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온화한 삶, 로마의 영화적인 밤
로마는 사실, 그 자체로 영화적입니다. 중세와 현대가 절묘하게 섞여 있는 풍경, 도시 곳곳에서 마주치는 예술 작품, 브리오슈 안에 크림을 가득 채운 디저트 같은 풍부한 맛과 멋의 음식. 한겨울이지만 낮에는 니트 하나만 입어도 충분할 정도로 포근한 날씨까지, 로마의 겨울은 낭만적이고 따스합니다. 12월 4일, 로마가 더욱 따뜻하게 물들었습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삶과 철학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가 이곳에서 최초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브루넬로, 온화한 비전가’라는 제목의 뜻처럼, 영화는 야심 차지만 세상을 낙천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브루넬로 삶의 온도를 그대로 담았습니다.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가 감독과 각본을 맡았고, <인생은 아름다워>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니콜라 피오바니(Nicola Piovani)가 음악을 구성해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인생을 더욱 온기 있게 풀어냈습니다.




영화의 주제부터 스태프, 그리고 상영회 장소까지, 모든 것이 상징적이었습니다. 영화가 최초로 공개된 곳은 로마의 치네치타(Cinecittà). ‘영화의 도시’라는 이름의 의미 그대로,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이탈리아의 영화 촬영소입니다. ‘이탈리아 영화의 심장’이자 ‘유럽의 할리우드’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등 세계적 감독들이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해냈습니다. 더불어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의 첫 번째 상영회는 치네치타에 새롭게 완공된 스튜디오인 테아트로 22(Teatro 22)의 공식 오프닝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관람이 끝난 후엔 치네치타가 보유한 고대 로마 세트장에서 갈라 디너가 열렸습니다. 공화정 시대 로마의 포럼(Forum)을 정교하게 재현한 광장과 건축물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선사했습니다. 브루넬로의 가족과 친구들, 전 세계의 프레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배우 신세경과 박진영 등이 참석해 로마와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낭만적인 밤을 오래도록 즐겼습니다.


영화도 로마와 닮았습니다.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입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적 장치를 교차하며, 브루넬로의 삶을 형성한 장소와 결정적 순간을 다시 찾아갑니다.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감독 노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는 완전한 다큐멘터리도, 극영화도, 광고도 아니다. 세 장르가 자연스레 얽혀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삶을 탐구하기 위해 전통적 다큐멘터리와 존재할 수도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한 편의 영화’를 연출하듯 구성된 장면을 대조적으로 배치했다. 두 흐름은 서로 겹치고 뒤섞이며 대담하고 자유로운 실험적 구조를 형성한다.’



TV나 전기 없이 자연과 교감하며 살았던 농촌에서의 유년 시절부터 자유로웠던 청년기, 그리고 브랜드의 세계관이 담긴 마을 솔로메오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기억, 주변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가장 중요한 철학인 ‘인문학적 자본주의’가 영화를 관통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인간의 존엄, 아름다움, 사회적 정의가 브랜드의 기반이자 기본임을 확실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 본인이 말한 대로 이 영화는 끈기와 열정에 대한 서사입니다. 젊은 시절, 불투명한 미래에 좌절하기보다는 즐기는 쪽을 택했던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결국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야기죠.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상영회 다음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온화하다는 것의 가치를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행복은 또 다른 행복을 불러온다는 것을요.” 그 말처럼 영화 <Brunello: The Gracious Visionary>에는 꿈과 행복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 시대에 용기를 전달합니다.
- 사진
- COURTESY OF BRUNELLO CUCINELLI
- SPONSORED BY
- BRUNELLO CUCIN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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