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이너 정혜원의 파리 & 런던 여행 #엔데믹시대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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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 정혜원의 파리 & 런던 여행 #엔데믹시대의여행

2022-07-25T15:27:08+00:00 2022.07.25|

안녕하세요?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포포디자인(@foryourfourseasons)’을 운영하는 정혜원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세가 안정되던 무렵, 점차 엔데믹이 자리 잡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남편과 함께 파리와 런던으로 향했어요. 사실 제가 다녀온 여행의 목적은 뒤늦은 허니문이었는데요.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혀 미뤄둔 신혼여행을 이제야 떠났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파리와 런던입니다. 과거에도 좋은 추억을 많이 선사해준 도시이기도 하고, 파리의 로맨틱한 면모와 런던의 힙하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남편과 다시 경험해보고 싶어 두 곳을 여행하기로 결정했어요. 

허니문이라고 해서 힘을 주고 특별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보다는 스케줄을 정하지 않고 하루의 리듬에 몸을 맡기기로 했어요. 지난 시간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왔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제가 집중한 건 두 도시의 매력을 발견하되 ‘쉼’을 놓치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떠나기 전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과거와 달리 파리에서 아주 편하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었고, 여행지 곳곳에서 마주하는 현지인들 역시 아주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여름이 다가올 무렵이라 계절에 맞춰 싱그럽게 단장한 숍과 야외에서 활기차게 저녁 시간을 보내는 이들을 보면서 ‘아, 내가 여행을 왔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파리 & 런던에서 머문 숙소

여행을 떠나면 주로 에어비앤비에 머무는 편인데요. 팁을 전하자면 해당 숙소의 후기를 꼼꼼하게 보는 건 필수, 여기에 별도로 구글 맵의 로드 뷰를 통해 지하철과 주변 동네를 확인하곤 해요. 지역마다 고유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인근 지역을 살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적극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알아봤어요. 기간이 3주나 되는 만큼 간단하게 요리를 할 수도 있고 여유롭게 숙소에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키친’과 ‘쾌적하고 넓은 공간’, 이 두 가지 키워드에 포커스를 맞춰 검색했어요.

여행을 떠나기 전 너무 바빠 숙소를 예약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연박’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여러 스타일과 색다른 디자인의 숙소를 몸소 체험하며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숙소는 파리에서 묵은 마지막 에어비앤비예요. 이 에어비앤비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호스트의 남편이 하나하나 공들여 꾸민 곳이었는데요. 공간을 이루는 색감의 조화부터 우리나라에선 주거 공간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 블랙을 사용한 침실 천장, 욕실 디자인이 무척 근사했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남편의 감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죠.

 

파리 & 런던에서 찾은 맛집

파리 마레 지구 근처 르 쁘띠 마르셰(Le Petit Marché)에서 먹은 오리 스테이크!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너무나 부드러운 오리 스테이크와 달콤한 소스의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어요. 또 사이드로 나오는 ‘깍지콩’ 샐러드와 감자 퓌레도 스테이크만큼 맛있어서 빈 그릇만 두고 나왔을 정도예요(웃음). 파리지엔도 많고 런치 타임에 맞춰가도 웨이팅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 있는 걸 보면 현지에서도 맛집으로 꼽히는 레스토랑인 듯해요. 

런던에서의 맛집을 꼽자면 소호에 있는 ‘랜들 & 오빈(Randall & Aubin)을 언급하고 싶어요. 소호를 거닐다 어마어마한 웨이팅 행렬을 보고 ‘여긴 어디지?’ 하고 알게 된 식당이었어요. 정말 맛집이겠구나, 하고 다음 날 사람들이 붐비지 않을 시간에 맞춰 방문했어요. 

이곳은 해산물 전문점인데 매일 각지에서 공수하는 오이스터가 애피타이저 메뉴로 정말 인기가 많더라고요. 오이스터도 싱싱하고 맛있었는데, 랍스터를 먹고 나서는 다음에 런던에 온다면 1인 1랍스터를 해야겠다고 메모해둘 정도로 아주 황홀한 맛이었어요! 런던으로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식당입니다. 

 

파리 & 런던에서 구입한 것

평소 그릇을 좋아해서 독특한 컵이나 접시를 수집해요. 한국에도 매장이 생겼지만 부산에 거주하기에 자주 가볼 수 없었던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방문했어요. 그곳에서 세츠코 인센스 버너를 구입했는데요. 버너 기능이 있지만 오브제 그 자체로 아름다워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기 좋은 디자인이라 집 안 곳곳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듯해요. 

파리 식료품점에서 구입한 티와 잼, 디자인 편집숍에서 구입한 유리공예 컵을 비롯해, 아메리칸 빈티지라는 패션 브랜드에서 옷도 몇 벌 샀어요. 주로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든 브랜드 위주로 쇼핑했습니다. 런던의 경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곧 브렉시트로 인해 택스 리펀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돼 눈물을 흘렸죠.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런던을 방문할 일이 없어 사실 체감하지 못했거든요. 런던에서 쇼핑을 계획 중이라면 이 부분을 꼭 참고하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와 순간

베르사유 궁전 정원에서 배를 탄 추억과 파리에서 머무는 마지막 날 저녁, 남편과 함께 해 질 녘 노을을 배경 삼아 시테섬을 산책한 시간이 인상 깊어요. 무엇보다 꽤 길었던 이번 여행에서 베르사유 궁전 방문은 가장 기대하던 일정이었는데요. 배를 타고 여유롭고 느긋하게 궁전의 정원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어서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생각보다 무거웠던 노도, 얼굴을 찡그리게 될 정도로 눈이 부시던 윤슬도 그저 아름답게 기억될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촉박한 현생 탓에 준비 없이 떠난 여행이라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남겨진 아쉬움을 다시 한번 채우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도 함께 존재하죠. 오랜만의 여행이었고, 그만큼 많은 영감을 얻고 추억까지 갖게 된 3주였어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아도, 머무는 것만으로도 제겐 특별한 파리와 런던, 두 도시를 더 사랑하게 됐습니다. 또 다른 여행을 기약하며, 이제 더 열심히 일상을 가꾸고 살아가야 할 일이 남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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