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룩에 페미닌 한 스푼! 전종서의 사복 스타일_셀럽패션 #5
어쩐지 전종서는 작약을 닮았습니다. “오늘 우리 집에는 작약이 있어요. 작약은 몽우리에 비해 줄기가 얇아 휘기 쉬워요. 줄기를 짧게 잘라서 고개를 들도록 해뒀죠.”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전종서가 꺼냈던 이야기입니다. 몽우리만 보면 만개하기 전까지 어떤 모양일지 가늠할 수 없도록 자신을 꽁꽁 숨기지만, 잎을 펼치기 시작하면 ‘이것이 나예요’라고 활짝 열어 자신을 드러내는 꽃, 어쩐지 가늘고 여린 줄기까지 모든 게 그녀를 떠올리게 합니다. 게다가 서양에선 작약이 ‘부끄러움’이 많지만 결국은 자신을 누구보다 당당하고 멋있게 드러내는 사람을 비유한다고 하는 풀이를 보면 더욱 그렇죠!
영화 <버닝>이 개봉되기 전까지도 그랬습니다. 전종서가 누구인지,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속 신예 배우에게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영화가 공개되자 왜 감독이 그녀를 캐스팅했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었죠. 사랑스러운 눈빛, 매혹적인 목소리와 몸짓에 반하지 않을 도리가 있나요? 이어진 두 번째 영화 <콜>로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죠. 에이전시 계약에 있어서는 자율성을 가장 중시하고, 개인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기에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소신 있는 그녀. 패션 또한 자유롭습니다. 원하는 것을 마음껏 입는 거죠!
전종서의 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힙’과 ‘페미닌’을 한 스푼씩 더한 스트리트 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트리트 스타일이지만 박시한 티셔츠, 스웨트 팬츠, 크롭트 티 등을 원하는 대로 매치하는 방식입니다. 스트리트 브랜드의 대표 주자인 스투시, 감각적인 032C,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팜 엔젤스, 미국 빈티지 스트리트 스타일의 갤러리 디파트먼트까지 그녀가 택하는 브랜드만 봐도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죠.
반려견 빌리를 혼내는 듯한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좀 보세요. XXL 사이즈쯤 돼 보이는 갤러리 디파트먼트의 박시한 티셔츠에 역시나 빅 사이즈의 스웨트 팬츠를 매치하고 칸영화제 기념 볼캡(아마도 빈티지)에 작고 볼드한 실버 후프 링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힙한 무드가 가득한 룩을 빅 사이즈로 입으니 오히려 귀여운 무드가 완성됐죠?
사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이 많았던 스투시의 노마 아이콘 팬츠도 입었습니다. ‘사진 이렇게 찍을 거면 언니 얼굴 나 줘라 제발’이라는 인스타 댓글처럼 털털한 그녀라면 “유행이라서 산 게 아니고, 예뻐서 산 것뿐인데…”라고 말할 것 같죠? 디자인 자수가 예쁜 스투시의 팬츠에 갤러리 디파트먼트의 화이트 티셔츠를 입고 그레이 컬러의 니트 카디건을 매치한 뒤 블랙의 어그 플랫폼 부츠를 매치해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원 마일 웨어 룩을 완성했습니다.
유세린 행사 참석차 말레이시아로 떠났던 그녀는 루스한 브이넥 티에 스웨트 팬츠를 매치하고 후드 티를 자연스럽게 허리에 묶었습니다. 이날 룩의 포인트는 보테가 베네타의 퍼들 앵클부츠였죠. 보테가 베네타의 여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러버 소재의 부츠로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리는 말레이시아 1월 날씨에 대비하기 딱 좋은 슈즈였죠. 동그란 모양도 귀여움을 더했고요.
말레이시아의 밤에는 찢어진 조츠에 그린 컬러가 포인트인 032C의 로고 벨트를 매치하고, 네이비 컬러의 스쿱넥 크롭트 톱을 입어 페미닌한 무드를 더한 스트리트 룩을 선보였습니다. 긴 생머리 덕에 청순한 느낌을 자아냈죠. 팜 엔젤스의 트랙 팬츠를 입었을 때도 크롭트 톱을 매치했습니다. 허리만 살짝 드러냈을 뿐인데 섹시한 무드가 더해졌죠.
영화 <발레리나>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때는 카키빛이 도는 그레이 슬리브리스 톱에 부드러운 느낌의 연청, 청키 굽이 포인트인 프라다 로고의 레더 부츠를 매치한 뒤 빈티지한 미우미우의 스웨이드 재킷을 걸쳤습니다. 이너만 입었을 때는 캐주얼하면서도 섹시한 느낌이 들었다면 재킷 하나로 청순한 룩으로 무드가 완전히 바뀌었고요!
오프화이트의 앰배서더로 선정된 전종서는 2023 F/W 컬렉션 참석차 파리로 출국했을 때도 자신의 스타일을 드러냈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프화이트로 꾸몄지만, 끈 디테일을 살려 카고 팬츠 핏을 만들어내고 레터링이 적힌 지트니 토트백을 크로스로 연출했습니다.
최근 그녀를 각인시킨 룩은 지난해 10월 시구를 하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했을 때의 룩입니다. 그녀가 수원 KT 시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죠. KT위즈의 유니폼에 리던(Re/Done)의 청바지, 오트리의 메달리스트 슈퍼 빈티지 로우 톱을 신어 빈티지한 무드로 중무장한 그녀는 청량함 그 자체였습니다.
공식 석상이니만큼 스타일리스트가 연출한 룩이었겠지만, 모든 아이템이 그녀가 추구하는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습니다. 찾아볼수록 그녀의 평소 사복 패션이 더욱 궁금해지는 건 저뿐만은 아니겠죠? 인스타그램에 그녀의 룩이 더 많이 올라오길 기대해봅니다.
*셀럽패션
- 포토
- Getty Images, 전종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Psick U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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