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전후 사정 필요 없는 넷플릭스 추천작 5

2023.02.20

by VOGUE

    전후 사정 필요 없는 넷플릭스 추천작 5

    ‘시즌1 × 1화’의 늪에 빠진 모든 이에게 바치며.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작품을 추천받을 때 간혹 당혹스러울 때가 있죠.

    “이번에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 6 나왔어.” “<하우스 오브 카드> 새 시즌 공개됐더라.”

    아, 처음부터, 그러니까 시즌 1의 1화부터 다 보라는 말인 거지?

    시즌 2, 3 정도면 모를까, 시작하기도 전에 질려버린 경우, 한 번씩은 있지 않았나요?

    ‘처음부터’의 공포를 겪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앞뒤 내용 상관없이 단방에 끝낼 수 있는 시리즈를 찾고 있다면, 지금 소개하는 작품에 주목해보세요. 아! 주말까지 장장 5일간의 추석 연휴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뛰어난 몰입감으로 당신을 정주행족(Binge Racer)으로 만들어줄 넷플릭스 추천작 다섯.

    1. <아메리칸 반달리즘(American Vandal)>

     

    어느 날 당신 차에 민망한 남자 성기 모양의 그림이 그려졌다고 상상해보세요. 아니면 설사를 참을 수 없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실례를 범하는 건요. 웁스, 상상만 해도 소름 돋는 일이죠.

    <아메리칸 반달리즘>은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일명 ‘고추밭 사건’과 ‘똥 테러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입니다.

    페이크 다큐라… 생소한가요? 실제 사건이 아닌 허구의 사건을 현실처럼 위장한, 현실과 허구의 흐릿한 경계 그 어디쯤이라고나 할까요? 속도감 있는 편집과 현시대를 관통하는 기막힌 유머 코드, 진부한 클리셰를 뛰어넘는 이야기로 혼이 쏙 빠질 준비되셨나요?

    아 참, 이거 하나만 기억하세요. #엄빠주의 아니, #비위조심.

    2.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Kantaro: The Sweet Tooth Salaryman)>

    흔히 밥 배 따로, 디저트 배 따로, 인생의 진리 아닐까요? 하지만 여기 온통 ‘디저트 배’만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세일즈맨 칸타로의 달콤한 비밀>은 디저트 성애자, 아니 디저트 변태이자 출판사 영업 사원인 아메타니 칸타로가 외근을 핑계로 근무시간에 도쿄 곳곳의 디저트 맛집을 탐방하는 일본 드라마입니다.

    하나의 에피소드당 하나의 디저트를 다룬 총 12부작으로 일본 드라마 특유의 오버스러운 연출과 주인공 칸타로 역의 배우가 디저트를 먹을 때마다 짓는 엽기적인 표정과 내레이션 연기가 이 드라마의 백미.

    아 참, 드라마에 소개된 디저트 가게는 모두 실제 도쿄에서 영업 중인 곳으로, 일명 ‘칸타로 코스’로 도쿄 디저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군요.

    3.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Explained)>

    뉴미디어 제국 복스(Vox)와 넷플릭스가 합작한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는 전 세계를 관통하는 시의성 있는 사회문제와 주제를 단순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편집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 여기선 통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대마초, 타투, DNA, 점성술, 여성의 쾌락, E스포츠 등 다방면의 주제를 폭넓게 다룹니다. 특히 이 중에서 서태지부터 시작해 싸이와 BTS에 이르기까지, K-pop 세계를 조명한 ‘K-pop의 모든 것’ 편을 K-pop 입문용으로 많이 시청한다고 합니다.

    <익스플레인: 세계를 해설하다>, 각기 다른 내용을 담고 있으니, 31개 아이스크림처럼 골라 보는 재미까지 더했군요. 자, 이제 어디 가서 다큐멘터리가 지루하다는 말은 금지입니다.

    4.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American Crime Story)>

    미국 역사상 가장 주목받받은 사건을 드라마화한 시리즈로, 2011년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인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스핀오프입니다.

    시즌 1은 <더 피플 v. O.J. 심슨>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법정 공방 중 하나였던 O.J. 심슨 재판을 다루는 내용입니다. 70년대 미식축구 선수이자 영화배우로도 활동한 O.J. 심슨이 전처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후, 2년여의 재판 끝에 무죄판결을 받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실제 인물들과 완벽한 싱크로율의 캐스팅과 배우들의 열연, 더불어 헬기를 띄워 미 전역에 생중계할 만큼 긴박하던 당시 상황 재현 등은 이 드라마의 백미죠.

    시즌 2는 <지아니 베르사체의 암살>로, 패션계의 거장 지아니 베르사체를 살해한 연쇄살인범 앤드류 커내넌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사건 당사자의 비하인드에 포커스를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내죠. 앤드류 커내넌 역을 맡은 대런 크리스(Darren Criss)의 인생작이라고 할 만큼 소름 끼치는 그의 소시오패스 연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넬로페 크루즈가 연기한 도나텔라의 모습도 인상적!

    5.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

    역사에 민감한 아빠, 교회 생활에만 열심인 엄마, 진로 문제로 부모와 갈등하는 자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 아닌가요? 한국계 가족 특유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이 북미 지역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1980년대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간 한인 교포 김씨네 가족과 그들이 운영하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시트콤으로, 실제 1.5세 캐나다 교포인 인스 최가 자전적 이야기를 극본에 담아 연극으로 시작해 드라마로 만든 케이스라고 하죠. 대단하지 않나요?

    한국인이라면 무릎을 탁 칠 만큼 공감할 내용이 많으니, 보는 동안은 #배꼽실종 조심하세요.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시화
      포토그래퍼
      Pexels, Netflix,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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