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이제는 비건 매트리스

2024.03.15

by VOGUE

    이제는 비건 매트리스

    뷰티와 패션을 넘어 수면에도 비건 라이프가 시작됐다.

    지구가 건강해야 내 건강도 쓸모가 있지 않을까? 제로 칼로리 음료와 디카페인 커피를 고르던 마음으로 식물성 선크림과 생분해 칫솔을 고른다. 찾기 쉬워서 번거롭지도 않고, 써보니 몸도 마음도 좋아서 계속 찾는다. 계속 찾으니 여기저기서 더 열심히 만들어준다. 이런 선택이 유난스럽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은 분위기다. 만드는 마음과 고르는 마음이 메아리처럼 이어진다.

    시몬스도 동참했다. 시몬스가 외친 메시지는 ‘The Greater Together’, 곧 공존하기에 위대한 삶이다. 시몬스가 주목하고 실천하는 공존 방식은 ESG로, 친환경 경영·사회적 책임·투명한 지배 구조를 의미한다. 지난 2월 28일부터 5일간 열린 ‘2024 서울디자인리빙페어‘에서 전시와 제품을 통해 생생하게 선보였다.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여한 시몬스 침대의 ‘전시존’.

    전시존에서는 ESG의 중요성을 보고 들을 수 있다. ESG를 실천하는 방법과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22인의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김경일, ‘지대넓얕’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독실, 코오롱인더스트리 한경애 부사장 등이 함께했다.

    매트리스를 만지고 누워볼 수 있는 시몬스 침대의 ‘제품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ESG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제품존으로 갔다. 제품존에서는 ESG를 손끝과 등뼈로 느낄 수 있었다. 국내 최초 비건 매트리스 시리즈 N32를 직접 만지고 누워봤다. 등뼈를 감싸는 푹신한 패딩과 상쾌한 리넨의 감촉 덕분에 코엑스 한복판에서 깜빡 잠들 뻔했다. 겨우 정신을 붙잡은 채 헤아려봤다. ‘비건 매트리스라니. 내 매트리스는 뭘로 만들어진 거지?’ 매일 누워서 자는데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른다니, 기분이 이상했다. 지금 내가 누워 있는 매트리스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알아보며 찜찜한 기분을 지우기로 했다. N32 비건 매트리스는 아이슬란드 씨셀과 리넨으로 만들었다. 리넨은 식물 ‘마’에서 뽑아낸 섬유이고, 아이슬란드 씨셀은 아이슬란드 청정 지역의 유기농 해조류와 식이섬유 셀룰로오스로 만든 소재로 두 가지 모두 통기성이 뛰어나고, 폐기했을 때 생분해된다. 문득 내가 예전에 버린 매트리스가 떠올랐다. 생분해가 어려워 태워버릴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독실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ESG 인터뷰에서 “가정 내 화재에서 매트리스는 2분 이내에 불길에 휩싸이고 휘발성 가스를 내뿜는데 난연을 표준으로 만든 점이 인상 깊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ESG 침대 ‘뷰티레스트 1925’와 국내 최초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를 소개했다.

    난연을 표준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궁금해 뷰티레스트 1925 매트리스 설명서를 펼쳤다. 뷰티레스트는 1925년에 출시되어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 시몬스의 대표 매트리스로 세 가지 안전 키워드를 충족한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라돈·토론 안전 제품 인증, 환경부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 다시 말해 나와 지구에 덜 해로운 선택지라는 것이다. 특히 난연 매트리스를 전 제품에 적용한 기업은 국내에서 시몬스가 유일하다. 시몬스는 유일하게 제품을 만들어낼 때도 공존을 잊지 않고 난연 특허를 업계에 개방했다. 표준으로 만들었다는 게 이런 뜻인 듯싶다. ESG에 대한 시몬스의 진정성 실천은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연구와 기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부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기부도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뷰티레스트 1925를 출시하게 됐다”며 판매할 때마다 소비자가격의 5%를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리모델링 기금으로 기부하기 시작했다. 기부금이 누적 4억원이 된 소감으로 “취지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동참해주신 소비자가 있었기에 지금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몬스의 취지와 소비자의 시대적 욕구가 만나 청명한 메아리가 지속되길 기대해본다.

      유재경(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시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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