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대항전’ 이끄는 나이키 스니커즈
‘스니커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두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 몇 년간 삼바의 유행이 계속되며, 패권이 아디다스로 넘어가는 듯했는데요. 나이키가 두 스니커즈 모델과 함께 반격을 꿈꾸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나이키가 선보인 최초의 스니커즈이자 최근 셀럽들의 선택을 연이어 받고 있는 코르테즈입니다. 두 번째는 2000년대 초반 큰 인기를 끈 모델이자 오늘의 주인공, 샥스입니다.
사실 샥스는 나이키가 10년이 넘는 연구 끝에 완성한 기계식 쿠션 기술을 칭합니다. 당시 샥스를 담당했던 기술 팀은 우주복, 우주선의 부스터 등을 참고해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완성했죠. 2000년, 나이키는 최초로 이 기술을 적용한 ‘샥스 R4’를 선보입니다. 당대 최고의 NBA 스타 중 한 명이던 빈스 카터와 손잡고 ‘샥스 BB4’라는 농구화를 출시하기도 하고요. 빈스 카터는 BB4를 신고 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자신보다 20cm나 큰(!) 상대 선수 위로 덩크를 꽂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샥스의 인기는 수직 상승하게 되죠.
샥스의 전성기는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2010년대에 접어들며, ‘아는 사람만 아는’ 스니커즈가 되었죠. 그랬던 샥스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마틴 로즈 덕택입니다. 2022년, 그녀가 샥스 R4를 재해석한 MR4를 선보였거든요. 당시 버질 아블로의 뒤를 이어 루이 비통의 남성복 디자인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던 디자이너와 나이키의 첫 만남은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로도 마틴 로즈는 다양한 컬러의 샥스 스니커즈를 선보이고 있죠.
돌아온 샥스를 나이키의 반격을 이끌 슈즈 중 하나로 꼽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최근의 스니커즈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하이브리드’에 완벽히 들어맞거든요. 샥스의 상징은 뒷부분에 달린 4개의 압축 기둥, 그리고 높은 굽입니다. 그 때문에 스니커즈와 하이힐의 특징을 결합한 것처럼 보이죠. 이는 곧 샥스가 어떤 무드든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데님을 얹으면 캐주얼 룩이 완성되고, 드레스와 함께한다면 멋스러운 믹스 매치를 연출할 수도 있죠.
지금 셀럽들이 샥스를 어떻게 신고 있는지도 살펴볼까요? 며칠 전 자크뮈스 2024 F/W 컬렉션 현장에서 포착된 이만 하맘은 정석과도 같은 블록코어 룩을 선보였습니다. 스포티한 축구 저지에 샥스를 신으니, 부담스럽지 않은 팬츠리스 룩이 완성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이리나 샤크는 미니 드레스와 샥스의 조합을 애용합니다. 믹스 매치의 멋을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 나이키의 로고가 그려진 양말도 절대 빼놓지 않고요.
꼭 짧은 드레스를 고집할 필요도 없습니다. 로살리아는 1990년대풍 슬립 드레스를 입었군요. 절제된 컬러를 활용해, 어딘가 미니멀한 분위기까지 느껴집니다.
헤일리 비버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크롭트 톱과 데님을 매치했습니다. 포인트는 샥스의 화려한 컬러만으로도 충분했고요. 트렌치 코트만 벗는다면, 당장 내일 입고 나가더라도 무리가 없을 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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