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희극인 박지선을 기억하겠습니다
11월 2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박지선. 생일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비보에 연예계는 물론, 대중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생전에 큰 웃음을 주고, 또래 청춘들에게는 자존감을 가지라며 공감과 위로를 선사하던 그녀. 이제 그녀를 더 오래 기억 속에 남길 때입니다.
박지선은 늘 스스로를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이라고 불렀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을 때, 그녀는 누군가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 개그우먼을 택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즐거웠고, 그런 자신을 보며 부모님도 기뻐하시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해요.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
KBS 공채 22기로 데뷔한 박지선은 <개그콘서트>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했습니다. 개성 있는 외모로 무대를 장악했죠. 데뷔한 해인 2007년 그녀는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2008년 우수상, 2010년 최우수상을 받으며 <개그콘서트> 출신 중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 우수상, 최우수상을 모두 받은 개그우먼이 됐습니다. “참~ 쉽죠잉?”이라는 그녀의 유행어도 빼놓을 수 없죠.
박지선은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박하선의 동료 영어 교사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극 중에서 못생긴 외모에 남자 복까지 없는 신세를 한탄하는 캐릭터로, 특유의 개그감도 많이 선보여 인기를 얻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 말도 잘했던 그녀는 진행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강연에서도 진심이 섞인 고민과 위로를 건네 박수를 받았죠.
“성형을 반대하진 않아요.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얼굴을 사랑해서 날 사랑해줄 수 있는 집단을 찾아간 것 같아요. 잇몸 교정도 안 하고, 어떤 시술도 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길 원하잖아요. 나 자신조차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사랑해주겠어요? 여러분도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그뿐 아니라 음악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아이돌 쇼케이스와 팬 미팅, 영화 제작 발표회 등의 MC로 행사 현장을 누볐습니다. 사려 깊고 물 흐르듯 매끄러운 진행 능력과 순간의 재치는 그녀를 최고의 MC로 만들었죠. 팬들의 마음과 스타의 생각을 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건 그녀가 가진 최고의 능력이었습니다.
많은 이에게 웃음과 위로를 안기며 긍정 에너지를 전하던 그녀,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
- GettyImagesKorea, KBS, 마이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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