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화가 꽃에 둘러싸였다. 2016년 봄, 그는 이른 꽃놀이를 즐겼다. 아시아 스타가 된 남자의 휴식이다.

<보그> 촬영은 순조로웠다. 컬러도, 패턴도 많아 입기 쉽지 않을 것 같던 옷을 정용화는 잘도 소화해냈다. 스타일링이 힘들 거라 생각한 흰색 니트 베레도 그의 머리 위에서 그럴듯한 장식이 됐다. 8컷을 촬영하며 걸린 시간이 고작 4시간. 빠른 진행에 그가 흥을 높였다. “착착 진행되네요.(웃음)” 지치는 기색도 없었다. 음악 무대에 서고 드라마에서 연기하며, 그리고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옷을 입어봤겠나. 순조롭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 정용화는 혼자가 됐다. 소속 그룹 씨엔블루(CNBLUE)에서 잠시 빗겨 나온 활동이긴 했지만 첫 솔로 앨범 <어느 멋진 날>은 그가 씨엔블루 멤버로서가 아닌 솔로 정용화로도 충분히 재능이 많다는 걸 보여준 작품이었다. 그는 윤도현, 버벌진트, 양동근 등과 협업한 곡을 포함, 10곡 가득 채워 앨범을 만들었고, ‘Checkmate’란 노래에선 싱가포르의 인기 스타 임준걸(JJ Lin)과 콜라보레이션했다. 씨엔블루 음악에서 펑키한 장난스러움을 덜어낸 좀더 진중한 앨범이다.

사실 최근 정용화의 소식통은 국내가 아닌 중국이다. 지난 1월 <어느 멋진 날>을 발매한 이후 정용화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지난 10월엔 씨엔블루 멤버들과 함께 라이브 투어 ‘Come Together’를 했고, 올 초엔 중국판 <냉장고를 부탁해>에도 출연했다. 지난여름 제작진과 함께 부산을 여행하며 찍은 오락 프로그램 <쾌락대본영>, 카메오로 출연한 코믹 시트콤 <초사남사>도 있다. 정용화는 중국에서 연기와 노래는 물론 날씨도 소개하고, 화장품(광고)을 팔기도 한다. 아시아 스타가 된 남자의 커리어는 광활한 대륙을 닮아간다.

올 초 정용화는 색다른 앨범을 한 장 냈다. 선우정아와의 콜라보레이션인데, 선뜻 떠올리기 힘든 조합이다. 근래 방송을 타며 많이 유명해졌지만 선우정아는 어쨌든 인디 레이블 소속이고, 특징이 뚜렷한 그녀의 음색이 아이돌 밴드 출신 보컬과 쉽게 매치되는 종류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합의 결과는 의외로 근사하다. 정용화는 자신이 곡을 쓰고 선우정아와 함께 글을 쓴 ‘Hello’에서 대화하듯 노래한다. 데뷔 초기 철없을 정도로 자신감 넘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상대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고, 남의 이야기를 품을 줄 안다. 아이돌 스타에서 어엿한 남자로의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