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맛있다!
최현석의 엘본더테이블은 잊어도 좋다. 영민한 해외파 노해동 셰프가 엘본더테이블의 새 역사를 써내려 갈 준비를 마쳤다. 행복으로 밑간을 한 아름다운 맛의 향연이 펼쳐지는 공간은 무척이나 편안하고 유쾌했다.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엘본더테이블’이 챕터2의 시작을 알렸다. 최현석이라는 스타 셰프의 명성이 짙던 엘본더테이블의 두번째 시즌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최현석 셰프 대신 노해동 셰프를 영입했단 점이다. 그는 미슐랭 3스타인 홍콩의 ‘조엘 로부숑 아틀리에’를 비롯해 1스타인 런던의 ‘제이슨 애서튼’과 당시 세계 26위에 오른 호주 시드니의 ‘키 레스토랑’ 등 해외 유수의 레스토랑을 거친 실력파다. 국내에서는 CJ푸드빌(더스테이크하우스, 더플레이스) R&D 셰프를 지내기도 했다.
총괄 셰프가 바뀌었다는 건, 단순히 맛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간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인테리어에서부터 메뉴 구성, 테이블웨어, 심지어는 직원들의 유니폼까지 총괄 셰프의 의도와 신념이 담겨있다. 기존의 격식 있는 공간은 편안하고 따뜻하며 친근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인테리어는 차갑고 모던한 메탈 대신 원목을 활용해 부드러운 온기를 불어넣었고, 식탁을 장식했던 테이블클로스는 생략했다. 커트너리는 캐주얼해졌고, 플레이트도 하나하나 개성이 넘친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엘본더테이블이 사용하는 디시들이 전부 내로라 하는 국내 도자기 작가들의 작품이란 사실. 이는 파인 다이닝의 해외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캐주얼한 인테리어와 테이블 세팅으로 고객들에게 긴장 대신 편안함을 선사하려는 배려다. 무거운 격식 대신 편안한 행복을 제안하겠다는 노 셰프의 진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리파인드 컨템프러리 퀴진(Refined Contemporary Cuisine)’ 컨셉트로 개편된 노해동 셰프의 엘본더테이블, 과연 어떤 메뉴가 준비되었고 그 맛은 어떨까. 일단 비주얼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과하게 치장하지 않았지만 절제된 가운데 어느 한 구석 빈 틈을 찾기 어렵다. 디시의 여백조차도 시크했다. 맛을 보면 탄성이 터져 나오는데, 식재료 간의 조화나 맛의 깊이 등 굳이 평가 항목을 나눠 따질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슈퍼 그뤠잇!’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빈틈 없는 정성, 재료에 따른 최선의 조리법을 구사하는 영민한 셰프가 선보이는 색다른 미식 체험을 하게 된다. 메뉴는 코스 요리와 다채로운 단품류, 와인이나 칵테일과 어울리는 스낵류로 제안된다. 바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1인 식사를 하기에도 좋다. 노 셰프는 스타터로 비프나 참치 타르타르를 권했다. 또 조리용 비닐인 카르타 파타를 활용한 시푸드 파우치를 통해 보는 재미를 경험해 볼 것도 추천했다. 코스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작은 포션의 단품들을 여러 개 주문해 나눠 먹는 것도 좋겠다. 가격대는 런치 코스 5만5천원, 디너 코스는 9만5천원, 단품류는 2만~3만원대.
“엘본더테이블을 방문한 고객들이 요리를 맛보고 행복한 얼굴로 돌아가시면 좋겠어요.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맛있게 식사할 수 있는 곳으로 기억된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훌륭한 정찬을 넘어 행복한 만찬을 약속하는 노 셰프의 온화함이 새로운 엘본더테이블과 닮아 있었다.
문의 02-547- 4100
- 에디터
- KIM SUNY OUNG
- 포토그래퍼
- PARK JONG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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