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나잇, 패션과 자동차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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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나잇, 패션과 자동차가 만나다

2018-12-11T09:10:41+00:00 2018.12.10|

“조금 독특한 행사가 될 거예요.”

현대자동차가 미주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오랜만에 선보이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소개하는 자리에 <보그 코리아>를 초대했다. 홍보 담당자가 건넨 초대장엔 차를 소개하는 문구보다는 화려한 패턴 한가운데 ‘스타일나잇(StyleNite)’이라는 표제가 돋보였다.

‘스타일나잇’은 내로라하는 자동차 브랜드의 신차가 한자리에 모이는 ‘2018 미국 LA 오토쇼’ 전야제 행사로 패션쇼를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 설명만으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았지만 스타일나잇을 만끽하기 위해 <보그 코리아>는 햇살이 찬란하게 비추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갔다.

패션과 자동차라는 전례 없던 생소하고 이색적인 조합이 성사된 건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향성 덕분이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상업광고를 기피하고 있어요. 고객들과 진정성 있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음악과 패션만큼 좋은 수단은 없죠. 이제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만 인식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로 여기는걸요.” 스타일나잇이 열린 멤버십 클럽 소호 하우스에서 만난 현대자동차 조원홍 부사장이 열띤 목소리로 말했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문화 콘텐츠 주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제시하기 위해 패션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는 설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뉴욕 타임스>가 퓨 리서치 센터의 정의를 빌려 설명한 바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릴 정도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와 함께 성장했고, 이들은 라이프스타일과 쇼핑 행위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에서 방탄소년단이 팰리세이드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되었다는 소식 역시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

스타일나잇의 호스트로는 스타일리스트 타이 헌터(Ty Hunter)가 나섰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비욘세, 데스티니스 차일드 등의 스타일리스트로 활약해온 타이 헌터는 최근 푹 빠진 국내 패션 브랜드 그리디어스(Greedilous)에 협업의 손길을 내밀었고, 그렇게 팰리세이드만을 위한 패브릭과 20벌의 룩이 탄생했다.

스타일리스트 타이 헌터

“팰리세이드가 ‘가족’만을 위한 차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차라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저도 이번 기회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체험하며,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선두 주자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된 소감을 묻자 타이 헌터는 특유의 긍정적인 무드로 대답했다.

 

땅거미가 내려앉자 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루프톱 바로 안내됐다. 그리고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식에서 EDM 공연을 선보인 바 있는 DJ 레이든(Raiden)의 신나는 디제잉 음악을 배경으로 현란한 프린트와 경쾌한 컬러의 옷을 착용한 모델 20명이 연달아 등장했다.

 

모델들은 팰리세이드의 유려한 곡선과 입체적인 실루엣을 닮은 드레스와 스커트, 팰리세이드 로고와 신차의 메인 컬러인 레드와 블루를 활용한 재킷, 수트 등 자유분방한 아이템을 입고 신나게 몸을 움직였다. 게스트들은 의상뿐 아니라 클러치와 모자 등 웨어러블한 액세서리 라인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데 집중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패션계와 음악계의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라이오넬 리치의 딸이자 모델로 활동 중인 소피아 리치(Sofia Richie), 가수 겸 배우 에리카 제인(Erika Jane), 패션 블로거 스웨이드 브룩스(Suede Brooks), 모델 숀 로스(Shaun Ross) 등이 타이 헌터와 관계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포토월에 섰다. 그리고 DJ 레이든의 초대를 받은 빅뱅의 승리가 참석해 파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고조시켰다.

현대자동차가 패션이라는 옷을 입고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를 제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1년 반 전, 2017 F/W 서울 패션 위크에선 ‘쏘나타 뉴 라이즈(Sonata New Rise)’ 패션쇼를 열기도 했고, ‘현대×SM 무빙 프로젝트(Hyundai×SM Moving Project)’의 일환으로 엑소 카이, 배우 이연희와 함께 쏠라티 무빙 호텔 패션 화보를 ‘뚝딱’ 하고 만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컨템퍼러리 럭셔리 디자이너 톰 브라운(Thom Browne)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점의 유니폼을 제작하는 등 패션을 향해 꾸준히 시동을 걸어왔다.

현실을 따라 달리는 네 바퀴, 자동차는 처음부터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었다.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 입장에선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감지해야 하고, 누군가의 취향을 저격해야 한다. ‘당신만의 영역을 찾아서’라는 팰리세이드의 홍보 문구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현대자동차는 단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자동차 브랜드로서든, 문화를 정의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