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의 소리를 그대로 구현하는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
당신의 헤드폰은 뮤지션의 의도를 구현하는가? 외부 소음은 통제하는가? 영국의 다이슨 연구개발센터를 둘러보며 헤드폰의 용도를 되짚다.
알다시피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한정적이다. 사람의 가청 주파수는 20~2만 헤르츠인데 우리보다 고양이가 청력이 더 좋고 박쥐와 돌고래는 ‘어벤져스’다.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면서 가청 주파수는 떨어지고, 회복이 어렵다.
데시벨은 무엇인가? 내가 만난 음향 전문가는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저울에 2kg의 벽돌을 얹고, 하나 더 추가하면 4kg이 나오죠. 하지만 0데시벨에 0데시벨을 더하면, 3데시벨을 얻는 식이에요. 데시벨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수많은 정보가 널려 있어서 읽을 수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영국 맘즈버리와 훌라빙턴에 자리한 ‘다이슨 연구개발(Research, Design and Development, RDD)센터에서 나온 이야기다. 다이슨은 새로운 헤드폰 공개에 앞서 ‘인간이 소리를 듣는 과정’을 이해하길 바랐다.
이어진 연구개발센터 견학. 소음을 실험하고 연구하는 일부 공간이 개방됐다. “오늘 특별히 이 비밀스러운 문을 열었습니다.” 30여 년 전 직원 두 명이었던 다이슨이 1만여 명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했다는 엔지니어가 인사를 건넸다.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과 카페에서 매달 세션을 가졌죠. 여전히 그 카페를 이용하지만, 이제 전 세계 기술 캠퍼스에서 라이브 스트리밍도 열어야 합니다.” 다이슨이 1993년 사이클론 방식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 ‘DC01’을 예로 들며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시하는 문제를 해결해왔어요.” 다이슨은 사이클론 진공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등에 이어 오디오 분야까지 확장한다. 최근 결과물은 하이파이(High Fidelity) 오디오 전용 블루투스 헤드폰 ‘다이슨 온트랙(Dyson OnTrac™)’이다.
온트랙을 비롯한 헤드폰의 목표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아티스트가 의도한 음향을 정확히 재현하는 것. 뮤지션이 스튜디오에서 트랙을 녹음하면 마이크를 통해 오디오 믹서와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으로 보내지고 테이프나 CD 등에 담긴다. 그것이 우리 휴대폰과 헤드폰에 들어가 재생된다. 이때 원본 소리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소음을 줄여 최상의 듣는 환경을 확보하는 것. 다이슨은 진공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 등의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음향공학을 연구해왔다. 그 기술력은 헤드폰에 대물림됐다. 온트랙은 특히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뛰어나다. 이 공백에 어떻게 소리를 재구성할까? 놀랍게도 다이슨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너머인 6~2만1,000헤르츠의 범위를 구현했다. ‘아니, 들을 수 없는 구역을 왜?’ 싶지만 이유가 있다.
우린 콘서트에 가서 소리뿐 아니라 진동을 느낀다. 헤드폰이 낮은 주파수를 효과적으로 재생하면 이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을 귀뿐 아니라 피부 감각으로도 체험하는 것. 또한 최고 시속의 한계를 뛰어넘은 스포츠카라면 적정 속도에서 더 유연하게 주행할 수 있듯, 넓은 주파수 영역의 헤드폰이 가청 음향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는 55시간 재생할 수 있다.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헤드폰의 머리띠에 안착해 무게를 분산시켰다. 착용해보니 머리에 안정감 있게 고정된다. 이어쿠션은 극세사와 고급 폼으로 만들어 귀에 부드럽게 감긴다. 에어캡과 쿠션을 다양한 색상과 소재로 교체할 수 있어 취향대로 조합하면 된다.
마지막 날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은 이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불가능도 없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어요. 창의적이고 용감하며 실험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냅니다.”
- 피처 디렉터
- 김나랑
- COURTESY OF
- D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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