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보낸 달콤한 세레나데, 뉴욕 패션 위크 2024 F/W 하이라이트
2월의 뉴욕엔 갑작스럽게 눈보라가 휘몰아치기도 하고 넓은 쇼장에 인공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듯했던 2024 뉴욕의 가을/겨울 패션 위크의 끝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정통 패션쇼로 돌아온 타미 힐피거부터 마이클 코어스, 코치는 뉴욕에 대한 사랑을 한층 젊어진 아메리칸 스타일로 정의했습니다. 20주년을 맞이한 토리버치, 15년 동안 곁을 지켜준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알투자라, 10주년을 맞은 샌디 리앙의 프린세스 성장기까지, 모두 기념비적인 날을 자축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한 헌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케이트는 좀 더 고요하고 엄숙하게 어머니에 대한 헌사를 담아냈고, 헬무트 랭의 피터 도는 하우스 아카이브에 대한 존중을 사이사이 녹여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요소를 명민하게 풀어낸 디자이너들도 있습니다. 복고적 퓨처리즘을 선보인 토리 버치, 눈이 시리도록 새빨간 쇼장에서 장기를 마음껏 발휘한 가브리엘라 허스트와 프로엔자 스쿨러, 한 편의 누아르가 떠오른 윌리 차바리아, 고혹적인 모델들의 걸음걸이가 눈길을 끈 와이더호에프트까지.
파리를 떠나 뉴욕에서 첫 쇼를 선보인 루도빅 드 생 세르냉의 파워풀한 피날레 워킹 또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없이 당당하고 은밀하며 관능적인 퍼포먼스였으니까요.
뉴욕 패션 위크 마지막을 장식한 톰 브라운은 음악 대신 시를 읊조리며 아메리칸 고스 룩을 완성했습니다. 여기에 장미와 초콜릿을 준비해 모든 게스트에게 낭만적인 발렌타인데이를 선물했죠. “뉴욕은 사랑을 나누기에 가장 완벽한 장소입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코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의 말처럼 뉴욕에서 보낸 세레나데는 이토록 달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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