” 이 말은 자신의 건강 문제뿐 아니라 로버트 패틴슨과의 이별을 염두에 둔 표현이기도 했다.
    “클래식하면서도 여전히 조금 껄렁껄렁한 스타일이 가미되어 있죠.”

    그녀는 투어를 준비하면서 중국 전통 무술인 우슈(Wushu)를 훈련하고 있다. 그러면서 릴리스(Lilith)라 이름 붙인 자신의 검으로 검술을 연습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저는 훈련만 하고 있어요. 제 몸에 좋지 않은 뭔가를 하는 거죠.”

      Hamish Bowles
      포토그래퍼
      Ethan James Green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