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cow Fashion Week 하이라이트: 레이스는 언제나 옳다
Moscow Fashion Week가 다시 쓴 페미니니티의 방식

지난 3월 샤넬 쇼에서 제니가 선보인 룩이 전 세계를 달구는 동안, 레이스 텍스처는 새로운 페미니니티 미학의 서막을 열었다. 그 흐름은 모스크바의 런웨이에서도 끊기지 않았다. 이번 시즌 국제 패션쇼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Moscow Fashion Week(모스크바 패션 위크)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핵심 플랫폼으로서, 로컬의 감각이 글로벌한 주목을 끌어내는 무대가 되고 있다. 레이스는 모스크바 런웨이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테마였다. 전통적인 란제리 미학을 넘어 독립적인 예술적 장치로 진화한 레이스의 동시대적 해석, 네 가지 키 룩으로 살펴본다.
이번 시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레이스가 더 이상 란제리의 문법 안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Ruban(루반)은 유동적인 실크 슬립 드레스 위로 레이스를 전면에 드러내며 은밀함 대신 우아한 존재감을 선택한다. 레이스는 더 이상 숨겨진 힌트가 아니라 룩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 텍스처가 된다. 반면 404 Not Found(포 오 포 낫 파운드)는 맨살 위에 직접 착용한 레이스 보디수트를 통해 더욱 대담한 접근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 도발은 자극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여성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이전보다 훨씬 조용하고 단단해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토탈 레이스 룩 역시 이번 시즌 중요한 흐름으로 떠올랐다. Sasha Barbakov(사샤 바르바코프)는 크림 컬러의 멀티레이어드 레이스 드레스를 통해 몽환적인 무드를 완성한다. 지나치게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공기처럼 가볍고 유연한 실루엣을 만든다. 반대로 Sariné Saakian(사리네 사키안)은 거의 투명에 가까운 그린 레이스 드레스를 선보이며 레이스의 세덕티브한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소재라도 누군가는 안개처럼 부드럽게, 또 다른 누군가는 극적인 존재감으로 풀어낸다.
이번 시즌 Moscow Fashion Week는 수공예적인 텍스처에도 주목한다. Solangel(솔란젤)은 매듭 레이스 기법을 활용해 독특한 패턴의 스커트를 선보였고, Shakirova Brand(샤키로바 브랜드)는 니티드 레이스 햇을 반복적으로 등장시키며 룩 전체에 아이러니한 리듬을 더했다. 특히 이런 디테일은 완벽하게 계산된 스타일링보다 의도적으로 힘을 뺀 듯한 감각 안에서 더욱 빛난다. 룩 전체를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단번에 분위기를 바꾸는 것. 지금의 레이스는 그런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이번 시즌 가장 인상적인 선언은 결국 이것이다. “This Is Not Lingerie.” Masterpeace(마스터피스)는 레이스 브라를 이브닝 드레스 안으로 통합했고, The Vow(더 보우)는 짧은 티셔츠 아래 레이스 브라를 그대로 드러낸다. 더 이상 속옷은 감춰야 할 것이 아니다. 패션은 가장 사적인 요소를 공적인 스타일 언어로 전환하며 새로운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중요한 건 노출의 정도가 아니다. 그것을 어떤 태도로 입고 있는가에 가깝다. 이번 시즌 Moscow Fashion Week가 보여준 레이스는 결국 장식이 아니라 자신감의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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