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멧 갈라의 테마를 완벽하게 해석한 사라 제시카 파커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가 그랬던 것처럼, 사라 제시카 파커의 룩은 언제나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과장된 드레스를 장려하는 멧 갈라에 참석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요. 2024 멧 갈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디자이너 리차드 퀸이 디자인한, 새장 모양의 드레스를 입으며 한계에 도전했죠.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사라 제시카 파커입니다. <앤 저스트 라이크 댓: 섹스 앤 더 시티>의 코스튬 디자이너, 몰리 로저스(Molly Rogers)가 리차드 퀸에게 드라마 의상 제작을 부탁하는 건 어떻겠냐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죠.
사라 제시카 파커의 커스텀 드레스에 대한 영감은 리차드 퀸의 2024 S/S 컬렉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로, 그가 지난 9월 선보인 컬렉션 중 이번 멧 갈라의 테마에 딱 들어맞는 룩이 여럿 있었던 것이죠. 사라 제시카 파커는 최근 테이트 박물관에서 열린 <사전트와 패션(Sargent and Fashion)> 전시, 그리고 리차드 퀸의 컬렉션을 보고 ‘시간의 정원’이라는 테마를 해석해볼 결심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레스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와이어로 드레스의 모양을 고정하고, 그 위에 손으로 직접 자른 레이스를 덧댔습니다. 리차드 퀸은 와이어 프레임 위에 얇은 천을 더해 ‘꽃이 피어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는데요. 물론 드레스가 마냥 유약해 보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리차드 퀸은 레이스 위에 크리스털 장식을 수놓으며, 아름답지만 강인한 인상을 주는 드레스를 완성했죠. 그는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내내, ‘보존’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잃지 않는 아카이브 의류를 생각하며, 본인 역시 수십 년 뒤에도 회자될 드레스를 만들어낸 것이죠.
사라 제시카 파커의 첫 멧 갈라는 1995년이었습니다. 당시 빈티지 숍에서 발견한 벨벳 드레스를 입고 메트로폴리탄에 모습을 드러냈던 그녀는 어느새 12번이나 멧 갈라에 참석한 ‘베테랑’이 됐죠. 2018년 왕관을 쓰고 등장했을 때나 2006년 알렉산더 맥퀸의 손을 잡고 메트로폴리탄 미관을 걸었을 때나, 사라 제시카 파커는 멧 갈라에 참석할 때마다 화제를 모았습니다.
사라 제시카 파커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2013년 멧 갈라입니다. 헤어를 완성하기 위해, 멧 갈라 행사장으로 향하는 내내 차량 바닥에 앉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죠. 그녀는 멧을 위해서라면 이런 불편쯤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수 개월에 걸쳐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자그마한 리본 하나조차 떨어져선 안 되기 때문이죠.
사라 제시카 파커는 수십, 수백 명의 아티스트 덕에 멧 갈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편하고 말고는 가장 뒤로 밀어둔다”고 말할 정도로요. 멧 갈라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 참석할 때, 사라 제시카 파커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제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디자이너,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밀리너 등이 공들여 완성한 작품을 말이죠. <보그>와의 인터뷰를 마치며 그녀가 남긴 한마디는? “다행히 올해는 자동차 바닥에 앉을 필요가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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