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서서 일해야 하는 이유

2018.11.23

서서 일해야 하는 이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성인 6천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5%에 해당하는 사람이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고, 44%는 운동을 ‘1도’ 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심지어 앉아서 보내는 시간 동안 신체 움직임이 거의 없는 사람도 11%에 달했죠.

의사들은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흡연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나쁘다고 말하곤 합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건강하게 지내는 시간은 짧아진다고 하죠.

이런 이유로 몇몇 해외 기업에서는 업무용 책상을 스탠딩 데스크로 바꾸는 추세입니다. 한 예로 애플의 CEO 팀 쿡은 1만2천여 직원들의 건강과 업무 효율을 위해 스위스 가구 비트라의 스탠딩 데스크를 지급했답니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Sitting is the new cancer”라고 언급한 바 있죠.

애플이 무려 160억에 해당하는 예산을 오롯이 책상에 과감하게 투자한 이유는? 이는 직원들의 건강 문제와 직결돼 있습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것이 열량 소모량을 줄여 비만을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 높이며 척추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간파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세계보건기구에서 고혈압, 고혈당, 흡연 다음으로 꼽은 ‘건강을 해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역시 ‘움직이지 않는 습관’입니다.

스스로 ‘책상에 앉아만 있어서 살이 찐 것 같아’라고 얘기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해본 적은 없을 겁니다. 일단 그 추측은 100% 맞습니다. 오래 앉아서 일하면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의 분비가 감소해 비만 위험이 커집니다. 그중에서도 복부 비만은 더욱 심각한 정도로 늘어나죠.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물론 척추 질환에도 좋을 리 없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허리부터 목까지 자세가 경직될 수밖에 없고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거나 비뚤게 앉게 되는데 역시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면 척추가 감당할 하중이 2배 정도 높아져서 척추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죠.

바야흐로 책상과 컴퓨터 없이는 일할 수 없는 시대. 서서 일하는 건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고요? 디지털 시대에 살면서 장시간  PC와 힘겨루기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할 거예요.

우리는 한 번도 앉아서 일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고민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꼭 앉아서 일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나요?

칼럼니스트 김용섭이 쓴 책 <라이프 트렌드 2019>에 따르면, 허밍웨이와 찰스 디킨스, 버지니아 울프 역시 스탠딩 데스크라고 할 수 있는 책상에서 앉기도 하고 서기도 하며 글을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20세기 전까지만 해도 인간은 좀 더 자유로운 자세로 일했다는 사실. 이는 다시 말해 우리가 시팅 문화에 익숙해져 너무도 당연히 앉아서 일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무실 직원 전원이 앉아서 일하는데 혼자서 스탠딩 워크를 고집한다면 당연히 어색하겠죠. 유난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스탠딩 워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서 일하면 업무 효율이 오르고 집중력도 상승되며 근무 시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 역시 수없이 많답니다.

스탠딩 워크를 실천하는 것이 정 어렵다면, 30분마다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알람을 맞춰두고 한 시간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습관이라도 길러보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습관을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될 테니까요.

    에디터
    공인아
    포토그래퍼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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