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맛을 내는 장사천재 조사장, 조서형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꾸준히 인기를 구가했다. 우리 대부분은 미식가이자 음식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 앞에서도 주변 맛집이 우선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만큼 기준을 충족하긴 어렵다. 대한민국 엄마들의 밥맛은 제각각이고, 자라며 겪은 경험과 추억 때문에 선호하는 음식도 다르다. 하지만 명작은 취향을 뛰어넘는다. 요리에서 명작이란 결국 진심이 아닐까. 진정성 있는 셰프들의 고군분투를 다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그 이름처럼 유·무명의 대결 구도다. 재야의 고수 ‘흑수저’ 80인이 스타 셰프 ‘백수저’ 20인에게 도전하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안성재 미슐랭 3스타 모수 오너 셰프가 심사한다. 셰프들은 각자의 스토리에 어울리는 별명을 부여받는다. 이 중 주목받는 8인의 셰프는 범상치 않은 ‘요리사(史)’로 내러티브가 살아 있는 테이블을 선보이고 있다.
‘보석’ ‘경주’ 오너 셰프
나는 사실 셰프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어떻게 좋은 가격으로 팔까 고민하는 장사꾼이다. 가게를 시작한 지 5년 차인데 매일 식재료를 연구해 다른 메뉴를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매일 먹는 한식이 특별한 한 접시가 되도록 식재료를 색다르게 조합해나간다. 이때 포인트는 무모한 결합은 다가가기 힘든 한식이 된다는 것.
셰프로서 장점
매장이 여러 군데여도 식재료 발주를 따로 하지 않고 직접 가서 장을 본다. 계절이 바뀔 때면 전국 시장을 순회하기도 한다.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채소가 변하기 때문이다. 손으로 툭 눌러도 바스러지는 열무가 비 온 뒤 사흘이면 굵어질 정도다. 이 변화를 눈으로 확인해 그때마다 더 맛있는 요리법을 고민해야 한다.
존경하는 셰프
전국 팔도 시장의 할머니들. 똑같은 야채지만 절기에 따라 변하는 야채의 수분도, 질감, 수십 년 쌓아온 조리법을 많이 설명해주신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
요리사는 사생활을 거의 포기할 만큼 주방에서 내내 근무하다 보니 다른 셰프들과 교류가 적다.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며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다.
장사천재 조사장
이 별명은 나와 꽤 어울린다. 20세부터 옷 장사로 시장해 30세가 된 지금도 장사만 하고 있으니. 또한 그날 날씨와 공간 분위기, 손님들이 원하는 눈빛을 누구보다 빠르게 캐치하기에 감사하게도 ‘천재’라 붙여주신 듯하다.
요리를 시작한 이유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고 파티시에를 꿈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제과·제빵 학원에 등록했다. 토종 한국인인 내게는 코끝을 찌르는 버터 냄새가 김치를 불렀다. 결국 중도 포기하고 가정 요리반으로 넘어왔다. 엄마가 바빠서 해주지 않았던 생선 만두, 탕평채, 너비아니 등을 만들며 장금이를 꿈꿨다.
소울 푸드
2012년에 방문한 임지호 요리 연구가의 양평 산당. 고등학교 2학년 겨울에 고깃집 알바로 모은 15만원을 그곳에서 혼자 식사비로 지출했다. 한국식 파인다이닝의 첫 경험이었다. 통창 너머로 내리는 눈을 보며 마신 차 한잔, 맛의 균형이 완벽한 음식을 잊지 못해 이듬해 여름에도 방문했다. 그 여름과 겨울의 맛이 지금도 생생하다.
목표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와서 그런지 손목에 물이 차고 어깨가 좋지 않다. 건강관리가 최우선 목표다. 장기 목표는 한식 고유의 정체성을 살려 계절 식재료 조리 방법을 소개하는 숏폼과 쇼핑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계절 미식 플랫폼과 연결하는것. 보통 제철 나물을 어떻게 먹을지 모른다. 그러니 나물 생산자도 손해를 본다. 계절 식재료를 어떻게 손질하고 먹는지 보여주면서 이를 생산자와 연결해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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