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는 새, 김준수
사자(死者)의 노트가 횡행하는 시대. 김준수는 죽음의 그림자와 맞선다. 뮤지컬〈데스노트〉에서 그는 스스로의 벽을 박차고 나와 애써 정의를 다시 쓰는 소심한 투사다. 가수 김준수의 지난 6년과도 오버랩되는 싸움. 그는 많이 아팠고, 크게 성장했다.
아픔에 아픔을 더하면 꽃이 된다. 지난 3월 김준수가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Flower>는 애절한 하소연의 외침이었다. 그는 “내 맘을 알아줘. 내 눈을 바라봐줘(‘Reach’)”라 거의 절규하듯 노래했고, 그의 친형이 가사를 쓴 ‘나비’에선 “다시 한 걸음 내딛어, 가슴 가득히 하늘을 느껴. 벗어나고 싶다 해도, 피하고 싶어질 때라도 난 다시 일어서야 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웬만해선 지나치기 힘든 울림이었다. 2009년 전 소속사와의 트러블로 동방신기에서 탈퇴한 이후, 김준수에겐 방송 금지라는 딱지가 붙어 다녔다. 명확하고 정당한 근거는 없었지만 방송사에선 JYJ 소속의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에게 무대를 허하지 않았고, JYJ는 노래를 하기 앞서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야 했다. 정의와 옳음이 희미해지는 암흑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김준수는 추락하지 않았다.
그는 무대를 빼앗긴 지난 6년간 뮤지컬을 만났고, 솔로로 낸 앨범도 이제 세 장째다. 동방신기를 나온 그를 두고 사람들은 인기 그룹의 후광 뒤로 서서히 사라질 거라 쉽게 말했지만, 그건 확실히 경솔한 생각이었다. 김준수의 인기는 건재하다. 그가 매년 열고 있는 뮤지컬 라이브 콘서트의 표는 예매가 풀리기 바쁘게 팔려 나가고, 2010년부터 매년 한 편 이상씩 출연해온 뮤지컬 역시 매진을 기록한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딱지, 그리고 전 소속사와의 잡음 탓에 우리가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김준수는 여전히 매력적인 보컬이다. 밋밋하게 세련된 R&B 창법 일색인 남자 가수들 사이에서 그의 목소리는 독보적이다. 김준수를 만났다. 뮤지컬 <데스 노트>에서 다시 한 번 법, 그리고 정의와 싸우는 중인 그는 이제 한결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아픔만 가득하던 황량한 시간이라 생각했는데 지난 6년이 그에겐 잃은 만큼 많은 걸 가져다준 시간이었던 것이다.추락하지 않는 새, 김준수는 지금 다시 난다.
공연 3주 차인 것 같다. <데스노트>의 L 역할은 이제 몸에 익었나.
점점 적응해가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엔 걱정했다. 워낙 원작 팬이 많은 작품이라. 게다가 전에 했던 <드라큘라>나 <엘리자벳>은 아예 ‘이건 뮤지컬이다’라는 느낌이 드는 캐릭터들 아닌가. 근데 <데스노트>는 원작이 있고, 캐릭터도 확고하게 잡혀 있어 그 톤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기존 그림에 반하지 않으면서 코스프레 느낌이 들지 않게 해야 했다.
사실 공연을 보고 체중을 많이 감량했나 싶었다. 매우 왜소하게 보였다. 근데 오늘 촬영장에서 보니 또 그렇지는 않더라.
무대에선 메이크업도 히키코모리처럼 하고, 옷도 헐렁하게 입어서 그런 것 같다. 자세도 가장 작게, 구부정하게 다니니까. 덕분에 요새 허벅지 힘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젠 L의 자세가 더 편하다.(웃음)
<데스노트>는 라이토(홍광호)와 L의 대결이 주를 이룬다. 근데 L이 공연 시작 40분이나 되어야 나오더라. 도대체 언제 등장하나 싶었다.(웃음)
작품이 라이토를 기점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분명 라이토의 캐릭터가 더 드러나는 부분은 있다. 극 초반부엔 모범생이다가 점점 악의 화신이 되어가는 과정도 명확하게 보이고. 연기적으로 보여줄 게 많은 역할이다. 하지만 L 역시 장점이 있다. 그는 성공률 100%의 명탐정이고 천재다. 지금까지 자신과 대적할 만한 적수를 만나지 못했는데 라이토를 보고 처음으로 적수라는 느낌을 받은 거다. 그래서 처음엔 적을 쫓는 마음으로 대하지만 마음 한편에선 자신과 대등한 사람에 대한 동경? 혹은 어떤 유형의 사랑을 느낀다. 동성애적인 사랑은 아닌, 동정이나 동경에서 오는 마음.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이지만 동시에 게임같이 느끼며 재미와 흥미에 빠지는 인물이다.
처음부터 L 역할을 제의한 건가. 팬들 입장에선 비중 상 라이토 역할에 아쉬움이 있을 것도 같다.
물론 비중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아무리 비중보다 캐릭터, 임팩트가 중요하다 해도 L이 극 시작 40분 만에 나오는 건 너무 늦으니까. 회사에서도 라이토 역을 원했다. 근데 생각해보면 라이토는 더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L은 지금이 아니면 또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지금 내 나이를 지나서 비주얼적으로 L 느낌을 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 또 <데스노트>가 남자 배우가 투 톱이 되어 팽팽한 에너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만약 내가 라이토를 한다면 누가 L이 될 수 있을까 싶었다. 나보다 어린 배우여야 할 것 같은데 솔직히 쉽게 떠오르지 않더라. 내가 L을 한다고 상정하면 라이토 역으로 좋은 배우들이 몇몇 떠오른 것과 반대로. <데스노트>는 우리 회사(김준수의 소속사인 씨네스)가 제작하는 작품이기도 해서 전체 그림도 좀 본 것 같다.
홍광호와의 협연도 화제가 됐다. 이제 많이 친해졌나.
너무 친하다. 정말 너무 좋다. 사실 내가 공연 시작 40분 뒤에 나오기 때문에 누구든 그 전까지 매우 잘해주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흔히 투 톱 배우의 극이라고 하면 상대보다 더 돋보이고 싶어 할 수도 있는데 나는 그냥 광호 형이랑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40분간 대기실에서 모니터를 보고 나가는데 광호 형 하는 거 보면서 ‘너무 다행이다’ ‘형이 해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라.
<데스노트>까지 뮤지컬이 여섯 번째 작품이지만, 홍광호는 뮤지컬 쪽에선 국내 톱이다. ‘지면 안 된다’랄지, 그런 부담은 없었나.
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나는 지더라도 잘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다. 이건 앞으로도 무조건 그렇다. 공연이라는 게 무대에서 배우가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 행복해하고 있는지가 객석으로 전달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캐스팅이 매우 만족스럽다. 나는 잘하는 사람하고 할 때 행복을 느끼고, 그때 내 능력 이상이 나오는 것 같다.
트위터를 훔쳐봤더니 사탕 때문에 곤혹을 치른다고 썼더라.
단거를 안 좋아한다. 근데 L은 매번 사탕을 물고 나오니 좀 힘들었다. 매회 두 개씩 먹는 설정인데 해당 장면 끝나면 바로 버린다.(웃음)
매해 한 편씩 출연해 뮤지컬 편수가 벌써 여섯 편이 됐다. 뮤지컬의 재미는 뭔가.
나는 원래 그냥 노래할 때도 테크닉보다는 감성, 감정에 초점을 두고 마음으로 노래하는 게 중요하다 믿는다. 근데 그게 도를 지나치면 독이 된다. 절제할 필요가 있다. 근데 뮤지컬에선 그걸 맘껏 할 수 있다. 더 드러내도 된다. <드라큘라>의 삽입곡 ‘Loving You Keeps Me Alive’를 수도 없이 불렀지만 그 어떤 무대도 공연 중 여주인공 미나를 보며 눈물 흘리며 부르던 느낌을 따라가진 못한다. 당시의 내 감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는 게 뮤지컬의 장점인 것 같고, 그래서 너무 재미있다.
뮤지컬 하면서 발성에 변화가 생기진 않았나. 개인적으로는 절실한 느낌, 애절한 기운이 좀 더 진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전해 들은 이야기로는 가수 이선희가 김준수의 목소리엔 드라마가 있어 좋아한다고 했더라.
오 마이 갓! 완전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드라마, 애절함 같은 건 확실히 뮤지컬을 하면서 더 생긴 것 같다. 뮤지컬을 할 땐 목이 메서 노래가 안 나와도 그 감정 자체가 어떤 소리보다 아름다운 노래가 되니까. 가령 ‘사랑한다’는 대사가 목이 메어 ‘사랑…’ 하다 말았다 해도 뮤지컬에선 그게 더 감동적일 수 있는 거다. 음정 생각 안 하고 지르는 샤우팅도 일반 무대였다면 ‘미친 거 아냐?’ 했을 텐데 공연에선 이야기가 되고.
<데스노트>는 더블 캐스팅이 없다. 매일 공연을 해야 하는 일정인데 체력적으로는 괜찮나.
아직까진 문제없는 것 같다. 그래서 몸 관리에는 더 신경을 쓴다. 약간 후회되는 건 원 캐스팅으로 하다 보니 공연장 가는 게 매일 학교 가는 느낌이 든다는 것?(웃음) 성남아트센터가 아니라 성남에 있는 학교에 등교하는 기분이다.
올해는 세 번째 정규 앨범을 냈고, 여섯 번째 뮤지컬 <데스노트>를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6년 만에 음악 방송 EBS의 <스페이스 공감>을 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그 6년 사이 부른 노래를 다시 들어봤는데 매우 애절한 느낌을 받았다. 노래 한 곡, 한 곡, 한 소절, 한 소절 절절하게 부르고 있다는 기분이 들더라.
분명 꽤 힘든 시간이었지만 사실 내 삶 자체는 행복했다. 방송에 못 나간다는 건,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나가지 못할 아무 이유가 없는데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란 건 여전히 답답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매일 불행했던 건 아니다. <데스노트>에도 법과 정의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정말 법이 다가 아니라는 것. 법이 인정해주면 뭐하나? 보이지 않는 세력의 힘이 방해하고 있는데. 근데 그렇다고 그것만 쫓다 보면 내 삶이 망가지더라. 한 1년 정도는 그랬던 것 같다. 근데 그 시간을 지나고 나니 방송, 하나를 빼고는 다 얻었다는 기분이 든다. 특히 개인적인 커리어랄까. 내가 아직 동방신기에 있었다면 지금의 김준수는 없었을 거다. 뮤지컬도 분명 안 했을 거고. 사실 돈이란 것도 동방신기를 나와서 처음 만져봤고.(웃음) 정말이다. 그리고 자립심 같은 거. 어떤 걸 직접 생각하고 만들어나가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내 꿈을 펼칠 수 있게 (새로운 소속사) 씨제스가 도와준 것도 있지만 책임감이랄까. 그런 게 생겼다. 나도 모르게 더 남자다워진 것도 있고. 세상을 알게 된 부분도 있다. 지금에야 이렇게 웃으며 얘기하지만 누가 20대에 재판을 열네 번이나 해보겠나. 법정에 가서 열변을 토하고. 그런 일련의 일을 겪으니 조금은 어른이 됐다는 기분이 든다. 이게 다 내 자산이 됐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삶 자체는 행복하다.
아이돌 팬의 영향력은 종종 화제가 되는 얘기이긴 하지만 김준수의 팬들은 그 차원이 좀 다른 것 같다. JYJ가 방송을 못 나가 분투하던 시절 그들은 직접 보도 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뿌리곤 했다. 말 그대로 팬들이 스타를 지켜낸 케이스다.
그 대단함이란 걸 한 3년 전부터 느꼈다. 팬들의 기적이라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된다고 본다. 나는 이제 내려갈 준비를 했다. 동방신기 때랑 비교한다면 3년 전부터 앨범이든 콘서트든 수치상으로 빠지는 걸 느꼈고. 방송을 하지 못한다는 두려움도 있었으니까. 근데 이상하게도 솔로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하면 계속 매진되고 뮤지컬도 매진되더라. 그때 내가 특별하게 사랑받고 있구나 싶었다.
아무리 톱스타도 그룹이 해체되거나 솔로 선언을 하면 반응이 별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준수의 경우 이제 팬과의 유대 관계가 매우 견고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3집을 냈을 땐 팬들이 직접 나서서 길거리에서 꽃을 나눠주며 프로모션을 했더라.
솔직히 동방신기 때 팬은 좀 무서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결코 나쁘다는 게 아니라 사생 팬이 너무 많았으니까. 근데 이제는 팬들과 함께 걷는다는 기분이 든다. 정말 가족 같다. 사실 팬이 없어도 방송을 하면 앨범을 낼 수는 있다. 근데 나는 팬이 없으면 앨범을 못 낸다. 공연도 못한다. 게다가 뮤지컬을 하면서 새로운 팬분들이 더 생겼고. 우리나라에서 솔로로 1만 석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서너 명 정도라고 하는데 내가 거기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4월 방송된 EBS의 <스페이스 공감>을 봤다. 6년 만의 음악 방송이라 긴장했을 것 같다. ‘오르막길’을 부르면서는 울먹여 다시 불렀다.
그 울음은 그동안 방송 못 나간 것에 대한 억울한 울음이 아니었다. 그 순간 팬에 대한 감사가 너무 컸다. 노랫말 중에 “한 걸음, 한 걸음. 이제 한 걸음일 뿐이지만 너무 아득한 끝은 보지 말자”고 나오는데 정말 내 마음이었다. 그렇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뮤지컬을 하면서 ‘결국 여기까지겠지’, 콘서트를 하면서 ‘이게 과연 될까?’ 싶었지만, 어쨌든 그렇게 6년을 온 거다. 방송 활동을 못하면 내 인기를 수치상으로 가늠할 수 없으니까. 시간이 흘러 언젠가 팬분들이 많이 빠져나간다 해도, 설령 적자가 된다 해도 나는 소극장 공연을 하고 싶다. 그래야 내 맘이 편할 것 같다.
동방신기를 나와 이제 6년이 흘렀다. 지금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동방신기는 팀 자체로는 아시아 최고였고, 항상 이슈가 됐지만 멤버 하나하나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계속 동방신기에 있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장담한다. 당시 동반신기가 대단하다는 건 알았지만 시아준수가 대단하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러니 자존감, 자립심이 안 생긴 것 같고. 물론 연예인이 겸손해야 하고 과한 허세는 자제해야겠지만 아티스트로서 어느 정도 자신을 믿는 자신감은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게 채워진 지금이 더 행복하다. 나 자신이 봐도 지금 더 남자로서 성장한 것 같고. 당시엔 너무 폐쇄적이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두려워했다. 근데 이제는 오히려 즐긴다.
어느덧 서른이다. 30대 남자로서 그리고 있는 그림이 있나.
막상 서른이 되니까 좋은 것 같다. 28~29세 때는 “벌써 그렇게 먹었어?” 하던 사람들도 서른이라고 하면 “되게 동안이다”라고 얘기해준다.(웃음) 아이돌 나이로 보면 꽤 나이 든 거겠지만 남자로서, 특히 뮤지컬 배우로선 이제부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려놓은 남성상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기분이고, 뮤지컬 배우로서도 너무 어리면 역할에 제한이 많은데 이젠 그렇지 않아 기분 좋다. 그리고 서른이 되면 여자한테 더 인기가 많아지지 않나. (나이를 묻더니) 형, 그죠?(웃음) 20대 남자의 허세, 객기 등 남자의 쓸모없는 것이 다 빠지고 필요한 것만 남는 것 같다. 더 현명해지고.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
- 에디터
- 정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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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 YOU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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